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이혼 정부가 일본 화학기업 니토덴코의 자회사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노동자 집단해고 사태와 관련해 금속노조·민주노총과 니토덴코 간 대화를 주선하기로 했다. 노동자들이 공장 옥상에서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벌이게 한 ‘난제’가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2025년 제2차 기업책임경영 NCP 위원회’를 열고 민주노총 등이 지난해 10월 니토덴코를 상대로 이의 신청을 제기한 사건에 대해 1차 평가 안건을 심의하고, 조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NCP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설치된 연락사무소로, 회원국의 다국적기업이 가이드라인을 잘 이행하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니토덴코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옵티칼은 2022년 10월 화재로 구미공장이 전소하자 한 달 만에 법인 청산 과정을 밟았다. 당시 희망퇴직을 거부한 17명은 이듬해 2월 해고됐다. 니토덴코는 이후 구미공장의 생산물량을 평택공장인 ‘니토옵티칼’로 이전했지만, 이들을 고용하지 않았다.
금속노조 등은 OECD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OECD 가이드라인은 외국인투자기업이 폐업 등을 검토할 때 이 사실을 노동자와 정부에 알리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사·정 3자가 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NCP는 “니토덴코와 이의 신청인 간 대화를 주선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기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조정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1차 평가는) 피신청인의 가이드라인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는 아니다”라고 했다.
남은 문제는 당사자들이 대화에 참여하고, 합의까지 이뤄질 수 있느냐다.
김한주 금속노조 언론국장은 “그동안 정치권과 관계 기관이 면담을 요청해도 나서지 않는 니토덴코 측이 과연 참여할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 평판이 주요 수단일 수 있을 것 같다”며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평판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대부분은 참여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조정 절차는 규정에 따라 사건 접수일인 지난해 10월23일부터 14개월 이내에 종결된다. 조정 과정에서 양측이 쟁점에 대해 합의하면, 합의 결과를 포함한 성명서를 공표하고 사건을 종결한다.
2020년 이후 부산의 자살률은 지속해서 상승하는데도 부산시는 관련 업무의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시의 자살예방 정책이 후퇴하면서 경찰, 교육청, 일선 학교 등도 덩달아 약화했다. 부산시의 무관심이 최근 학생 3명이 숨진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부산자살예방센터의 사업 예산 2억4000만원이 30%가량 삭감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시는 2022~2024년 매년 2억4000만원을 책정했으나 올해는 1억7000만원으로 7000만원을 삭감했다. 해당 부서에서는 추경예산에 편성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독거노인 방문 서비스, 생명지킴전화 수리, 생명존중문화 홍보, 교사대상 생명존중 전문교육 등의 예산이 반영되지 못했다.
국비 없이 시비 100%로 진행하는 사업으로 유사중복사업이 있다는 이유로 감액한 것으로 알려졌다. 삭감한 7000만원은 각 사업의 인건비로 사업 관련자들은 사실상 사업 중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예산의 30%가량 삭감한 것으로 보이지만 2명의 인건비 삭감은 사실상 사업 중단 선언”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부산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고의적 자해로 사망한 사람 수)은 2019년 30.1로 최근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27.4로 낮아졌으나 2021년 27.7, 2022년 27.3, 2023년 29.1로 다시 높아지는 추세이다. 매년 전국 평균보다 1.7~3.2가량 높다.
보건복지부의 ‘2015~2019년 지역별 자살사망자 동향 분석’에서도 부산은 타 지역과 비교해 ‘여성’과 ‘19세 이하’ 등의 지표에서 ‘높음’으로 평가됐다. ‘높음’은 상위 25% 이내를 말한다.
부산은 ‘자살률 높은 도시’라는 오래된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3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심리적 부검’을 실시했다. 맞춤형 예방으로 자살률을 낮추겠다는 부산시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됐다. 그러나 그 해 실적은 228건으로 2012년 부산지역 자살자 1050명의 21%에 불과했다. 20% 남짓한 심리적 부검으로는 자살자의 심리적 요인과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전형적인 ‘전시성 정책’이었다.
실제로 그후 심리적 부검은 유명무실해졌고 부산시의 관심은 더욱더 약해져 지난해 부산에서 이뤄진 심리적 부검은 8건에 불과했다.
학생 3명이 숨진 고교에서는 4년 전에도 같은 반(무용반)에서 같은 사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12월 이 학교 2학년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고, 경찰은 학업 스트레스 때문으로 결론 짓고 사건을 종결했다. 당시 부산시교육청은 학생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안정화 지원을 한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조치나 대안 마련을 위한 모색은 하지 않았다. 3명 학생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자 학교 측은 4년 전 사건에 대해 ‘쉬쉬’하기에 급급했다.
이 때문에 입시 환경의 구조적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이 학교 학부모회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