12·3 불법계엄 관련 수사를 맡은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의해 ‘1호’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법원이 구속 만기를 약 3시간 앞두고 구속영장을 재발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는 25일 김 전 장관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 심문을 연 뒤 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증거 인멸 우려로 영장을 발부한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돼 오는 26일 1심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6일 법원이 직권으로 조건부 석방(보석) 결정을 했지만, 김 전 장관이 보증금 납부 등을 거부하며 ‘버티기’에 들어가자 조 특검은 18일 그를 추가 기소하고 법원에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이날 구속영장 심문에 출석해 수차례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고, 재판부에 특검의 기소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전 장관 재구속은 ‘내란·김건희·채상병 사건’ 등 3대 특검 중 ‘1호 구속’이다. 법원의 영장 발부로 향후 특검 수사에도 힘이 더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고액의 술접대를 받아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직 검사가 재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29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파기환송심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나의엽 전 검사는 기한 내 재상고하지 않았다. 나 전 검사에게 접대해 각 벌금 100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받은 이모 변호사와 김 전 회장도 재상고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27일 형이 확정됐다.
사건의 쟁점은 검사들이 사건 관계자인 김 전 회장으로부터 접대받은 술값이 청탁금지법상 처벌 기준인 100만원을 넘는지였다. 김 전 회장은 5명분의 술값으로 581만원을 계산했는데, 검찰은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난 두 검사와 처음부터 끝까지 있었던 나 검사의 향응액을 다르게 계산해 나 검사만 기소했다. 향응을 제공한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나 전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뒤늦게 자리에 합류한 김정훈 전 청와대 행정관도 술자리 인원에 포함해야 하므로, 581만원이 6명분의 술값이라는 나 전 검사 측 입장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이 사건 술자리는 김 전 회장이 나 검사 등 3명의 검사들에게 향응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고, 김 전 청와대 행정관은 개인적인 친분관계로 김 전 회장 등을 만난 기회에 그의 권유로 1호실에 들어가 우연히 자리를 같이하게 된 것에 불과하다”며 “나 검사가 받은 향응 가액이 1회 100만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 재판부는 “환송 취지에 따라서 계산하면 피고인 향응액을 101만9166원으로 인정할 수 있다”며 나 전 검사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향응을 제공한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에겐 각각 벌금 300만원, 1000만원을 선고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9일 나 전 검사에게 정직 1개월에 349만원의 징계 부과금을 내렸고, 나 전 검사는 사직했다.
나 전 검사는 사직하면서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사로서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이미 사직을 결심했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이제야 사직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적었다.
네, 자폐 맞고요 코미디언도 맞습니다마이클 매크리어리 지음 | 박신영 옮김롤러코스터 | 224쪽 | 1만6800원
캐나다의 자폐 스펙트럼 코미디언 마이클 매크리어리의 자전적 에세이다. 다섯 살에 부모님의 손을 잡고 병원에 가서 자폐 진단을 받았던 일부터 코미디언으로서 무대에 서는 과정까지 그가 삶을 통해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담겨있다.
“(자폐 진단 후 내가) 혹시라도 왕따가 되진 않을지 걱정이 된 부모님은 내게 남들처럼 행동하는 법을 가르치기로 마음먹었다.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줘야 한다는 것과 예의상 거짓말이 필요한 때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항상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욕을 삼가며, 남들에게 바싹 붙어 서지 말고, 남이 얘기할 때는 하던 말을 멈추고 들어야 한다고 배웠다. 이 모든 걸 다 배운 후 드디어 학교에 갔고, 나 말고 이런 걸 배우고 온 애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럼에도 학교에서는 놀림이나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 자폐인으로서 다른 사람의 진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상대방이 날 바보라고 놀리면서도 미소를 짓고 있으면 난 이렇게 생각한다. 저 사람은 좋은 사람인데 지금 장난을 치는 거구나.” 상대방이 자신과 놀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조롱하고 있는지 구분하기 어려웠던 그는 “오히려 관객 앞에 설 때 엄청나게 안심한다. 관객들은 나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반응을 바로바로 보여주니까.”
무대는 그에게 안전한 피난처가 된다. 그는 무대에서 자신의 불안과 초조를 코미디로 표현한다. 지금도 종종 들려오는 ‘자폐와 코미디가 그리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다’라는 말들에는 이렇게 답한다. “코미디라는 게 원래 금기를 깨고 사람들이 말하기 껄끄러워하는 주제를 양지로 끌어내는 역할”을 하지 않느냐고.
충남 당진의 한 단독주택에서 한밤에 불이나 80대 부부가 숨졌다.
27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22분쯤 당진시 읍내동에 있는 단독주택에서 불이 났다.
불은 주택 내부 23㎡ 등을 태워 92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뒤 23분만에 꺼졌다.
이 불로 집 안에 있던 80대 부부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