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9일 법원의 윤 전 대통령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특검팀 소속 검사 10명을 투입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브리핑을 하고 “박억수 특검보와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 등 총 10명이 영장심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장심사는 이날 오후 2시15분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서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등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 등이 있다며 178장 분량의 파워포인트(PPT) 발표도 준비했다.
검사 10명이 윤 전 대통령의 혐의별로 담당을 나눠 재판부에 구속 필요성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박 특검보는 밝혔다.
특검팀은 영장심사에서 12·3 불법계엄이 모의됐던 대통령실 폐쇄회로(CC) TV 영상 등 영상 증거는 재생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박 특검보는 전했다.
이어 박 특검보는 “특검은 심문에 오로지 증거와 법리로 임하고 있다”며 “심문이 종료되면 영장 발부 (여부 결정) 전까지 (윤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뒤 영장심사가 열리는 321호 법정 옆 대기실에서 법정 인치를 위한 구인영장을 집행했다.
박 특검보는 이에 대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경호처와 협의를 통해 동선을 최소화하고 집행이 원활한 곳으로 (집행 장소를) 정한 것”이라고 했다.
“부담이라뇨. 선생님과 연주하는 것은 언제나 저에겐 축복입니다.”
사제지간인 피아니스트 손민수와 임윤찬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두 사람은 오는 12일 아트센터인천, 1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14∼15일 공연은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의 하나다.
임윤찬은 8일 e메일 인터뷰에서 “함께 연주한다는 것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인 동시에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 둘이 만나서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 “전혀 다른 두 명의 인격체가 만나 많은 시간 고민하고 사투해서 얻어낸 음악 그 자체로 이 연주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민수는 “듀오 리사이틀에서 연주자로서 가장 중요한 점은 다른 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면서 “두 사람의 음악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한다는 것은 혼자만의 시간이 익숙한 피아니스트들에게는 공감과 신뢰가 요구되는, 낯설지만 소중한 여정”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7년 13살이던 임윤찬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원 입학해 손민수를 사사하면서 시작됐다. 손민수는 2023년 9월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NEC) 교수로 자리를 옮겼고 임윤찬도 뒤이어 한예종에서 NEC로 학교를 옮겼다.
스승과 제자는 이번 세 차례 연주에서 브람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교향적 무곡’, 슈트라우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장미의 기사 모음곡’을 연주한다. 두 사람은 오는 25일(현지시간)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함께 무대에 오른다.
손민수는 “어떤 것이 ‘좋은 음악’이며 ‘좋은 연주’인지에 대한 서로의 관점을 나누고 되짚으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특별한 기준이 있었다기보다는 서로의 음악이 자연스럽게 만나 하나의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음악, 그리고 두 사람 모두에게 진심으로 소중히 여겨지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완성되었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어릴때부터 제 마음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곡들을 지금 꺼냈다”면서 “어떤 연주를 하고싶다기 보단 그냥 함께 노래하고 싶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무 개의 손가락이 만들어내는 이상적인 듀오 리사이틀은 어떤 것일까. 임윤찬은 “서로 기계적으로 잘 맞기만 하는 듀오는 어서 끝나기만을 바라는 지루한 연주가 될 수 있고 두 연주자가 각자 에너지와 개성 넘치는 연주를 하지만 앙상블과 합에 균열이 있다면 듣는 사람이 괴로울 것”이라면서 “적어도 피아노가 노래하게 만들어야 좋은 듀오일 것 같다”고 말했다.
손민수는 “피아노는 혼자서도 세상의 많은 소리를 담을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하지만, 두 대가 함께할 때는 서로 다른 영혼이 하나의 하모니로 노래하는 순간이 생겨난다”면서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내는 서로의 울림을 귀기울여 듣고 서로를 비추며 함께 노래하는 것이 듀오 리사이틀만의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음악가가 한 명 더 있다. 임윤찬이 극찬해온 작곡가 이하느리(19)다. 손민수와 임윤찬이 이번 듀오 리사이틀에서 연주할 슈트라우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장미의 기사 모음곡’은 이하느리가 편곡한 버전이다. 임윤찬은 “슈트라우스 편곡이 정말 마음에 든다”면서 “뛰어난 작곡가인 하느리가 직접 편곡을 해주었다는 것 자체로 영광”이라고 말했다.
스승과 제자는 서로에게 각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손민수는 “윤찬이가 무대 위에서 마치 시간과 공간을 새로이 그려내는 사람처럼, 듣는 이들의 호흡을 단숨에 끌어당기는 그 마법 같은 순간들을 참 좋아한다”면서 “무대 밖에서는 제게 늘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해주는 존재”라고 말했다.
임윤찬은 “어느 것 하나를 꼽을 수가 없을 정도로 선생님은 제 인생과 음악 모두 다, 절대적이고도 전반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재구속되면서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여사 관련 사건은 특검 수사대상만 16개다. 김 여사는 특검 수사기간 여러 차례 불려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은 수사 준비 기간에 김 여사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갱신했다. 소환조사 일정은 계속 조율 중이라고 한다. 아직 김 여사에게 직접 소환 일정과 관련한 연락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소환조사는 윤 전 대통령 수사처럼 수사 초반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통상 주변 참고인과 피의자들을 조사한 뒤 사건의 정점인 핵심 피의자 조사와 신병확보에 나서지만, 이번엔 그 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다루는 김 여사 관련 수사 중 명태균 게이트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은 이미 기존 검찰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돼 있는 상태다. 김 여사를 직접 조사할 단계에서 사건들이 특검으로 넘어간 만큼 김 여사를 부르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선 ‘강제수사 1호’인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가 가장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고발한 삼부토건 관련자들을 중심으로 소환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날 이일준 현 삼부토건 회장과 조성옥 전 회장을 소환조사한 특검팀은 조만간 김 여사 등 핵심 인물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 임원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 이종호씨 등이 김 여사와 함께 주요 조사 대상자로 꼽힌다. 삼부토건 수사는 김 여사의 소환조사를 앞둔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함께 ‘주가조작 의혹 수사’로 묶여 한꺼번에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 이 경우 이르면 이달 안에 소환조사할 가능성도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명태균 게이트 수사도 개시했다. 지난 8일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의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 관련자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 업무방해 혐의가 적시됐다.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피의자로 돼 있다. 공천개입 의혹으로는 윤 전 대통령도 소환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재구속돼 소환조사가 용이해졌다.
특검팀은 특검법에 명시된 16개 수사대상 외에도 인지 수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증거나 정황을 확보하면 김 여사 일가 등을 중심으로 추가 강제수사에도 나설 수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후원업체 사건을 살펴보다 이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IMS 모빌리티(옛 비마이카) 대기업 거액 투자’ 관련 이상 투자거래를 인지해 수사에 착수했다. ‘김 여사의 집사’로 불리는 김모씨(47)가 지난 4월 해외로 도피한 것을 확인하고 여권 무효화 검토 등 본격 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코바나컨텐츠 관련 의혹 수사와 관련해 “과거 수사기록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