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의 약 88%를 3개월 이내 집행한다.
정부는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기근 기재부 2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합동 ‘긴급 재정집행 점검회의’를 열어 주요 추경사업별 집행계획을 논의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회를 통과한 31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추경예산 31조8000억원 가운데 세입경정(10조3000억원), 국고채 이자상환(3000억원) 등을 제외한 20조7000억원을 집행관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중 18조1000억원(87.5%)을 9월 말까지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초 의결된 이른바 ‘필수 추경’보다 15%포인트 높은 목표치다.
사업별로는 소비쿠폰이 12조2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밖에 장기연체채권 소각 프로그램(4000억원)을 비롯한 소상공인 지원에 1조4000억원, 건설경기 활성화에 1조3000억원, 국민취업지원(2000억원) 등 고용안정에 1조원 등이다.
임 차관은 “이번 추경은 실용정신에 입각한 효율성과 함께 속도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며 “경제 선순환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곳에 신속히 자원을 투입해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한 책임감을 갖고 집행에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소비쿠폰은 7월 중으로 1차분 지급을 개시하고, 2차분도 9월 지급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 환급사업(최대 30만원)은 다음달 중 신청시스템을 구축해 환급 절차를 개시한다. 할인쿠폰 사업도 7월 영화, 8월 숙박·공연·전시, 9월 스포츠시설 순으로 지급을 시작한다.
정부는 오는 7일부터 각 부처 신청에 따라 필요 자금을 즉시 배정하고, 재정집행 점검회의를 통해 부처별·사업별 집행상황을 지속 점검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시작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수출 제한과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에탄의 중국 수출 규제 조치를 풀었다. 양국이 지난달 2차 무역 협상에서 희토류 수출 통제와 대중 수출 규제 완화에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세계 3대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인 시놉시스,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독일 지멘스 EDA 등에 중국 내 사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허가 취득 요건을 더 이상 적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앞서 지난 5월 말 미국 상무부는 이들 3사에 중국으로의 수출을 제한하는 취지의 서한을 발송했다. 이들 3사는 중국 EDA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중이 상호 관세와 보복 관세 조치로 분쟁을 겪는 가운데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대응해 취한 여러 조치 중 하나였다. 미국은 이날 중국에 대한 에탄 수출 규제도 해제했다.
미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달 업체들에 부과한 에탄 수출 허가 조치를 철회한다고 고지했다. 에탄 수출업체들은 BIS의 이번 조치로 별도의 승인 없이 중국에서 에탄을 직접 하역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달 엔터프라이즈 프로덕트 등 미국의 주요 에탄 수출업체들에 서한을 보내 중국행 선박에 에탄을 적재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중국 항만에서 이를 하역하려면 따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 조치로 중국에 대한 에탄 수출 장벽을 한층 높아진 바 있다.
소방당국이 인천지역 맨홀 안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중 로봇을 투입하기로 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1명은 다행히 호흡이 돌아왔다.
인천시 소방본부는 지난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 맨홀에서 실종된 A씨(52)를 찾기 위해 이틀째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소방본부는 지난 6일에는 인천특수대응단의 수중 드론을 투입했으며, 이날부터는 중앙구조본부의 수중 로봇을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하수관로 아래에는 물이 흐르고, 위에는 부유물이 1m 정도 쌓여 있고, A씨가 실종된 지점부터 하수처리장까지 하수관로가 920m에 대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본부는 지난 6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B씨(48)는 다행히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식은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 등이 맨홀에서 일산화탄소와 황화수소 등 유독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맨홀 사고는 인천환경공단이 발주한 ‘맨홀 GIS(지리정보시스템) 데이터베이스 구축용역’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은 이날 맨홀 속에서 오·폐수 관로 현황 등을 조사했다.
인천경찰청도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소방당국과 함께 실종자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향후 안전 장비 착용 등 안전 관련 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착수할 예정이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실종자가 숨진 채로 발견되면 중대대해처벌법 수사 대상”이라며 “발주처인 인천환경공단과의 계약 관계 등을 살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을 맞은 3일 첫 기자회견을 열고 121분간 국정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탕평 인사, 국익 중심 외교, 지역 균형발전, 민생·경제를 우선한 실용·통합 기조를 국민들에게 솔직하고 세세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질문을 정하지 않고,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자유롭게 이뤄진 회견은 이재명 정부가 한 달간 어떻게 달려왔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가늠할 수 있게 했다. 향후에도 격의 없고 다양한 문답으로 국민과 소통해가길 기대한다.
이 대통령은 회견 모두에 “무엇보다 무너진 민생 회복에 전력을 다하는 중”이라며 “민생의 고통을 덜어내고 다시 성장·도약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구체적 정책 방향으로 산업·지역 균형발전을 통해 “모두의 성장”을 이끌고, “두툼한 사회 안전 매트리스로 국민 삶을 빈틈없이 지키겠다”고 했다. 양극화 해소와 사회안전망을 앞세워 성장의 궁극적 목표를 분명히 한 것이다.
집권 초 현안인 ‘인사’ 문제부터 초점이 됐다. 이 대통령은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들 눈높이나 야당 또는 지지층 기대에 못 미치는 측면도 있다”며 “(여당 대표도 야당 대표도 아닌 대통령이) 한쪽만 쓰면 끝없는 전쟁이 벌어진다. 국민들이 하나로 모일 수 있는 통합 국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을 ‘로봇태권V’에 비유한 뒤 “직업공무원들은 인사권자에 따라서 움직이게 돼 있다”며 “좀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시면 어떨까”라고 당부했다. 탕평 인사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여건과 당위성을 밝히고 양해를 구한 것이다. 검찰 인사 논란에 대해서도 “개별 인사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 불만이) 합리적 근거가 있는 거라면 수용해 교정해야 한다. 끊임없이 대화할 생각”이라며 협치 의지도 재확인했다. 여야 영수회담 정례화는 검토를 할 게 있다며 확답하지 않았으나,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열어놨다.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에선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논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한·미 간 공조·협의를 바탕으로 북한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전쟁을 해도, 대화를 하는 것”이라며 “대화를 단절하는 것은 바보짓”이라고도 했다. 그 국익 외교 연장선에서 “(한·일 간 과거사·독도 문제와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두 가지를 뒤섞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선 “매우 쉽지 않은 건 분명하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관세 협상의 어려움이나 유연한 대일 외교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국민들 이해와 지지를 구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방과 중앙의 과도한 불균형 문제는 대한민국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균형발전’도 강조했다. 특히 “전면 대전환을 해야 한다. 정책·예산 배분에서 가중치를 부여하고, 지역 우선 정책을 해야 약간 균형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지방소멸의 심각성을 감안해 국가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 조정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의 첫 회견은 연단 없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동일한 눈높이에서 앉은 채로 이뤄졌다. 탈권위적이고 투명한 국정 소통은 내용·형식 모두 의미 있는 시도였다. 지난달 30일이 “국정 정상화의 첫 물꼬”였듯이, 이날 회견이 이재명 정부 대국민·대언론 소통 일상화의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