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이 최근 치킨과 삼겹살 등을 초저가로 내걸고 일제히 대규모 할인행사에 들어갔다. 여름 성수기로 시작하는 3분기는 추석 연휴도 있어 실적 회복을 노리는 시즌이기도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발맞추면서 의무휴업 관련 규제를 피해보겠다는 복잡한 속내도 읽힌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초저가 가격 경쟁’에 포문을 연 곳은 롯데마트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9일까지 ‘통큰 세일’을 진행하는데, 행사 시작과 함께 ‘통큰 치킨’이 화제가 됐다. 지난 2일까지 치킨 한 마리를 15년 전 가격인 5000원에 선보였는데 오픈런이 이어졌고 일주일간 10만마리가 팔렸다.
롯데마트는 3일부터 시작한 통큰세일 2주차에서도 국산 손질 민물장어(100g·냉장)를 행사카드로 구매 시 50% 할인된 3754원에 판매하는 등 각종 할인행사를 벌인다.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도 4일부터 6일까지 ‘고래잇 페스타 쿨 썸머 세일’을 연다. 행사 기간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3480원에 판매한다. 국내산 삼겹살·목심(100g)은 1190원에, 외국산 삼겹살·목심은 890원(행사카드 결제 시)에 선보인다. 수박도 5일 하루 동안 50% 할인한다. 이마트는 다른 마트와의 가격 경쟁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홈플러스도 3일부터 6일까지 ‘크레이지 4일 특가’ 행사를 열어 닭을 통째로 튀긴 ‘당당 3990옛날통닭’을 1마리당 3990원에 내놓는다. 삼겹살은 국내산과 캐나다산을 각각 1245원, 89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대형마트들은 통상 여름 휴가철을 맞아 큰 폭의 할인행사를 연다. 백화점과 달리 7~9월로 이어지는 3분기가 최대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대형마트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실적 반등 계기가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로 여름 휴가를 가는 경우 아직은 주로 대형마트에서 대량 구매를 한다”며 “9~10월 추석 선물 사전 판매 등도 있어 이때가 연간 매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빠른 배달을 앞세워 영역을 넓히고 있는 e커머스에 밀려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대형마트들로서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통해 품질 좋고 저렴한 신선식품을 선보일 수 있다. 신선식품은 선도 관리 등 때문에 아직까지 ‘직접 보고 산다’는 인식이 강한 만큼 e커머스와의 차별화를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품목이다.
여기에 물가안정 의지를 밝힌 이재명 정부에 대형마트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고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동기보다 2.1% 상승했는데, 일부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 물가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올해 초부터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각 3.7%, 3.1% 올랐다.
대형마트들은 저마다 할인행사 취지로 ‘먹거리 물가 잡기’를 내세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상품 할인폭을 더 키웠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예년에도 7월 초에 할인행사를 하긴 했지만, 올해 초저가 가격 등에 심혈을 기울인 것은 사실”이라며 “대형마트가 저렴하고 편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공급대책 관련해 4기 신도시 신설에 선을 긋고 기존 신도시 개발 속도전에 방점을 둔다는 방향성을 밝혔다. 최근 내놓은 고강도 주택대출 규제를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표현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규제지역 추가 지정 등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3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부동산 공급 대책은 ‘기존 신도시 활용’으로 요약된다. 그는 “새로 자꾸 신도시 만들어 나가면 그게 또 수도권 집중 불러오지 않느냐(는) 말이 맞다”면서 “(새로운 신도시를) 추가로 만들지는 지방 균형 발전, 우리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 전략이라는 면에서 한번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경선 후보 시절 ‘4기 스마트 신도시’ 개발 구상을 언급한 적 있으나 공약집에 ‘4기 신도시’가 담기진 않았다. 그는 이날 수도권에 추가 신도시 건설을 두고 “목이 마르다고 해서 소금물을 계속 마시는 것”에 비유했다. 신도시 건설이 수도권 집중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사실상 4기 신도시 건설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향후 기존 신도시를 활용해 공급 속도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기존 계획된 신도시가 많이 남아있다. 상당한 규모인데 공급이 실제로 안되고 있다”며 “대신 속도를 빨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 대책도 꼭 신도시의 신규 택지만이 아니고 기존 택지들을 재활용하거나 기존 부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당장 3기 신도시 개발에 속도를 붙이는 것과 1기 신도시 재건축 등에서의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도 예상된다. 이전 정부가 발표한 서울 서리풀지구 등 신규 택지의 고밀도 개발과 공공기관·기업 등이 확보한 유휴부지 활용 등도 거론된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추가 신도시 개발 대신 기존 신도시 개발에 집중하면 수요의 집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정부가 토지 보상, 기반시설 확충, 용적률 상향 등을 빠르게 주도하면 기존 신도시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공급을 충분히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기존 택지 등을 활용한다는 언급은 기존에 계획된 1기 신도시 재건축·3기 신도시 개발에서 용적률을 상향해 밀도를 최대한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시장이 더 과열되면 지난달 27일 발표한 6억원 한도를 둔 주택대출 규제 이외에 더 강력한 조치를 낼 수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투기적 수요가 부동산 시장을 매우 교란하고 있다”며 “더 근본적인 수요 억제책도 지금 이것(대출 규제)말고도 많다”고 말했다. 향후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한 추가적인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경고성 메시지인 셈이다.
