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푸를 수 있을까.”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타히티의 바다를 보는 순간, 이 같은 생각이 절로 떠오른다. 타히티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서전을 쓰기 위해 머문 곳으로 유명하다.
이번주 EBS1 <세계테마기행>은 바로 이곳, 타히티로 떠난다. 타히티 민속춤 전문가인 김진아씨가 큐레이터로 함께한다. 8일 방송되는 2부에서는 ‘태평양의 진주’ ‘지상 최고의 낙원’으로 불리는 보라보라섬으로 향한다.
보라보라섬은 수심에 따라 물 색깔이 달라지는 그러데이션 바다를 자랑한다. 이는 독특한 지형 때문이다. 바닷속에서 솟아오른 화산으로 탄생한 섬인데, 마지막 분화 이후 섬의 일부가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주변에 산호초가 자라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쌓인 산호가 섬을 감싸고, 그 안에 투명한 얕은 바다가 생겨났다.
오버워터 방갈로는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숙소다. 언제든 눈앞에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에 풍덩 빠질 수 있다. 카누를 탄 직원이 배달해주는 조식도 특별하다. 파란색이 춤추는 땅 타히티로 떠나보자. 오후 8시40분 방송.
아무것도 없는 곳에 나 홀로 집을 지어 봅니다. 바람소리 벌레소리 들으며 흘러가는 구름과 별들을 바라봅니다. 그러다 심심하면 하나둘씩 집을 꾸며 봅니다. 처마도 만들고, 풍차도 만들고, 테라스도 만들어 봅니다. 이것저것 뚝딱뚝딱 어설프게 만들면서 나만의 집을 만들어 갑니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리고, 다른 사람 눈치도 안 보고, 오로지 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깁니다. 그러나 며칠도 못 가서 지루해 하고, 사람들과 같이 있고 싶어 할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혼자와 적당히 같이가 잘 섞여 사람이 살아가나 봅니다.
베트남 교민 1만4000여명이 살고 있는 부산에 베트남 총영사관이 들어선다.
부산시는 지난 4일 시청사 국제의전실에서 박형준 시장과 도안 프엉 란 신임 주부산 베트남 총영사가 양국 간 우호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6일 밝혔다. 최근 부산을 찾은 도안 프엉 란 총영사는 부산 내 총영사관 개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접견은 총영사 취임 인사와 함께 부산과 베트남 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서울 종로구에 베트남 대사관이 있고, 지역 내 총영사관은 없다. 부산과 광주·전남에 명예총영사관이 있지만 비영리·비상근 형태의 조직이다. 부산에 베트남 총영사관이 들어서는 것은 처음이다.
부산에는 현재 1만4000여명의 베트남인이 살고 있다. 국적별 외국인 거주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다수가 유학생, 근로자, 결혼이민자이다.
박 시장은 “총영사관 개설은 베트남 정부가 부산에 보내는 신뢰의 상징으로 부산시도 이에 부응해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 지진과 관련해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1심 판단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지진이 국가의 지열발전 사업으로 촉발된 것은 맞지만 관계기관의 고의·과실이 없다는 취지다. 항소심 판단의 문제점을 살펴보겠다.
재판부는 지진이 촉발 지진에 해당하나 유발 지진과 차이가 있다고 봤다. ‘사이언스’는 이 판단과 달리 원인이 지열발전을 위한 시추·물 주입으로 분석된다는 논문 2편을 실었다. 한국 연구팀은 포항 지진에 프로리치 진단법을 적용해 물 주입과 지진 시간, 주입정과 진앙 거리, 주입정과 진원 깊이, 주입정과 단층 위치의 일치를 확인해 유발 지진임을 입증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고도의 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업단의 재량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관리할 수밖에 없다며 지진을 사전에 예측·통제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했다. 아시아 최초로 심부 지열발전 방식을 채택한 포항 지열발전소는 지열발전 건설 기술 수준이 낮았고 안전 관리도 부재했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은 포항 지진이 정량적으로 예측 가능한 지진임을 밝혀낸 논문을 게재했다.
재판부는 부지 선정 과정에도 위법이 없다고 했다. PX-2 시추 과정에 지하 3800m 지점에서 이수(泥水)가 집중 유실됐고 단층비지대(단층 활동 결과로 암석 등이 부서져 생긴 점토)도 확인됐다. 단층 활동이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사업단은 비용 문제를 들어 지진 위험성 검토를 생략했다. 지하 4200m 지점에서 추가 이수 누출로 또 다른 추정 단층이 나타났지만 정밀조사는 생략했다.
재판부는 포항 지열발전 수리자극 과정에서 주입된 물 양이 외국의 다른 지열발전에서 주입된 양보다 현저히 적고 포항 지열발전으로 인한 미소지진이 맥가르 이론 범위에 부합한다며 추가 분석 필요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응력이 쌓인 단층에 직접적으로 물이 주입되면 이론적으로 예측한 것보다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재판부는 지진이 5차 수리자극이 끝난 때로부터 약 2개월이 지난 후 갑자기 발생했다며 신호등 체계의 미준수 때문이 아니라고 봤다. 암석이 응력을 받아 균열돼 체적이 증가하는 현상인 다일레이턴시가 발달할수록 물이 균열을 메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증대한다.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한 국제 연구팀도 “유발 지진은 물 주입이 끝난 뒤 며칠에서 몇달 뒤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규모 3.1 지진이 발생했을 때 물 주입을 중단하고 정밀조사를 실시했다면 포항 지진을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재판부는 스위스 바젤과의 지질적 차이 등을 이유로 이조차 부인한다.
지열발전 주관사인 넥스지오 행태도 문제가 많다. 지진 원인으로 지열발전소를 지목한 이진한 교수를 고려대 윤리위원회에 자료 무단 도용 혐의로 제소했고 사이언스에도 논문을 내려달라고 했다. 지진 발생 직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넥스지오에 대해 2023년 2월 법원은 책임을 묻기보단 업체로선 ‘무사하게도’ 파산을 선고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