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이 위기를 맞고 있다. 안방에선 쫓기고 해외 판매는 뒷걸음질치는 모양새다. 글로벌 통상전쟁과 전기차 수요 둔화 등 복합 위기에 맞닥뜨린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유럽에서 모두 44만5569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시장에서 팔린 자동차가 557만2458대로, 전년 동기 대비 0.1% 성장한 것과 대비된다. 시장 점유율도 현대차는 지난해 1~5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9%, 기아는 0.1%포인트 내린 4.1%를 기록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 후폭풍으로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유럽 등 해외로 눈길을 돌리면서 세계 곳곳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가격 할인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수익성은 점점 나빠지는 형국이다.
국내 시장도 사정권이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잇달아 신차를 선보이며 안방을 노리고 있어, 터줏대감 현대차그룹이라고 해서 마냥 ‘절대 강자’ 지위에 안주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BYD(비야디)가 아토3에 이어 중형 전기 세단인 실(SEAL)의 국내 출시를 기정사실로 했고,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쿠페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폴스타4의 2026년형 모델을 공식 출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도 2026년이 브랜드 역사상 가장 많은 신차가 한국 시장에 쏟아지는 해가 될 것이라며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한 상태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대차그룹이 산토끼도 못 잡고, 집토끼(국내 시장)마저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해외 진출에 따른 국내 산업 공동화, 일자리 붕괴, 부품 산업 위축 등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관세 충격에 따른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현대차의 목표 주가를 31만원에서 26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그룹으로선 당장 다음달 8일로 유예가 만료되는 상호관세 협상의 결론이 어떻게 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K-자동차, 대한민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호소했다. 새 정부 출범 후 각종 산업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지금이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에 따른 움직임이다.
강남훈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 회장은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의 산업’으로 약 150만명에 이르는 직간접 고용을 창출하며 우리 경제의 핵심축 역할을 해왔다”면서 “지금과 같은 전환기에는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곧 국가 제조업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다음 달 초 자신의 90세 생일을 앞두고 후계자 문제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해 중국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티베트 자치구의 경제적 성과를 강조하며 주민들에게 ‘민족 단결’을 주문했다.
신화통신·중국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30일 시 주석이 최근 티베트자치구 린즈시 바이구 가라촌 주민들이 보낸 편지에 답장을 보냈다며 편지 전문을 게재했다. 시 주석은 “마을의 수입이 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공산당을 따르면 행복할 것”이라며 “민족 단결을 굳건히 지키고 더 나은 삶을 창조하고 설원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하고 ‘복숭아꽃 마을’이란 브랜드를 빛나게 해 조국의 변방 건설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야생 복숭아밭 풍경으로 유명한 가라촌은 시 주석이 2021년 7월 방문한 이후 복숭아 농업, 복숭아 가공식품 산업 등을 결합한 관광지로 개발됐다. 주민들이 집단으로 소유한 토지, 임야 등을 관광 자원과 시설로 활용해 수익을 나눠 가졌다. 현재 중국 농촌 전역에서 진행되는 사업인데 이 마을은 시 주석 방문으로 명성을 얻고 ‘티베트 통합’이란 상징적 의미를 얻으면서 더욱 추진력을 얻었다.
신화통신은 ‘복숭아꽃 경제’ 덕분에 마을의 소득이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마을 지도자에 따르면 지역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4만위안(약 754만원)을 넘어섰으며 여러 가구가 새집으로 이사하고 새 차를 샀고, 10명의 아이들이 베이징, 청두, 장쑤성 등지에서 고등교육을 받았다.
시 주석의 편지 공개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망명 생활 중인 제14대 달라이 라마 톈진 갸초가 후계자 발표를 예고한 시점이 임박한 가운데 이뤄졌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티베트 종교 지도자인 라마들은 다음 달 2일부터 인도 히말라야 산악지역에 모여 종교회의를 연다. 개회식에서 달라이 라마 영상 메시지를 공개할 계획이다. 메시지에 담길 내용은 다음달 6일 90세 생일을 맞는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 문제일 것으로 추정된다.
티베트 불교 전통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사망 후 어린아이로 환생한다. 이 전통에 따라 14대 달라이 라마는 1937년 두 살 나이에 환생자로 인정돼 1940년 즉위했다. 청의 속령이었던 티베트는 신해혁명 이후 독립 상태였다. 1950년대 국공내전에 승리한 공산군이 진주하면서 중국의 영토가 됐다. 1959년 중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봉기가 실패하자 달라이 라마를 비롯해 주요 지도자들은 인도로 망명했다.
신중국 건국 이전부터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였던 달라이 라마의 사망은 중국 정부의 티베트 통치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 문제를 기회로 삼아 티베트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시 주석은 지난 6일 베이징 중난하이 집무실에서 중국 정부가 티베트 불교 2인자로 인정한 판첸라마 기알첸 노르부를 만났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 3월 출간한 자서전에서 “달라이 라마는 자유가 없는 땅에는 환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아닌 자유 세계에 환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지정한 후계자를 거부하라는 메시지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를 분리주의자라고 규정하며 비난했다.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 문제와 관련해 양면책을 쓰고 있다. ‘복숭아꽃 마을’ 사례처럼 중국공산당의 통치를 따르면 경제적 기회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분리, 자치, 완전한 종교적 자유 요구에는 강경하게 대응한다. 천원칭 중국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중앙서기처 서기는 지난 13~15일 티베트족이 다수 거주하는 칭하이성을 시찰하며 “민족 분열 행위를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용이 급증한 일회용 마스크가 토양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국제 공동 연구결과가 나왔다. 마스크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과 화학 첨가제가 땅속 생물의 번식력을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30일 환경에너지공학과 김태영 교수 연구팀이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과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가 토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사용 후 버려진 마스크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과 화학 첨가제는 토양 생물인 ‘예쁜꼬마선충’의 생식력과 대사 체계를 교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 크기의 예쁜꼬마선충은 토양에 널리 서식하며 농작물 영양공급과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KF94와 방진용, 의료용 등 3종류의 마스크에서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을 표준 토양에 혼합해 선충의 생식력과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실험 결과 KF94와 방진용 마스크의 미세플라스틱 비율이 0.3%로 설정된 토양에서 선충의 번식력이 크게 감소했다.
KF94 마스크가 섞인 토양은 33%, 방진용 마스크가 섞인 토양에서는 46%까지 부화한 선충의 유충이 줄어들었다. 의료용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KF94와 방진용 마스크가 섞인 토양의 선충에서는 폴리아민 생합성 경로에도 변화가 생겼다. 폴리아민은 생물의 성장과 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유전자 조절에 관여한다.
선충의 생식력을 감소시킨 KF94와 방진용 마스크에서는 모두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사용하는 화학 첨가제인 프탈레이트가 검출됐다. 연구팀은 내분비 교란 물질로 알려진 프탈레이트가 생식력 저하의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태영 교수는 “마스크의 미세플라스틱과 화학 첨가제가 토양 생물에 미치는 생물학적 독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면서 “마스크 폐기물의 장기적인 환경 영향을 평가하고 친환경 소재 개발과 처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독성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생태독성학과 환경 안전’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