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이용전확인사항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충돌이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까지 번지면서 전쟁의 책임을 이스라엘에 묻는 불매 운동이 국내에서 퍼지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군사시설을 공습하자 SNS에서는 “이스라엘산 제품 불매에 동참해달라”는 게시글 등이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이스라엘산 과일 등이 포함된 신제품 정보를 공유하는 등 불매 참여를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이 20개월 이상 이어지는 중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불매 운동이 다시 불붙고 있다.
2년 넘게 불매를 이어오고 있다는 20대 A씨는 “미국과 G7 국가가 공공연하게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을 보고 충격받았다”며 “이스라엘산 제품이 수출되면 이스라엘 군비로 쓰일 수 있다는 생각에 불매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헤니씨(20)는 “팔레스타인 학살에 이어 이란까지 선제공격한 것을 보고 참담했다”며 “소비라는 내 작은 행동이 이스라엘의 학살에 일조한다고 생각하니 구매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을 상대로 불매(Boycott), 투자철회(Divestment), 제재(Sanction)를 가하는 ‘BDS 운동’은 해외에서도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 스타벅스도 친이스라엘 기업으로 분류된 이후 불매 운동의 여파로 지난해 1분기 주가가 급락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패스트푸드업체 KFC 매장 100여개가 반이스라엘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운영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에서는 아직 이스라엘산 불매 운동의 영향 등이 조사된 적은 없다.
시민들은 당장 불매 운동의 여파가 작더라도 소비를 계속 지양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안의정씨(23)는 “작은 행동들이라도 모인다면 ‘국제 사회가 당신들의 행동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이스라엘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X) 이용자 너구리(이용자명·22)는 “불매 운동은 기업에게 어떤 대단한 영향을 미치고 싶어서라기보다 행동으로 내 의견을 내보이고 싶은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그 마음이 모인다면 자연스럽게 영향력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도 불매 운동과 전쟁 학살 문제에 관심을 갖길 촉구했다. 유다운씨(23)는 “무고한 어린이와 시민들이 왜 죽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다른 사람들도 이 이슈에 관심을 가지면 연대의 힘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성시현씨(23)는 “지금도 어딘가에선 사람이 이유 없이 총에 맞아 죽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내 일상은 멀쩡하게 돌아간다는 것이 이상하다”며 “불매는 소극적 행위지만 그 소극적 행위들이 장기적으로 모인다면 어떤 효과를 불러올지는 알 수 없으니 작은 것이라도 함께 해보자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22일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안보·경제상황점검회의를 이날 낮 개최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과 관련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회의에는 안보실 1~3차장과 국가위기관리센터장, 경제성장수석과 국정상황실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란이 23일(현지시간) 카타르의 미군기지를 공격한 것을 두고 미군의 핵 시설 폭격에 대한 제한된 수준의 보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체면치레를 위해 반격은 해야 하지만 확전과 장기전은 부담스러웠던 이란이 사실상 긴장 완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중동에 있는 미국 테러리스트 군대의 가장 큰 전략적 자산”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 공군기지에 보복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 14기는 전날 미국의 B-2 전략폭격기가 이란 포르도, 나탄즈 핵 시설에 투하한 벙커버스터 개수와 같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란은 체면치레를 위해 역내 미 공군의 주요 작전 거점으로 꼽히는 알우데이드 기지를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는 중동·북아프리카·중앙아시아를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지역 본부 역할을 하는 곳으로, 약 1만명이 주둔하며 패트리엇 미사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등 첨단 방공망으로 중무장해있다. 미국은 2011년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알카에다를 공격하기 위해 전투기를 배치하면서 이 기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중동 순방길에 이곳을 방문해 연설하기도 했다.
다만 이란은 미국과 카타르에 미군기지 공격 계획을 사전에 알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전했다.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지난 19일 알우데이드 공군기지 내 항공기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이번 공격에서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란은 공격 후 미국과 카타르를 향해 각각 “역내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 “형제와 같은 이웃 카타르에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는다” 등 확전 자제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도 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보복 공격 개시 후 엑스에 “우리는 누구의 침략도 용납할 수 없으며 누구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 역시 이란 당국자들에겐 미국과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공격 수위를 조절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메네이는 1989년 집권 이후 신정일치 체제의 최고지도자로 군림해왔으나 이번 국면에서 가장 큰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는 평가가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하메네이 암살 및 정권 교체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카타르 공습이 “대미 전면전의 서막이라기보단 이란의 체면을 세우려는 조치”(NYT) “이란에 필요했던 상징적인 무력시위”(알자지라)라고 평가했다. 빌 클린턴 미국 정부에서 중동 특사를 지낸 데니스 로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현재로서는 휴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전쟁도 끝나게 될 것”이라며 “이란은 가까운 시일 내에 행동을 재개할 의사가 없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이란은 과거에도 이번과 비슷한 약속대련식 공격 주고받기로 긴장 해소에 나선 적이 있다. 2020년 트럼프 1기 정부가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을 암살하자 이란은 이라크의 알아사드 미군 공군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때도 이란은 이라크에 공격 계획을 미리 알려 미군이 피해를 보지 않게끔 했고 미국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응하지 않고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