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승인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등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대통령실에 특검보 8명을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 특검은 전날 밤 대통령실에 특검보 후보자 8명에 대한 임명을 요청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21일까지 이들 중 4명을 채 상병 특검 특검보로 임명해야 한다. 앞서 이 특검은 특검보 후보군에 류관석 변호사(군법무 10기)와 이상윤 변호사(변시 1회)를 포함해 검토했다.
류 변호사는 군법무관 출신으로 1998년 국방부 고등검찰단을 지냈고 1999년 이 특검과 함께 병역비리 수사를 맡았다. 이 변호사는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에서 실행위원을 지냈고,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서 조사2과장을 역임한 이력이 있다.
이 특검은 채 상병 사건이 군내에서 발생한 사건이자 사건 관계인 상당수가 군 관계자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군 관련 사건을 수사한 경험이 있는 인사 위주로 특검보 후보군을 추렸다. 이 특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실체적 진실 규명에 가장 열정이 높은 분들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검사장급 대우를 받는 특검보는 특검 내 파견검사와 파견공무원, 특별수사관을 지휘·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특검의 지휘·감독에 따라 사건 수사와 공소유지를 담당한다.
이 특검은 특검보 4명이 확정되는 대로 국방부 검찰단(군검찰)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찰에 인력 파견 요청을 할 계획이다. 이 특검은 “특검보가 임명되면 그분들과 협의해서 (파견 인력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채 상병 사건 초동수사를 맡았던 해병대 수사단을 파견 받을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며 “여러 군데서 파견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 특검은 특검 사무실 계약 절차도 이날 중 마무리 할 계획이다. 이 특검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흰물결빌딩으로 사무실 가계약을 마친 상태다. 이 건물은 과거 이예람 중사 특별검사팀이 사무실로 사용했던 곳이다. 이 특검은 “향후 사무실 인테리어 등을 마쳐야 해서 (수사 착수까지) 시간이 좀 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동맹국들에 대한 새로운 국방비 지출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동맹국들에 방위 분담 확대를 촉구하면서 한국 역시 국방비 증액 논의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헤그세스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2026 회계연도 국방부 예산안 청문회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국방지출 확대 노력에 나선 만큼, 우리는 지금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모든 우리의 동맹들이 나아가야 할 국방 지출의 새로운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했듯이,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들이 그들의 역할을 하는 것이 공정하다”며 “우리는 그들이 하는 것 이상으로 그들의 안보를 추구할 수는 없다”고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나토 동맹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 및 국방 관련 투자에 지출한다는 공약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임기 초에 추진했던 목표였고, 당시에는 상상할 수 없던 수준의 성과”라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의 국방 지출 기준은 GDP의 약 2% 정도다.
헤그세스 장관이 나토 외에 다른 동맹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아시아 지역 동맹들에도 비슷한 수준의 증액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국방비 지출은 GDP의 약 2.8%(약 66조원) 수준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아시아 안보회의)에서 “아시아 핵심 동맹들이 북한 등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면서도 국방비를 적게 지출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줄곧 동맹국의 방위비 비용 분담 확대를 주장해왔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초 새로운 국방전략 수립을 지시하면서 미국 본토 방어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억제, 전 세계 동맹과 파트너의 비용 분담을 늘리는 것을 우선시하라는 지침을 발표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이어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문제 등이 함께 논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정부는 지난달 30일 주한미군 4500명 감축설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학계 등에서는 미 정부가 이러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 집권 당시에도 주한미군 감축을 거론하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한 바 있다.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스스로 ‘레이디 버드’라는 예명을 붙이고, 어머니와 말싸움을 하다 달리는 차에서 문을 열고 뛰어내리는 막무가내 10대 소녀. 영화 <레이디 버드>의 주인공 크리스틴(시얼샤 로넌)입니다. 크리스틴, 아니 레이디 버드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재미가 없거든요.
“캘리포니아의 쾌락주의를 논하는 자는 새크라멘토에서 크리스마스를 지내봐야 한다.” 영화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출신 소설가 존 디디온이 남긴 말로 시작됩니다. 새크라멘토는 쾌락과는 거리가 먼 심심한 동네라는 뜻이겠죠. 이곳이 바로 레이디 버드가 살고 있는 동네입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레이디 버드는 새크라멘토를 떠나 미국 동부의 도시, 특히 뉴욕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 어머니는 그에게 “주제를 알라”며 “주립대 등록금을 대기도 벅차다”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의 꿈을 지지해주지 않는 어머니가 마냥 밉습니다. 정신병원에서 야근을 밥 먹듯 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의 고단함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넌 네가 주인공이 아니면 아무것도 못하는 관심종자야.” 잠시 사이가 틀어진 레이디 버드의 친구는 그에게 이같이 말합니다. 맞아요. 레이디 버드는 자신이 인생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주인공인 ‘나’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너’를 보지 못했다는 겁니다. 가장 가깝게 지낸 친구마저 속상하게 하면서요. 같이 사는 가족에게도 상처를 줍니다. 일자리를 잃고 몇 년째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도, 버클리 대학 졸업 후 마트 점원으로 일하며 구직 활동 중인 오빠도 레이디 버드에겐 그저 ‘조연’일 뿐입니다.
레이디 버드는 조롱받거나 평가절하를 당하면서도 뉴욕 소재 대학에 가겠다는 꿈을 접지 않습니다. 뉴욕행뿐인가요. 사랑도 포기하지 않아요. 함께 보낸 달콤한 시간이 쓰디쓴 상처로 돌아와도, 그는 다시 씩씩하게 새로운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봅니다.
어느 날 레이디 버드는 어머니와 옷 쇼핑을 가는데요. “예쁘다”고 해주지 않고 “너무 핑크 아니냐”며 건조한 반응을 보이는 어머니에게 서운함을 느낍니다. 그가 “난 그냥 엄마가 날 좋아해주면 좋겠어”라고 하자, 어머니는 “널 사랑하는 거 알잖아”라고 답합니다. 표현이 서툰 어머니가 마냥 미운 10대 사춘기 소녀의 마음도, 사랑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할 정도로 딸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도 모두 알 것 같다면 어른이 된 걸까요.
레이디 버드는 마침내 뉴욕으로 향합니다. 어머니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어머니가 직접 보낸 건 아니고요, 아버지가 몰래 전달을 한 겁니다. 어머니는 철자나 문법이 틀려서 딸이 자신을 흉볼까봐 편지를 못 보내겠다고 했대요. 편지에는 어떤 말이 담겨 있을까요? 눈물이 날 수 있으니, 손수건과 함께 봐야 하는 장면입니다.
레이디 버드는 가족에게 음성 메시지를 남깁니다. “나예요, 크리스틴”이라고 말해요. 예명이 아니라 본명 크리스틴으로 스스로를 칭하게 된 것이죠. 레이디 버드, 아니 크리스틴은 “두 분이 참 좋은 이름을 지어준 거 같아요”라고 합니다.
스스로 레이디 버드라 이름 붙인 크리스틴은 어떻게 다시 ‘크리스틴’으로 돌아왔을까요. 그 여정이 궁금하다면, 왓챠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습니다. <프란시스 하>, <작은 아씨들>, <바비> 등의 영화로 알려진 그레타 거윅이 처음으로 단독 연출을 맡은 작품입니다. 러닝타임 9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