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기구 수장을 맡기로 했던 안철수 의원이 7일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하고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며 혁신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혁신위원장 내정 닷새 만에, 혁신위가 첫발을 떼기도 전 중책을 던져버렸다. 안 의원은 “지도부가 인적 쇄신 을 거부하고 합의하지 않은 혁신위원을 인선했다”며 “당대표가 돼서 단호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변화를 거부한 친윤·영남 당 주류와의 갈등을 사퇴 이유로 꼽은 것이다. ‘안철수 혁신위’가 기득권 세력의 위기 모면용이고, 혁신위 좌초는 기득권 세력 청산 없이 당 쇄신도 존립도 무의미하단 걸 보여준다.
안 의원은 사퇴 핵심 이유를 “두 사람에 대한 인적 쇄신안을 비대위가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두 사람은 “지난 대선에서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자리에 있었고, 대선 후보 교체 논란과 관련된 인물”이라 했다.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 권성동 전 원내대표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두 사람의 출당·탈당 조치가 필요하다는 안 의원 요구를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거부했다는 게 중론이다. 송 비대위원장은 “대선 과정의 사실관계에 따라 조치하는 게 순서”라며 ‘선 인적 청산’에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혁신은 위기의 본질을 직시하고 정확한 처방부터 이뤄져야 한다. 지금 국민의힘은 안 의원 지적처럼 “사망 직전 코마(의식불명) 상태”이고, 내란·탄핵과 대선 패배 책임을 져야 할 친윤계가 이런 상태를 만들었다는 게 국민 다수의 인식이다. 그런데도 비대위원 7명 중 친윤계가 6명이고, 이날 인선한 혁신위원 중에도 안 의원이 반대한 친윤계가 포함됐다. 비대위가 혁신위 권고를 선별 수용·무시하며 실질적 권한을 제약할 게 뻔한 환경이다. 안 의원이 ‘면피용 혁신위’를 맡을 이유도, 의지도 없다고 표명한 셈이다.
국민의힘의 변화 약속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혁신은 말뿐이 아니라 제대로 환골탈태하는 것이다. 근래 당 지지율이 내란 당시 수준인 20%대로 추락하고 대구·경북에서도 외면받는 현실은 무엇이겠는가. 내란·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윤석열 그림자를 지우지 못한 후과가 아닐 수 없다.
‘당 쇄신의 마지막 기회’를 물거품으로 만든 친윤 세력은 응분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다시 친윤 비대위 해체 수준의 원점에서 혁신의 길을 찾아야 하고, 기득권 혁파가 그 시작점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부산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사이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의 자녀가 사망하는 일이 또 발생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야간 돌봄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3일 부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2일) 오후 10시58분쯤 부산 기장군 기장읍의 한 아파트 6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아파트 맞은편 빌라의 주민이 검은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관이 출동해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거실과 현관 중문 앞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는 A양(9)과 동생 B양양을 발견했다. 119 구조대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자매는 끝내 숨졌다.
소방대는 옥내소화전을 활용해 진화작업을 펼쳤으며 불은 오후 11시33분쯤 진화됐다. 화재로 주민 100여명이 대피했다. 아파트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이 아파트는 2007년 준공한 13층짜리 공동주택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은 아니었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 당시 부모는 외출한 상태였다. 자매는 화재 발생 전 부모가 운영하는 가게에 있다가 이모집에 들렀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오후 10시22분쯤 귀가했다. 이날 아파트에서는 오후 7~8시 사이 두세차례 정전이 일어났다. 정전 원인은 불명확하다. 관리사무소가 정전 수리를 위해 전기 기사를 불렀고, 오후 9시 50분쯤 복구 작업을 마쳤다. 이후 약 1시간 뒤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실의 에어컨 주변에서 최초 발화한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발화 지점과 원인을 찾기 위해 정밀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는 정전과 화재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불과 9일 전인 6월 24일에도 부산 개금동에서 부모가 야간 근무를 하러 나간 사이 아파트에서 불이나 11세·7세 자매가 숨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화재현장을 찾아 “야간에 아이들만 두고 나가는 가정을 위해 돌봄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라며 “소방본부와 TF(전담팀)를 꾸려 스프링클러가 없는 아파트를 전수 조사하고, 없는 장소에 대한 화재 예방과 관리 조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폭염에 따른 가축 피해 최소화를 위해 예비비 20억원을 긴급 편성했다”고 3일 밝혔다. 예비비는 축산농가에 고온스트레스완화제를 지원한다는데 쓰인다.
