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수수료 대도계의 신구 경쟁이 시작됐다.
박해민(35·LG·왼쪽 사진)은 지난 17일 잠실 NC전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넷으로 출루해 여유 있게 2루를 훔쳤다. 시즌 20번째 도루였다.
같은 날 정준재(22·SSG·오른쪽)도 고척 키움전에서 7회초 시즌 20도루를 채웠다. 선두타자로 우중간 안타를 치고 나간 정준재는 후속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둘은 리그 반환점을 향하는 시점에서 도루왕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앞서 3년간 도루왕에 오른 조수행, 정수빈(이상 두산), 박찬호(KIA)가 주춤한 새 18일까지 도루를 하나씩 더한 박해민과 정준재가 1위(21개)에 올라 있다. ‘추격자’ 그룹인 최지훈(17개·SSG), 김주원(15개), 천재환(14개·이상 NC) 등과 격차를 벌렸다.
1990년생 박해민은 검증된 ‘스틸러’다. 2015~2018시즌에 이미 도루왕 4연패를 달성했다. 올해도 20도루를 채우며 12시즌 연속 20도루를 달성, 정근우(은퇴)의 11시즌 연속 20도루 기록을 넘어 KBO리그 최초 기록을 새로 썼다.
기록 사냥은 계속된다. 박해민이 이번 시즌 7년 만에 도루왕에 오르게 되면 김일권의 최다 도루 타이틀(5회)과 타이를 이룰 수 있다. 통산 432도루로 역대 5위인 박해민은 500도루를 향한 목표 의식이 분명하다. KBO리그 출범 이래 통산 500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는 전준호(549개), 이종범(510개), 이대형(505개)뿐이다.
2003년생 정준재는 대도계의 신흥강자로 존재감을 부쩍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얼리 드래프트로 SSG에 지명된 정준재는 첫 시즌에 바로 16도루(88경기)를 성공했다. 지난 17일 도루 2개를 더할 때까지 지난 시즌부터 30연속 도루 시도를 실패 없이 성공했다. 이종범 KT 코치(29연속)를 넘은 역대 2위 기록이다. 지난 18일 키움전에서 이번 시즌 처음으로 도루 실패를 경험했다. 시즌 초반 1할대 타율에 허덕이면서도 정준재는 꾸준히 도루에 성공했다. 최근 들어서는 타격까지 살아나며 도루 페이스가 빨라졌다.
통산 최다 도루 기록을 보유한 전준호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은 “박해민은 꾸준하다. 30대 중반이지만 지금도 도루에 필요한 스피드, 슬라이딩, 스타트 모두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준재에 대해서는 “뛰면서 가속력이 더 좋아진다. 슬라이딩할 때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는 점도 좋다”고 강점을 분석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함께 도루에 따르는 견제, 부상 등에도 도루에 대한 의지가 강한 선수”라는 점에서는 박해민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18일까지 95.5%의 도루 성공률을 보여준 정준재를 향해서는 “리드와 보폭을 늘려서 보완한다면 50도루도 가능한 선수”라고 잠재력을 인정했다.
결국 도루왕 경쟁은 누가 더 많이 출루하는지에 달려 있다. 18일 기준 타율은 박해민이 0.244, 정준재는 0.235에 머물지만 출루율은 각각 0.370, 0.328로 준수하다. 전준호 위원은 “도루는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나가고, 누상에 나가서 많이 뛸 기회를 잡는 것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등 대외 무역·통상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반기 한국의 수출이 상반기보다 더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2일 ‘2025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등 대부분의 주력 품목에서 미국발 관세 영향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상반기 수출은 332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6% 감소하고, 하반기 수출은 335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수출은 6685억달러로, 지난해보다 2.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품목별로는 13대 주력 품목 중 9개 품목에서 하반기 수출 감소가 예측됐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으로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가 유지되겠지만, PC·스마트폰 등 범용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줄고 메모리 단가가 정체하면서 하반기 수출이 5.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역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와 해외생산·조달 비중 상승으로 하반기 수출이 7.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 또한 미국의 관세 인상과 유럽연합(EU)·인도를 중심으로 한 세이프가드 등 무역구제 조치 강화로 하반기 수출이 7.2% 감소하고, 석유제품은 19.2%, 석유화학 4.1%, 일반기계는 3.8% 감소할 것으로 무역협회는 내다봤다.
