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드 바틀릿이 말했다. “제 비서실장 리오 맥개리는 안식일에도 일하겠다고 고집합니다. 출애굽기 35장 2절은 (안식일에 일하는 자는) 죽음에 처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합니다. 저에게 그를 죽여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나요?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요?”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 시즌2 3회 ‘중간선거’ 편에서 대통령 바틀릿(마틴 신 분)이 리셉션에서 만난 극우 방송 진행자 제이컵스에게 한 말이다. 방송 중 동성애를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말한 점을 바틀릿이 지적하자 제이컵스는 “제가 아니라 성경이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바틀릿은 현대에서 폐기된 구약의 여러 규범을 예로 들며 제이컵스를 통박한다.
바틀릿은 이렇게도 말했다. “출애굽기 21장 7절이 허용하듯이 전 제 막내딸을 노예로 팔 의향이 있어요. 딸아이는 조지타운대 2학년이고, 이탈리아어를 유창하게 합니다. 자기 순서가 되면 항상 식탁을 말끔히 치우죠. (노예로 파는 데) 괜찮은 값은 얼마입니까?”
바틀릿은 경전의 ‘취사선택’ 문제를 드러낸다. 종교연구자 심현중은 지난 5월28일 <‘동성애는 죄’? 왜 ‘남에게 돌을 던질 때’만 경전을 글자 그대로 볼까?>라는 글에서 “성서의 기록이 진리라고 믿으며, 이를 토대로 세상의 질서를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이 실은 ‘입맛에 맞는 구절만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바틀렛 대통령은 (제이컵스와의 ) 논박으로 지적했다”고 말한다. 그는 ‘특정 구절들은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다른 구절들은 못하거나 다르게 해석하는’ 성경해석의 ‘체리피킹’과도 이어 들여다본다. 그는 현대 미국 기독교인들이 ‘동성애 금지’ ‘여성의 교회 내 권위 제한’ ‘십일조’는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데, ‘노예제도 허용’ ‘안식일 일 금지 위반 시 사형’ ‘혼방직 의복 금지’ ‘돼지고기 섭취 금지’ ‘고리대금업 금지’ 등은 조용히 무시한다고 지적한다. “경제적 기득권을 건드리는 구절들(고리대금업, 재산 재분배)은 ‘문화적 맥락’이 되고, 성적 소수자나 여성의 권리와 관련된 구절들은 ‘변하지 않는 하느님의 법’이 된다. ‘강약약강’의 전략 아닐까”라고 짚었다.
한국에선 차별금지법 반대 문제가 불거지면 곧잘 <웨스트윙>의 이 장면과 대사가 SNS에 공유된다. 국무총리 김민석이 과거 차별금지법을 두고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 인류는 지속될 수 없다”며 반대한 게 알려졌을 때도 다시 이 장면이 엑스 등에 오르내렸다. 차별금지법에 관한 입장은 여야가 차이가 없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오래전부터 뜻을 같이해왔다. 극우 전광훈을 비판하면서도, 차별금지법과 반동성애만큼은 건들지 않았다. 대통령 이재명도 지난 3일 차별금지법을 두고 “중요한 우리 사회의 과제 중 하나이기는 한데 민생과 경제가 더 시급하다. 국회가 사회적 토론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대선 후보와 당 대표 시절 표명한 ‘나중에’ ‘사회적 합의’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20년 가까이 ‘사회적 합의’라는 말을 내세우며 법안을 미루고 있다.
이 에피소드가 미국 현지에서 방영된 건 2000년 10월18일이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공유되는 건 성소수자에 관한 기성·기득권 정치가 역행하거나 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석의 차별금지법 발언이 보도된 뒤 1997년 대선 당시 후보였던 김대중, 이회창, 이인제, 권영길의 관련 발언도 다시 주목받았다. 미국 드라마의 가상 인물뿐만 아니라 오래전 한국 현실 정치인의 발언을 다시 찾아 의미를 새겨야 할 정도로 차별금지법에 관한 상황은 악화했다. 한국 정치·사회 부문의 우경화, 극우화를 드러낸 게 반 차별금지법 문제다.
