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중 통일부 차관은 28일 ‘제1회 6·25전쟁 납북자 기억의 날’ 기념식에서 “남북의 분단으로 인해 발생한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자 과제”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전시납북자 문제는 분단과 전쟁의 가장 어두운 그늘”이라며 “납북된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고 응어리진 마음을 치유하는 일은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간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해서는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에서 통일부는 다시는 전쟁의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차관은 “북한과의 소통 창구를 열고 대화를 재개하면서 민족 분단과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며 “적대와 대결에서 화해와 협력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분단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전시납북자 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6·25전쟁 납북자 기억의날’은 지난해 말 6·25납북자법이 개정되며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달 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지난 4일 취임한 이 대통령의 취임 30일째인 날에 여는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전임자인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 100일에 맞춰 공식 기자회견을 했던 것에 비해 두 달 이상 이른 것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자회견 제목은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며 이 같은 대통령 기자회견 개최 계획을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차 소환조사 일정을 7월3일 이후로 조정해 달라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요청했다. 앞서 특검은 28일부터 29일 새벽까지 이어진 1차 조사를 마친 뒤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30일 오전 9시 다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제아무리 무던해 보이려 애써도 ‘유난하다’는 평가를 듣는 지점이 한두 개쯤 생긴다. 나에게도 그런 면이 있다. 금속 그릇에 금속 수저를 쓰는 식당에 가면 싫은 티를 내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먹는다. 금속끼리 부딪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양 팔뚝에 소름이 돋고 머리 가죽이 쭈뼛 서지만, 어디까지나 내 사정이다. 그런 연유로, 집에서 식사할 때는 나무 수저를 쓴다. 나머지 밥주걱, 뒤집개, 볶음용 주걱 같은 주방 도구도 대부분 원목 소재다. 스테인리스 소재로 된 것은 국자나 칼, 채칼 정도이다. 스테인리스에 비하면 관리가 귀찮지만 불만은 없다. 금속 맛도, 소리도 없는 편안한 식사에 그저 고마울 뿐이다.
나무 식기는 사용 후 즉시 씻는다. 천연 수세미를 사용하면 나무를 긁지 않고 부드럽게 세척할 수 있다. 소독은 식초 섞은 물에 몇분 담갔다 헹구는 것으로 족하다. 끓인 물을 부어 소독하는 것은 나뭇결이 뒤틀려 수명을 단축할 수 있어 지양한다. 씻은 식기는 바람이 통하는 체망에 펼쳐서 건조한다.
흠집이 많은 나무 식기는 수리해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사포로 갈아 매끈하게 만들고, 생들기름을 발라 코팅해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150방 이하 거친 사포를 손에 맞게 잘라 식기의 흠집이 사라질 때까지 문지른다. 가장자리 부분의 손상이 심하다면 사포를 바닥에 놓고 힘주는 손에 식기를 쥐어 문지르는 편이 수월하다. 작업할 때 사포 뒤에 청테이프를 바르면 종이 사포라도 잘 찢어지지 않고 작업대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흠집을 없앴다면 고운 사포를 사용해 일어난 표면을 다듬는다. 2차로 중간 단계의 사포(220방 정도)를 쓴 후, 400방으로 마무리하면 제법 매끈한 표면을 얻을 수 있다. 심하게 상한 경우에는 카빙 나이프나 전동 조각기의 힘을 빌리기도 하지만, 역시 마무리는 사포로 해야 제맛이다.
깨끗한 천 조각에 생들기름을 찍어 나무에 고루 바른다. 플라스틱 성분이 섞인 천은 마찰로 인해 미세플라스틱이 남을 수 있어 면이나 리넨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름을 바를수록 나무의 색은 깊어진다. 아무리 저렴한 식기라도 사포질하고 기름을 먹인 것은 빛이 다르다. 조각 전문가가 직접 깎아 만든 식기처럼 고풍스러운 멋이 깃든다. 흡수되지 않은 기름을 천으로 가볍게 닦아내고 하루 두었다가, 다음날 두 번째로 기름을 먹여 건조하면 수리는 끝이다. 정기적으로 기름을 먹이면 식기의 내구성이 높아진다는데, 나는 부지런하지 못해서 흠집이 눈에 띌 때에야 수리를 한다.