지원 대상은 폭염에 취약한 닭, 오리, 돼지 농가를 포함해 한우, 젖소, 꿀벌 등 축산농가다. 각 시군을 통해 7월 말까지 고온스트레스완화제를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폭염이 시작됐고, 7~8월에는 높은 기온과 함께 강한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전남에서는 이른 폭염으로 71 농가에서 닭과 오리, 돼지 등 3만4674마리가 폐사했다. 재산 피해는 3억여원으로 집계됐다.
박현식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기후 변화로 폭염이 더욱 빈번하고 강해지는 만큼 사전 예방과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며 “농가에선 철저한 관리와 예방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3일 사무총장에 정점식 의원(3선·경남 통영고성), 정책위의장에 김정재 의원(3선·경북 포항북구)을 임명했다. 원내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 등 당 3역이 영남, 친윤석열(친윤)계 일색으로 꾸려졌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의원총회 추인을 거쳐 이들을 임명했다고 박성훈 원내대변인이 밝혔다.
정 사무총장과 김 정책위의장은 오는 8월 전당대회까지 각각 전당대회 준비와 당의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두 직책은 박대출 전 사무총장과 김상훈 전 정책위의장이 대선 패배 책임을 들어 지난달 사퇴한 이후 공석이었다.
검사 출신인 정 사무총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대표적인 친윤계 중진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해 ‘황우여 비대위’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냈으나 한동훈 전 대표 취임 이후 사퇴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은 결국은 공정한 전당대회 진행”이라며 “다른 생각 없이 그 일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 특별보좌역을 맡았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와 국회 민생경제안정특위 간사 등을 지냈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의 정책을 철저히 검증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의 기각이나 각하를 주장하며 헌법재판소 앞 시위에 참석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길어야 두 달, 관리형 비대위에서 일한다”고 계파 해석에 선을 그었지만 당내에선 당의 핵심 지도부 3명이 모두 영남 지역구, 친윤 색채의 중진들도 채워진 것을 두고 비판이 나왔다.
정 총장을 보좌하는 부총장도 전략기획부총장에 구자근 의원(재선·경북 구미갑), 조직부총장에 서지영 의원(초선·부산 동래) 등 영남 의원들이 맡았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과의 통화에서 “인사가 국민들에게 우리 당이 어떻게 갈지 보여주는 제일 큰 메시지인데, 이번 인사를 보고 ‘혁신 전당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당 대변인은 박성훈·최수진 원내대변인이,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은 박수민 원내대표 비서실장이 각각 겸임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운반선 항만 입항료(port entry fee) 부과 정책에서 한국을 제외해달라 요청했다. 대미 자동차 수출량이 많은 현대차 등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에 이어 입항료까지 부담하면 이중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7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 홈페이지를 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는 USTR에 공동으로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 정부는 자동차 운반선에 대한 항만 입항료 부과 조치의 필요성에 대해 신중한 재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오는 10월14일부터 미국 외 국가에서 건조된 선박에 항만 입항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조선·해운 산업 지배를 막고 미국 조선업을 재건한다는 명목에서다. 그러면서 자동차 운반선 입항료 부과 대상을 ‘외국에서 건조한 모든 운반선’으로 정했다. 자동차를 수출할 때 입항료가 부과되면 대미 수출 물량이 많은 현대차, 기아와 운송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 등의 부담이 커진다.
한국 정부는 의견서에서 “한국 해운 및 자동차 산업은 한미 제조·물류 가치사슬의 핵심”이라며 “자동차와 부품에 이미 관세가 부과된 상황에서 추가 입항료는 이중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자동차 운반선은 한 해 여러 번 미국 항만에 입항하는 산업 구조적 특성을 고려해 입항료 부과 횟수를 선박당 연 5회로 제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국 정부는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남부 조지아주 및 앨라배마주에 대규모로 투자했고,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에도 2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한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은 미국 내 고품질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으며, 공급망 회복력 제고라는 미국 정부의 목표를 공유한다”고 의견서에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