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폰테크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한 지귀연 부장판사와 이에 대한 즉시항고를 하지 않은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고발 사건을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수사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지난 3월 지 부장판사와 심 총장을 고발한 사건을 지난 24일 조 특검팀으로 이첩하기로 결정했다. 공수처는 조만간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등 혐의 사건 수사기록과 함께 해당 고발 사건 기록을 특검에 이첩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지난 3월7일 윤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 결정했다. 지 부장판사는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고, 체포적부심을 위해 수사 관계 서류 등이 법원에 있었던 기간을 구속기간에 포함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날 대검찰청은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인용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석방 지휘했다.
이후 사세행은 지 부장판사가 윤 전 대통령 구속기간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예외적으로 구속취소 결정을 했고, 심 총장은 수사팀 반발에도 즉시항고를 포기해 부하 검사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며 두 사람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도 심 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는 같은 달 이 사건을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대화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약 50분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후 엑스에 “우리 도시와 국민, 교회, 기반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 방공시스템 구입을 논의했다”고 썼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이 장비를 구입하고 미국 무기제조업체들을 지원할 준비가 됐다. 유럽도 도울 수 있다”며 “드론 공동생산 가능성도 논의했다. 우리는 서로를 강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의 참석 뒤 연 기자회견에서 대러 제재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더 보내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4월 26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 전 약 15분간 독대한 이후 2개월 만이다. 이들의 2월 28일 백악관 회담은 파국으로 끝났고, 이달 17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예정됐던 자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무산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월 정상회담 파행 당시 미국 일각에서 정장을 입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을 의식한 듯, 이날 회담에서는 좀 더 격식 있는 검정 재킷을 착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길고 실질적인 대화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고 미국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중동의 성공적인 작전을 축하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회담 결과 질문에 “좋은 회동이었다. 그보다 좋을 수는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이 전쟁을 끝내기 아주 좋은 때”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해 이를 끝낼 수 있을지 보겠다”고 말했다.
고려·조선시대 관직 채용 제도 중에 ‘음서제’가 있다. 고위 관직 자손이나 친인척은 과거시험 없이도 관직에 오를 수 있는 특권을 준 것이다. 음서를 통해 벼슬길에 오르는 이는 보통 하급 관리로 임용됐지만, 세습적 특권 보장과 신분제 고착화로 조선 후기엔 사회적 문제로도 불거졌다.
오늘날 음서제와 종종 비교되는 게 2009년 출범한 ‘로스쿨’이다. 대학 졸업생이 진학하는 이 3년제 법학전문대학원을 마쳐야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기회가 부여된다. 국내 25개 로스쿨 수업료(입학금 제외)는 지난해 평균 1450만원(사립대 1700만원, 국공립대 1075만원)이고, 가장 비싼 고려대는 1950만원이었다. 고액의 등록금 외에 입시 컨설팅과 사교육, 정보력, 로펌 인턴십까지 더해져 로스쿨이 특정 계층, 특히 법조인 가문 출신 자녀에게 유리해졌다는 뒷얘기가 끊임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광주·전남 타운홀미팅’에서 로스쿨 제도에 대해 “법조인 양성 루트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로스쿨 제도가 부적절하다는 시민의 문제제기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석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게 ‘사법시험 부활’과 관련해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당부했다.
과거 사법시험은 ‘고시 낭인’을 양산하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지만, 누구나 학력·전공을 떠나 법조계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였다. 그 사법시험을 대체한 로스쿨은 다양한 법조인과 법률서비스를 대폭 늘려 고액의 법률시장을 대중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 하나, 그 이면에서는 비싼 교육비와 높은 진입 장벽으로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은 법조인이 될 기회를 잡기 어려워진 것도 냉혹한 현실이다. 당초의 법조인 대중화 취지와 달리 로스쿨이 능력보다 배경, 기회의 평등보다 기득권 세습 창구로 변질된 ‘현대판 음서제’ 시비의 중심에 서버렸다.
일장일단이 있는 로스쿨과 사법시험의 양자택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대통령의 지시도 로스쿨로 일원화된 법조인 양성 창구를 다양화하든지, 로스쿨의 보완책을 강구해보라 한 걸로 해석된다. 다시 논의가 성숙될지, 어떤 답이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