‘그냥 편하게 금속 수저를 쓰지 그래’라고 말하고 싶은 지인들의 속내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일상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먹는 일’만큼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편안히 즐기고 싶다. 수고스럽지만, 이런 수고는 달갑기도 하다. 나를 먹이는 식기를 직접 돌보고 관리하면서 삶에 대한 애정을 되새긴다. 기호와 불편을 감출 필요 없는 집에서의 일상이, 눈치 보는 바깥의 나를 다독인다. 이곳에서는 얼마든지 유난스러워도 괜찮다고.
내란 특별검사로부터 소환조사 통보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수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소환에 당당히 응하겠다”면서도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게 해달라”는 조건을 달았다. 특검 측이 “특혜를 줄 수 없다”며 거부한 뒤에도 변호인단은 “일단 지하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3개 특검 수사가 모두 본인을 겨누는 만큼 윤 전 대통령이 초반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전 대통령이 법 기술을 총동원해 특검 수사에 어깃장을 놓으면서 양측의 ‘강 대 강’ 대치가 계속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오는 28일 오전 10시에 서울고검에 가긴 하되, 지하주차장에서 ‘문을 열어주면 조사를 받으러 올라가겠다’고 요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검 측에서 이미 비공개 출석은 안 된다고 못 박았지만 ‘지하 출입’을 강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사를 하루 남긴 27일에도 “출석이라는 의미는 고검까지 가겠다는 의미”라며 특검 측과 출석 방식이 협의되지 않아도 일단 서울고검에 가겠다고 재차 밝혔다.
그간 양측은 ‘첫 소환조사’를 두고 출석 방식과 일시 등에서 건건이 대립하며 신경전을 이어왔다. 먼저 특검이 지난 24일 체포영장을 청구하자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사에 응하려고 했다”고 반발했다. 이에 법원도 윤 전 대통령이 조사에 출석하려 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체포영장을 기각했다. 특검은 영장이 기각되자 곧바로 ‘28일 오전 9시에 서울고검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윤 전 대통령 측 입장이 달라졌다. 변호인단은 “비공개 소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사실상 말을 바꿨다. 건강상 이유를 들어 조사 시각도 오전 9시가 아닌 오전 10시로 미뤄달라고 요구했다. 특검 측은 소환 시각을 10시로 조정했지만 “지금까지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노무현 전 대통령 어느 누구도 지하주차장을 통해 들어온 적은 없다”며 허용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체포영장을 다시 청구할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윤 전 대통령 측을 압박했다.
사실 소환조사의 일시·장소가 모두 공개된 상황에서 ‘지상이나 지하 중 어느 쪽으로 출입하느냐’는 건 조사의 실질과는 무관한 문제다. 윤 전 대통령 측도 이런 상황을 모르지 않는다. 윤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조사를 받는 시간과 장소가 이미 공개된 마당에 (피의자) 인권 보호 차원에서 출석 장면이 공개되는 것만 막아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윤 전 대통령 측이 “특검과의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 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윤 전 대통령으로선 특검 소환조사가 처음이지만 향후 수차례 소환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재구속까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초반부터 특검보다 우위에 있거나 적어도 대등한 위치를 점하려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형사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김한규 변호사(법무법인 공간)는 “검찰 출신이고 수사 경험도 많은 윤 전 대통령으로서는 기싸움에서 밀리기 싫다는 마음이 클 것”이라며 “만일 이번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서 특검이 다시 체포영장을 청구했을 때 ‘우리는 분명 조사를 받으려고 했는데 거부당했다’는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내란 특검뿐 아니라 김건희 특검이나 채해병 특검에서도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저자세로 조사를 받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선 특검 쪽에서도 더 강하게 압박 수사를 하면서 ‘강 대 강’ 대치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윤 전 대통령으로서는 마지막 자존심이겠지만 국민들에게는 피로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