홍지상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하반기부터는 미국 상호관세 유예 만료, IT 수요 둔화, 환율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등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수출 여건이 예상된다”며 “대외적으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구체화하고, 대내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수출 성장동력 개발을 위해 AI, 모빌리티 서비스,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산업 육성과 지원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5주 동안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발생 건수가 9%포인트 늘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 대만, 태국 등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청은 이에 6월 하순 이후 국내 코로나19의 재확산 가능성을 우려했다. 인류는 이제 전염병과 함께 사는 비정상이 정상처럼 여겨지는 뉴노멀 시대에 살고 있다.
인류는 14세기에도 이런 뉴노멀을 경험했다. 당시 페스트로 유럽 인구 3분의 1이 사망했다. 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봉건 신분제도가 무너지고 자본주의 시대가 열렸다. 페스트는 식탁도 바꿨다. 농노가 줄자 지주는 목축을 늘렸다. 임금 노동자들은 공급이 늘어 저렴해진 ‘고기’를 자주 접했다. 농업인구 감소로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탁월한 감자를 먹게 됐다. 유럽인들은 감자를 ‘악마의 열매’로 부르며 백안시했었다. 감자는 유럽을 기근에서 구해냈고 유럽 근대화의 초석을 놓았다. 미국 역사학자 윌리엄 맥닐은 “감자가 제국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식탁의 뉴노멀은 더 큰 변화로 이어졌다. 유럽의 고기에 대한 욕구는 신대륙의 목축 산업을 발전시켰다. 19세기 미국은 인디언과 들소를 쫓아내고 이민자에게 공짜로 땅을 나눠주며 소를 키우게 했다. 이민자와 소를 나르기 위해 부지런히 철도를 깔았다. 미국은 20세기 전에 이미 전 세계 철로의 절반을 보유한 사회간접자본 강국이 됐다. 이는 미국이 대량생산·대량소비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자본주의 시대를 여는 저력이 된다. 전염병 이후 식탁에 올라온 ‘감자’와 ‘소고기’가 자본주의 탄생에 도움을 준 것이다.
코로나19도 인류 식탁을 맹렬하게 재구성 중이다. 먼저 집밥과 배달 음식의 시대를 열었다. 반면 산업혁명 이후 폭발적 확장세를 보였던 식당은 하락세다. 식당의 빈자리는 배달 신선식품과 밀키트 등의 간편식(HMR)이 메꾸고 있다. 그런데 사회학자들은 “전염병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를 두드러지게 부각해 이 취약성을 교정하라고 압박한다”고 말해왔다. 이 관점에서 최근 음식문화의 변화는 우리 식탁의 취약성을 교정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음식은 비용의 함수였다. 영양성분은 적고 칼로리는 높은 저렴한 가공식품이 범람했다. 값싼 육류와 유지 공급을 위해 열대우림이 훼손됐다. 농약과 화학비료 투입은 해마다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MZ세대 중심으로 채식과 무알코올 음료가 유행한 것은 기존 음식문화에 대한 반성이었다. 하지만 가파른 인플레이션과 소득 양극화는 이런 긍정적인 변화의 걸림돌이다.
전염병은 인류의 식탁을 위협하는 가장 큰 재난으로 꼽힌다. 그렇지만 역사에서 보듯 인류는 최악의 전염병하에서도 음식 혁명을 이루기도 했다. 전염병과 함께 사는 뉴노멀 시대, 예전의 감자와 소고기처럼 우리 식탁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음식은 무엇일까? 우리는 이 음식을 먹으면서 어떻게 역사를 바꾸어갈까? 인공지능(AI), 인간을 닮은 지능형 로봇과 함께 만들 변곡점이어서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