1997년 11월 한겨레는 각 후보에게 ‘동성애자들의 생각이나 삶을 다룬 책, 영화, 연극을 본 적이 있는지? 그들의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물었다.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은 “동성애도 이성애와 같이 인간에 대한 애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이단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동성애자 활동 역시 인권보장의 한 부분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은 “영화 <필라델피아>를 보았다. 나는 한국 사회가 동성애 운동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사회적 여건을 갖추었고, 당국 역시 이러한 사회 조류에 발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보수 후보들도 지금 극우화된 보수에서 찾을 수 없는 전향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신한국당 후보 이회창은 “이들의 사회운동화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동성애자들의 사생활도 인정받고 인권도 보장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이 가는 점도 있다”고 했다. 국민신당 이인제는 “(동성애는) 사회에 저항하고 자신의 성아이덴티티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자연의 섭리를 바탕으로 인간다운 삶이 과연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영화 <필라델피아>에 나타난 것처럼 동성애자를 하나의 신성한 인격체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라고 답했다. 당시 후보 중 김대중과 이회창, 권영길은 가톨릭 신자였다.
이 인터뷰를 최근 엑스에 게시한 정치사회철학 연구자 김원(@oneisarangj99)은 “2002년 16대 대선에서 당선된 노무현은 다음 해 대통령 취임식에 3년 전 커밍아웃한 홍석천을 초대했다”는 내용의 글도 올렸다.
충북도가 인구감소지역 외국인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특화형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했다.
충북도는 지난 2일부터 지역특화형 비자 중 ‘우수인재(F-2-R)’ 유형의 소득요건을 대폭 완화했다고 6일 밝혔다.
지역특화형 비자는 인구감소지역에 필요한 외국인에게 비자 전환 특례를 부여해 지역 특화산업 등에 종사하면서 국내에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충북지역 총 규모는 311명이다. 2026년까지 2년간 운영할 이다.
지난 3월 실시해 도내 인구감소지역인 제천시, 보은군, 옥천군, 영동군, 괴산군, 단양군에서 총 79명이 비자 전환을 신청했다. 지역특화 우수인재 43명, 숙련기능인력 25명, 재외동포 11명 등이다.
충북도는 지난 2일부터 지역특화 우수인재 비자(F2R)의 소득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진입장벽을 낮춰 인구감소지역에 외국인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외국인이 F-2-R 비자로 전환 발급받기 위해선 1인당 국민총소득(GNI) 70%(3496만8500원) 이상의 높은 소득요건을 충족해야 해, 진입장벽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충북도는 외국인 고용 현실을 고려해 소득요건 완화를 법무부에 건의했고, 법무부가 이를 수용하면서 소득요건을 완화할 수 있게 됐다.
충북도는 광역지방자치단체 고시 생활임금 수준으로 대폭 완화해 올해 고시된 연간 생활임금 2960만1924원을 기준으로 F-2-R 비자 전환 신청을 받는다.
또 외국인들의 취업선택권도 확대했다. 지자체의 취업허용지정을 폐지해 인구감소지역 내 모든 업종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했다.
박선희 충북도 외국인정책추진단장은 “인구감소지역의 외국인 인재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외국인의 안정적 취업과 정착을 돕기 위해 지원 정책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동물보호센터를 친근한 이미지로 새롭게 정비하자 유기동물 입양률이 상승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제주도는 올 들어 6월까지 입양된 동물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3% 증가한 반면 안락사는 15.7%로 감소했다고 6일 밝혔다.
도는 입양률 증가가 최근 완료된 동물보호센터 시설 개선 사업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개선 사업은 동물보호센터의 분위기를 밝게 바꿔 방문객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보호동물과의 교감도를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도는 우선 첫인상을 바꾸기 위해 바닥재를 위생적인 유크리트 방수재질로 교체하고, 어두웠던 벽면과 바닥도 밝은 색으로 바꿔 방문객에게 따뜻한 인상을 주도록 했다.
동물병원 입원실의 보일러와 칸막이도 보수해 보호동물의 생활환경을 개선했다.
방문객과 보호동물 간의 교감을 높이기 위한 포토존을 만들었다. 보호동물의 성격과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터치형 대형 화면도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전국 최대 입양플랫폼인 ‘포인핸드’ 앱과 연결돼 보호동물의 영상과 사회성, 친밀도 등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도는 입양동물 사진전을 확대하고 ‘날개를 달아줄개’ 캠페인을 통해 도외 입양도 유도할 계획이다.
김은주 동물위생시험소장은 “인스타그램(jejuanimalcenter_official), 유튜브(@제주동물보호센터) 등 사회관계망(SNS) 채널을 통해 보호동물의 일상과 성공적인 입양 사례를 공유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유기동물 입양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