현재 강남 3구와 용산구에만 적용된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집값 상승폭이 큰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 언급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고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이 높아진다.
한편 추가 규제책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나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를 건드리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자 대통령실에선 ‘세금 카드’는 아니라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적어도 세금을 통한 (부동산 가격) 통제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통령) 말씀의 기조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다양한 공급과 수요 조절 청책을 통해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표현으로 생각된다”면서 “시장 흐름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혹독한 슬럼프를 겪고 있는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사진)가 9경기 만에 다시 선발 제외됐다. 최근 16타수 연속 무안타, 부진의 그림자가 매우 짙다. 이정후는 2일 애리조나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지난달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온 대니얼 존슨이 이정후 대신 중견수로 나섰다. 샌프란시스코는 6안타 빈공 끝에 2-8로 졌다. 4연패다.
이정후가 선발 제외된 것은 지난달 22일 보스턴전 이후 9경기 만이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대타로도 나가지 않고 벤치를 지켰다. 개막 이후 이정후가 선발 출전하지 않은 것은 이날까지 총 8번이다. 개막 직전 부상이 있었던 터라 시즌 초반 관리 차원에서 4차례, 허리 통증으로 지난달 2경기를 벤치에서 출발했다.
최근 2차례 결장은 앞선 6경기 사례와 상황이 다르다. 사유는 나오지 않았지만, 극심한 부진의 여파가 커 보인다. 이정후는 지난달 22일 보스턴전 결장 당시 6월 타율 0.172(58타수 10안타)로 기록이 저조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를 쉬게 하면서 반등을 기대했지만, 침체는 오히려 더 깊어졌다. 이후 8경기 연속 선발 출장했지만 26타수 2안타에 그쳤다. 22일 당시 0.252였던 시즌 타율이 이제는 0.240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4경기 연속 안타를 치지 못했다. 주특기인 2루타도 뚝 끊겼다.
아직은 일시적 문제일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후는 콘택트 중심의 타자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파워를 정교한 타격으로 메운다. 홈런 타자와 비교하면 타구 운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그 타구의 운이 최근 이정후를 외면하고 있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최근 이정후의 이런 특성을 언급하며 “슬럼프에 오래 빠져 있을 유형의 타자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타구 운은 언제든 좋아질 수 있고, 꾸준히 맞혀내기만 한다면 시즌 초와 같은 성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희망적인 관측만 하기에는 최근 침체가 너무 깊고 불안요소도 감지된다. 3~4월 23.2%였던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이 6월 13.2%까지 떨어졌다. 내야 뜬공 비율은 3~4월 5.7%, 5월 2.7%에서 6월 9.4%까지 치솟았다. 타구 질 자체가 좋지 않다. 타구 질로 추산하는 기대타율도 6월 0.238에 불과했다. 빠른 공 대처 약점도 꾸준히 지적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도 하강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6월 한 달 동안 13승14패로 승률 5할을 밑돌았다. 한때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다퉜으나 이제 9경기 차로 벌어져 3위까지 주저앉았다. 원래도 타격이 약했는데, 이정후까지 슬럼프에 빠지면서 득점력이 더 떨어졌다. 최근 4연패 기간 샌프란시스코는 6점밖에 뽑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