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폭염으로 배추 등 채소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자 정부가 비축물량 확대 등 수급 대책을 내놨다. 배추 모종 250만주를 비축해 필요 시 공급하고,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강원 산지에는 긴급급수시설을 지원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일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의 작황 부진·축산물 생산성 저하로 인한 수급 불안 가능성에 대비해 농작물 작황관리와 가축 사양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우선 여름철 폭염에 취약한 배추의 방제 약제를 지원하고, 고사 및 유실 피해 대비해 예비 배추 모종 250만주를 준비해 필요시 공급키로 했다.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강원 동부지역에는 관수시설이 취약한 배추 농가를 대상으로 물 저장시설, 스프링쿨러 등 이동식 급수장비와 긴급급수차량 지원을 추진한다. 또 기상급변으로 생산량 감소를 대비해 정부 가용물량도 3만5500톤을 확보했다.
농식품부는 또 시설채소류·과일류에 대해 농촌진흥청, 지자체 등과 생육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농자재(차광도포제, 영양제 등)을 할인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날 등 계절적 수요가 늘어날 육계는 병아리 입식량을 늘리는 등 공급을 확대하고,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할인행사도 병행 추진키로 했다.
다른 축산 농가의 경우에도 지자체·생산자 단체와 함꼐 폭염 피해 이력을 분석해 고위험 농가에 대한 사전 점검을 강화하고, 고온 스트레스 완화제 등 물품도 지원한다.
농업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낮 시간대에 전국의 농축협 지점을 무더위 쉼터로 확대 개방하고, 의료시설이 부족한 농촌지역에는 농촌 버스를 확대 운영한다.
농식품부는 가격 급등세를 보이는 수박의 경우 “7월 하순부터 주 출하지역이 확대되면 가격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격 상승 추세인 상추, 깻잎, 시금치 등 잎채소도 “폭염으로 가격 상승 시기가 앞당겨진 경향이 있으며 향후 기상 여건이 좋아지면 출하량은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전북 고창군 상추재배 농가 등을 방문해 “농업 분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농업인 행동요령 안내와 수급 관리 등 폭염 피해 예방대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K-슈퍼루키 위드영’ 사업을 본격 가동한다.
10일 CJ올리브영에 따르면 K-슈퍼루키 위드영은 차세대 K뷰티 브랜드를 발굴·육성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으로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수출 잠재력이 높은 중소 화장품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 올리브영의 대표적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올리브영은 지난 5월 공모를 시작으로 약 두 달간의 지원서 심사 및 준비 과정을 거쳐 이달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다.
이번 사업에는 총 232개 중소 브랜드사가 참여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올리브영은 제품 경쟁력, 글로벌 시장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25개 브랜드를 선정했다.
최종 선정된 브랜드는 올해 말까지 약 6개월간 올리브영의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다각도의 지원을 받는다.
서울 강남·명동 등 핵심 상권을 비롯해 인천공항·부산·제주 등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지역의 25개 주요 거점 매장에 K-슈퍼루키 위드영 전용 매대를 설치, 한국 방문 글로벌 고객에게 참여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소개한다.
또 오는 16일부터는 올리브영의 역직구 플랫폼인 ‘올리브영 글로벌몰’에서 기획전을 열고 전 세계 고객에게 K-슈퍼루키 브랜드를 알린다.
이와 함께 브랜드별 주력 제품과 진출 희망 국가, 타깃 고객에 맞춘 마케팅 전략 수립을 돕기 위해 글로벌 사업 부서의 전문적인 컨설팅도 제공한다.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KCON 2025 기간 동안 올리브영은 행사장 내 자사 부스에 전용 전시 공간을 마련해 해외 K뷰티 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장도 열 계획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우수한 제품력을 갖췄음에도 해외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중소 브랜드가 여전히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면서 “단기적 지원을 넘어 브랜드의 글로벌 안착을 돕고 K뷰티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리브영은 창업부터 글로벌 진출에 이르기까지 중소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춘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고 있다.
얼마 전 한 법조인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 판례 경향성 얘기가 나왔다. 능력주의를 신봉하는 사회 안에서 배출된 법조인들과 법정에 선 일부 ‘밀려난 사람들’ 간의 괴리가 커져 엄벌주의가 강화할까 우려하는 얘기였다. 그런 경향성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나는지는 알지 못한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확인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일명 ‘수저론’과 능력주의가 동시에 심화하는 한국 사회의 특성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리라 짐작할 뿐이다.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는 약자의 문제를 얼마나 숙고해왔는가, 일의 주요한 축으로 삼고 있는가 돌아봤다. 적어도 수년간 그러지 못했다. 지난 대선과 총선, 12·3 불법계엄과 조기 대선을 거치는 동안 늘 ‘더 큰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정치부 기자는 많은 것(실은 모든 것)이 정치 전략으로 치환되는 것을 목격하고 또 일조하게 되는데, 약자 정책을 다룰 때도 그 틀에서 많이 벗어나지 못했다. ‘사람의 바다’에 자신을 던져보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 작은 섬에 올라선 스스로를 자각한 듯해 아찔했다.
새로 출범한 정부의 주요 직책에 있는 이들이 거듭 약자를 언급하는 것은 그런 면에서 다행스럽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7일 취임식에 사회적 약자를 상징한다며 양이 그려진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그는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단 한 명도 남겨놓지 않고 구하자는 마음” “사회적 약자와 경제적 약자, 정치적 약자를 찾는 일”을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위기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훨씬 더 큰 고통”이라며 이들을 위한 국정을 주요 책무로 강조해왔다.
다음 스텝은 사회적 약자, 경제적 약자, 정치적 약자를 설정하고 그들 각각의 삶의 조건을 개선할 국가의 대책을 내놓는 일이다. 경제적 약자를 위한 이재명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은 오는 21일 집행을 앞뒀다. 보이지 않던 이들, 목소리가 약한 이들에게 직접 마이크를 쥐여주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남은 것은 국가가 개입해 ‘구해야’ 할 사회적 약자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나설지인데, 이는 불분명해 보인다.
다시 차별금지법에 대한 소극적 대응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포괄적으로 보장하고 차별을 막는 법에 대해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민생과 경제가 더 시급” “일에는 경중선후라는 게 있(다)”고 말했다. 방향에는 공감하나, 시급하지 않다는 인식이다. 김 총리는 앞서 검증 과정에서 2년 전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며 이 법 입법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됐다.
이런 발언들은 ‘약자를 단 한 명도 남겨놓지 않겠다’는 새 정부의 기조와 어긋난다. 나중에 구해도 될 약자는 없고, ‘후순위’라는 말을 듣고 싶은 약자도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약자를 구하는 방식이 차별금지법 입법이 아니라면, 어떤 방식으로 이들의 인권을 폭넓게 보장할 것인지 다른 답을 내놔야 한다. 국회에 맡겨두겠다는 것은 약자 우선을 내세운 정부에 어울리는 방식이 아니다. “5200만명의 운명을 바꾸는” 이 대통령의 한 시간에는 오랜 시간 차별금지법 제정을 기다려온 이들의 시간도 포함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