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 수준으로 대폭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영향 등 어려워진 대내외 여건을 반영해 정부가 당초 염두에 뒀던 0%대보다는 소폭 높다.
31조원가량의 추가경정예산안 효과 등을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7~8월 중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보여주는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 내외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내부적으로 올해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선 직후인 지난달 5일 열렸던 국무회의 회의록을 보면 당시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작년 말에 제시한 정부의 경제전망은 국내총생산(GDP) 1.8% 성장 수준인데 현재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했을 때 1% 미만으로 재조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지난 1월 ‘2025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1.8%를 전망한 이후 이보다 하향한 수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관세 협상 결과 따라 ‘성장률 좌우’…기재부 “AI 경쟁력으로 승부 봐야”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추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건설경기 침체에 미국 관세 영향으로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낮췄다. 같은 달 KDI도 0.8%를 전망했다. 주요 경제전망 기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0%다.
기재부는 지난 4일 국회를 통과한 2차 추경 효과가 반영되면 성장률은 소폭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2차 추경 발표 당시 올해 성장률을 0.1%포인트가량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추경에 따른 직접효과 이외에 새 정부 정책 의지나 소비자, 기업, 국민 등의 경제심리에 미치는 간접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차 추경으로 최대 0.32%포인트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성장률 전망치는 추계 전”이라며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올해 실질GDP 성장률 전망치를 모처럼 상향 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IB 8곳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월 말 평균 0.8%에서 6월 말 0.9%로 0.1%포인트 높아졌다. IB들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안정성과 적극적인 확장재정 기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완화에 따른 수출 개선 기대 등을 반영해 경제전망을 다소 긍정적으로 바꿨다.
올해 성장률은 대외 요인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성장률이 큰 폭으로 오르거나 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 책정된 상호관세율이 10~20% 수준에서 60~70%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관세율은 수출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만큼 대미 관세율이 어느 수준에서 결정되느냐에 따라 성장률 전망치는 실제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기재부는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부양보다는 첨단기술 경쟁력과 고부가 생산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인공지능(AI) 사업 등 잠재성장률 3% 달성을 위한 대책을 담을 예정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는 ‘3%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판단, 이를 위해 전 부처 차원의 총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기재부는 로봇·자율주행차처럼 물리적 형태가 있는 곳에 AI 시스템을 적용하는 ‘피지컬 AI’ 등 체감할 수 있는 사업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7일 “대통령 업무지시를 받았다”며 “(방송3법 관련) 방송통신위원회 위원회안을 만들어서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방송3법이 국회 절차를 거쳐서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법제화된다면 방통위는 후속 조치를 만들고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저는 대통령 직속 방통위원장으로서 대통령 업무 지시를 받았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방송장악과 언론장악에 대해 관심이 없다, 방송 장악, 언론 장악할 생각이 없으니 방통위에서 위원회안을 만들어보라’고 업무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따라 저는 사무처에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비롯해 여러 사례 연구를 하라고 했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서 방통위 위원회안을 만들어서 대통령께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이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관한 방통위의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언제 해당 지시를 했느냐는 질문에 “제가 국무회의에서 있었던 발언을 이 자리에서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이 정부는 방송 장악 언론 장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 그래서 방통위 안을 만들어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내가 스스로 방송 3법 논의를 중단시켰다’ 이런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저는 당연히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그 지시에 따라 안을 만들라고 사무처에 이야기했다”며 “국정기획위원회하고 타이밍이 조금 맞지 않아서 여당 내에서 어떤 소통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업무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과방위원장인 최민희 위원장은 이 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방송 3법에 대해 이 위원장에게 대통령이 방통위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발언에 대해 즉시 확인했다”며 “현재 확인은 되지 않는 사항이다. 그리고 별도 지시 사항이 내려온 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8일 납북자가족모임의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 노력에 납북자가족모임이 공감하고 이에 호응한 것에 대해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납북자 문제는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국가의 기본적 책무”라며 “앞으로 납북자 단체들과 긴밀히 소통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는 이날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한반도생태평화 종합관광센터 2층 야외 쉼터에서 파주시와 함께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선언할 예정이다.
연합회는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납북자 가족을 직접 만나 위로를 건네면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합회는 지난달 24일 김남중 통일부 차관의 위로 전화를 받은 뒤부터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검토해왔다. 같은 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도 통화했다.
연합회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공개 살포 행사를 진행했지만,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접경지역 주민 등에게 가로막혀 중단됐다. 지난 5월8일 강원 철원군, 6월2일 파주 접경지 등에서 대북전단을 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