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이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모처럼 상향 조정했다.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IB 8곳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월 말 평균 0.8%에서 6월 말 0.9%로 0.1%포인트 높아졌다.
바클리가 1.0%에서 1.1%로,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0.8%에서 1.0%로, UBS가 1.0%에서 1.2%로 각각 전망치를 조정하면서 평균치도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1.1%, 노무라는 1.0%, HSBC는 0.7%, 씨티는 0.6%, JP모건은 0.5%를 각각 유지했다.
IB들의 올해(2025년) 성장률 전망 평균치가 상향 조정된 것은 지난해 2월(2.1→2.2%)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은 내리 하향 조정되거나 변동이 없었다.
IB들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안정성과 적극적인 확장 재정 기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완화에 따른 수출 개선 기대 등을 반영해 경제 전망을 다소 긍정적으로 바꿨다. 특히 1·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를 고려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 외신 인터뷰에서 “추경 패키지가 올해 성장률을 약 0.2%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IB들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예상보다 늦출 수 있는 점은 성장에 부담을 주는 변수로 언급했다. 한은도 최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가계대출이 8∼9월 중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며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가 주택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다음 달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이달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경제전망 없이 기준금리만 결정한다.
3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마련한 ‘조 말론 런던 팝업스토어’에서 모델들이 조 말론 런던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의 아파트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해 어린이 2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또 발생했다.
3일 부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2일 오후 10시58분쯤 부산 기장군 기장읍의 한 아파트 6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아파트 맞은편에 있는 빌라 주민이 검은 연기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관이 출동해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거실과 현관 중문 앞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A양(9)과 동생 B양을 발견했다. 119 구조대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자매는 끝내 숨졌다.
불은 오후 11시33분쯤 진화됐다. 이 아파트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2007년 준공한 13층짜리 공동주택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은 아니었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 당시 부모는 외출한 상태였다. 자매는 화재 발생 전 부모가 운영하는 가게에 있다가 이모집에 들렀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오후 10시22분쯤 귀가했다. 이 아파트에서는 이날 오후 7~8시 사이 두세 차례 정전이 일어났다. 정전이 벌어진 원인은 명확하지 않았다. 관리사무소 측이 정전 수리를 위해 전기 기사를 불렀고, 오후 9시50분쯤 복구 작업을 마쳤다. 이후 약 1시간 뒤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실의 에어컨 주변에서 최초 발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발화 지점과 원인을 찾기 위해 정밀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산에서는 이번 화재와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월24일 개금동에서 부모가 야간 근무를 하러 나간 사이 아파트에서 불이나 11세·7세 자매가 숨졌다.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61·사진)가 국내 과학기술 분야에서 가장 권위 높은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3일 황 교수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기존 메모리 반도체를 뛰어넘는 새로운 소자인 ‘저항 스위칭 메모리’의 작동 원리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D램은 한정된 부피에 전자를 저장해 정보를 처리한다. 하지만 소자 크기가 계속 줄어들면서 전자를 저장할 부피도 축소됐고, 이에 따라 성능 향상에도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 저항 스위칭 메모리는 전자의 양이 아닌 산화 물질 등을 사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신개념 기술이다.
해당 연구는 2010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발표된 뒤 현재까지 학계에서 2450회 이상 인용됐으며, 저항 변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인용 빈도수 상위 5번째 논문 자리에 올랐다.
황 교수는 또 세계적인 공신력을 갖춘 과학기술인용색인(SCI) 논문 750편을 발표했으며, 특허 출원·등록 227건, 기술 이전 16건도 기록했다고 과기정통부는 전했다.
황 교수는 최근에는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뉴로모픽 반도체’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뉴로모픽은 인공지능(AI) 기술과 맞닿아 있다. 지금의 AI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방식을 쓴다. 하지만 뇌는 추상적 사고를 통해 답을 낼 수 있다. 무조건 많은 데이터를 모으지 않아도 효율 높게 작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황 교수는 “뇌를 닮은 기술을 만드는 핵심은 뉴로모픽 반도체”라며 “(데이터를 다량으로 모으지 않는 만큼) 현재보다 전력 소모량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발전에서 큰 걸림돌로 인식되는 전력 문제의 돌파구를 뉴로모픽 반도체로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되는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대회’에서 황 교수에게 대통령 상장과 상금 3억원을 수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