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전문변호사 3년 전, 필자는 모 일간지에 ‘교육부 장관을 공모(公募)로 임명하자’는 내용의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2022년 6월 당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다 돼가도록 교육부 장관이 공석이던 상황에서, 내정된 후보자마저 적임자가 아니란 논란이 있는 때였다.
파격적으로 기존 관습을 깼으면 했다. 과감히 장관 후보군을 넓히고 제대로 능력을 검증해 훌륭한 교육 수장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놀랍게도 교육부 장관 공모는 이제 현실이 됐다. 이재명 정부가 장차관, 공공기관장 등 대통령이 임명하는 주요 공직 후보자를 국민 추천을 받아 임명하기로 한 것이다. 보여주기식으로 끝나지 않는다면 획기적인 시도다.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지만 이왕 하기로 했으니, 선발과 검증 과정을 철저히 거쳐 국가의 동량을 기르는 교육 분야에 적합한 인물이 발굴되길 기대해 본다.
필자가 몸담은 민간교육(사교육) 업계나 공교육에서도 교육부 장관 인재 추천과 관련해 여러 이야기가 들린다. A가 교육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다느니, B를 추천하기로 힘을 모으자거니 하는 것들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 백년지대계를 이끌 적임자들이 국가 인재 데이터베이스에 올랐으면 한다. 매년 바뀌는 교육 정책 속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뚝심 있게 미래 교육 정책을 끌고 갈 교육부 장관을 얻을 수 있게 말이다.
그렇다면 어떤 인재상이 교육부 장관에 적합할까. 우리 아이들에게는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닌, 역동적인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따라서 ‘미래를 보는 혜안’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주요 자격 능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인공지능(AI)·초연결사회·기후위기·다원화·양극화 등 격변하는 시대 변화에 관한 안목이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특히 AI 시대를 맞아 피상적으로 AI 도구만 강조하는 교육에 치우치면 안 된다. 아이들이 AI에서 어떤 본질에 집중해야 하는지, AI가 한 아이의 적성 계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하고 실무와 활동 중심의 교육 정책을 폈으면 한다. 그것만이 뒤처진 AI 전쟁에서 한국 AI 인재가 피어날 수 있는 희망이다.
도덕성도 흠결이 없어야 한다. 도덕성은 전제 조건이다. 모든 정부 인사에게 도덕성이 요구되지만 교육부 장관은 더 특별하다.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이 비도덕적이면 그가 펴는 교육 정책은 인정받을 수 없다.
교육부 장관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념이나 사상에 치우쳐서도 안 된다. 교육부도 행정부 소속이므로 정부와 당연히 발은 맞춰야 하겠지만, 교육은 언제나 가치 중립적이고 이념 중립적이 되게 노력해야 한다. 장관이 개인적 이념이나 신념만 앞세우면 교육은 정치적 논쟁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다. 진보·보수 정권 모두에서 논란이 됐던 역사 교과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교육 현장이 이념으로 갈라지면 아이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는다.
교육 분야 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한 분이면 좋겠다. 아무래도 한 분야에만 오래 있다 보면 사고가 경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꼭 교육자 출신만 교육적 혜안이 있으란 법은 없다. 개인적 바람으로는 이전 교육부 장관들보다 다소 젊었으면 한다. 연륜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40~50대 장관이 지닌 창의적 사고가 교육 현장을 어떻게 바꿀지 궁금하다.
끝으로 현장과의 소통 능력도 중요하다. 교육부가 실효성 있는 정책을 설계하려면 교사를 비롯해 학부모, 학생, 교육청, 민간교육 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고충과 현실을 이해해야 한다.
이번 국민추천제를 기회로 그동안 교육부 장관 자리를 거의 독차지해온 대학교수 등 학계 인물에서 벗어나 교육 정책 감각이 탁월한 교사나 기업가, 사회운동가도 장관 물망에 올랐으면 한다. 만약 행정적,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면 그때 차관이나 정책보좌관 등이 보완하면 된다. 국민 추천도 마무리됐으니 ‘미래를 읽고, 현장을 품을 리더’를 곧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서울 송파구 잠실5단지가 공공임대 785세대를 포함한 총 6387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19일 이날 열린 제5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잠실5단지 재건축사업을 위한 건축·경관·교통·교육·공원 분야를 통합심의해 조건부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결로 잠실5단지 재건축사업은 총 6387세대 규모 공동주택 33개 동과 판매·업무·문화시설을 복합화한 랜드마크 2개 동을 갖춘 지하 4층~지상 65층 규모로 추진된다.
특히 신혼부부를 위한 미리내집 393세대, 주거취약계층의 주거안정과 주거상향을 위한 장기전세주택 392세대 등 공공임대주택 총 785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잠실5단지 재건축사업은 이번 의결로 사업 추진이 본 괘도에 오르게 됐다. 단지는 기존 단조로운 스카이라인에서 벗어나, 층수 변화와 개방감 확보로 다채롭고 조화로운 도시경관이 형성된다.
단지 중심부에는 잠실역과 중앙광장, 한강 수변을 잇는 대규모 녹지 축이 조성된다. 보행 중심의 공공보행축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다. 또한 실내 어린이놀이터, 다함께돌봄센터, 작은도서관, 스마트카페 등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개방형 커뮤니티 시설도 마련된다.
잠실역사거리 일대는 판매, 업무, 문화 기능이 융합된 입체 도시공간으로 재편된다. 인근 롯데타워 등 복합상업시설과 연계를 통해 지역 상권 활성화와 광역중심지로서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잠실역사거리 주변의 보도는 확장되며, 지하철 출입구도 이전된다. 건축물과 도로 사이에 6m의 공지를 확보해 좁고 혼잡했던 보행 공간을 여유롭고 쾌적한 공간으로 바꾼다. 통합심의위원회는 한강변 접근성을 강화해 공공보행통로 위치를 송파대로변으로 바꾸도록 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잠실5단지 재건축사업 통합심의를 통해 지역 여건에 맞는 효율적인 건축계획이 가능해졌다”며 “노후 아파트 단지의 주거환경 개선과 공공성 확보로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