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새 기록이 줄잇고 있다. 초복(20일)도 열흘 넘게 앞둔 지난 8일 경기 광명의 낮 기온이 40.2도까지 치솟았다. 파주·의왕도 처음으로 7월 초에 40도를 넘겼고, 서울도 역대 기록인 37.8도를 찍었다. 8일까지 ‘이른 폭염’으로 생긴 온열질환자는 1228명으로 지난해의 2.5배, 가축 폐사는 21만9352마리로 4.7배나 급증했다. 경북 구미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는 베트남 국적 20대 청년 노동자가 체온 40.2도 몸으로 앉아서 숨진 채 발견된 안타까운 사고도 일어났다.
폭염은 생명·안전을 넘어 물가·전력·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오이(10개) 평균 소매가격은 1만1914원으로, 평년보다 30.5% 올랐다. 깻잎·수박·시금치도 작황이 나빠 가격이 뛰고 있다. 8일 오후 6시 1시간 평균 최대전력수요는 95.7GW로 역대 7월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양식어장과 원전을 위협할 해수 온도도 비상등이 켜졌다. 폭염 경고가 빨라지고 세지고 전방위적이다.
폭염은 더 이상 계절적 현상이 아니다. 악화되는 기후위기의 산기록이자, 국가별 사회안전망이 얼마나 탄탄한지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알리안츠리서치는 “올해 폭염으로 유럽의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보다 0.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봤다. 불볕더위·열대야가 일찍 덮친 한국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 노력뿐 아니라 공동체의 안전망 구축,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야외에서 일하는 농민과 건설·배달 노동자에겐 충분한 휴식과 냉방장치, 음용수 제공이 보장돼야 한다. 야외 사업장에선 규제개혁위원회가 거부한 ‘2시간 노동 시 20분 휴식’ 조치가 의무적으로 지켜져야 하고, 필요시 작업 중지도 발동돼야 한다. 노약자·기초수급자 등 에너지 약자에게는 냉방비 지원과 쉼터 확대와 같은 실질적·직접적인 지원이 닿아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가축·어류 피해와 전력 대란도 한발 앞서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폭염은 재난이라는 인식이 더 확고해져야 한다. 더위를 피할 수 없고, 야외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사람에게 폭염은 하루하루 생존의 문제다. ‘폭염안전권’은 모두가 누려야 할 기본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구도 폭염 탓에 삶과 생계 기반을 잃지 않도록 국가적 보호막이 촘촘해져야 한다.
경남 밀양의 인구가 10만 명 선마저 무너졌다. 한때 20만 명을 넘겼던 밀양 인구 수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8일 밀양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인구는 9만 9956명으로 집계됐다. 10만 명 선을 유지하던 밀양 인구는 6월 12일 이후 9만 명대로 줄었다.
1966년 20만6115명이던 밀양시 인구는 이 때를 정점으로 점차 줄어들어 60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밀양은 지난 1931년 읍으로 승격됐으며, 한때 경남지역에서 내로라하는 농업도시였다. 그러나 점차 인구가 감소해 1995년 시·군 통합 당시 13만 명을 기록했다. 2011년 10만 명대에 진입한 후 지난달 10만 선마저 붕괴됐다. .
인구감소의 주요 원인은 고령화에 따른 사망자 증가와 청년인구 유출이다. 매년 밀양에서 태어나는 신생아보다 사망자가 4~5배 많은 데다 20~30대 청년 인구 유출이 심화된 탓이다.
밀양시는 행정안전부가 2021년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개 시·군·구 중 한 곳이다.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시 지역(8개) 중 유일하게 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밀양시는 최근 인구 10만 사수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안병구 밀양시장은 지난달 26일 ‘인구 위기 대응 전략 브리핑’을 열고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한 4대 전략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청년 정주 환경개선, 스마트농업 기반 확대, 생활인구 확대를 제시했다.
안 시장은 “4대 전략을 포함해 시 전체가 노력하면 반드시 반등의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며 “기본적으로 인구 10만 명 유지를 위해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북 남원시청의 승진 인사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인사 담당자 등 3명을 형사 입건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8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남원시 사무관 A씨 등 3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6급 공무원 B씨의 사무관 승진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지난해 5월 음주운전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중이던 같은 해 7월 정기 인사에서 사무관으로 승진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현재 1심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남시는 B씨의 승진 사실이 알려진 뒤에야 승진 의결을 취소했지만, 공정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경식 남원시장의 비서실 소속이던 또 다른 직원이 불과 1년 6개월 만에 사무관으로 초고속 승진한 사례도 드러났다. 경찰은 이 같은 사례들을 토대로 남원시 인사 전반에 대한 조직적 비위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사 관련 사안이라 민감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며 “최종 인사권자에 대해서도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성역 없이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북경찰청은 지난달 13일 남원시청 행정지원과·감사실·홍보전산과, 그리고 보절면·사매면사무소 등 5곳을 압수 수색을 해 관련 증거물을 확보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승진 대상자 선정 과정과 시장의 관여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