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폰테크 목요일인 19일 오후 서쪽 지역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겠다. 중부 지방도 장마철에 들어서겠다.
제주도는 오전부터, 충남권과 전라권, 경북 남서 내륙, 경남 서부 내륙은 오후부터 비가 내리겠다. 수도권과 강원 내륙, 충북은 밤부터 지역에 따라 비가 내리겠다.
이날부터 사흘간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서해5도·강원 내륙·산지 50∼100㎜(많은 곳 120㎜ 이상)다. 이외에 강원 동해안 10∼50㎜, 대전·세종·충남, 충북·경남 서부 내륙 30∼80㎜(많은 곳 충남·충북 북부 100㎜ 이상), 광주·전남·전북 20∼80㎜(많은 곳 전북 북부 100㎜) 이상, 경북 북부 내륙·경북 남서 내륙 20∼60㎜, 대구·경북(경북 북부·남서 내륙 제외)·부산·울산·경남(경남 서부 내륙 제외)·울릉도·독도·제주도 10∼40㎜ 10∼40㎜다.
낮 최고기온은 25∼34도로 예보됐다.
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오르겠다. 최고 체감온도도 31도 이상으로 오르는 곳이 많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좋음’∼‘보통’ 수준으로 예상된다.
서해안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오전까지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검정과 흰색 양말이 ‘기본값’이던 시대는 지났다. 바지 끝단에서 고개를 든 양말은 지금, 옷장 속 가장 실험적인 존재가 됐다.
요즘 세대에게 양말은 자신의 스타일을 드러내는 수단이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에 ‘OOTD’(오늘의 착장)를 올리며 ‘#양말스타그램’ 해시태그로 힙한 디자인의 양말을 강조한 데일리룩을 과시한다. 양말 코디법을 다루는 패션 콘텐츠 역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때 신발과 바짓단 속에 숨겨져 땀 흡수하는 역할에 머물렀던 양말이 이제는 스타일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패션 아이템으로 격상된 것이다.
얼마 전 유명 의류 브랜드가 개최한 2025 F/W 패션위크 현장에서도 양말은 ‘신스틸러’였다. 발렌티노, 샤넬 등은 스팽글·니트·시스루 양말을 구두와 과감하게 매치하며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국내외 스타들도 크리스털 장식이나 네온 컬러 양말로 개성을 드러내며 ‘발끝 패션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양말 시장은 2030년 약 83억7000만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소모품을 넘어 패션계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로 올라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국내에서도 양말 전문 브랜드들이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히그’ ‘굿마더신드롬’ ‘세컨 팔레트’ ‘아이헤이트먼데이’ ‘삭스어필’ 등은 각기 고급스러움, 컬러 감각, 위트 있는 디자인 등으로 주목받는 브랜드다.
유통 환경 역시 변했다. 한때 마트에서 5개 묶음으로 판매되던 양말은 이제 온·오프라인의 단독 상품이 됐다. 29CM, 지그재그 등 온라인 플랫폼에는 양말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스토어가 입점했고, 오프라인 편집숍에서도 차별화된 양말 쇼핑 경험을 제안한다. 서울 종로구 서촌의 ‘삭스타즈’는 감성적이고 개성 넘치는 양말 컬렉션으로, 연희동의 ‘더블실린더 삭스샵’은 소재와 색감을 계절별로 큐레이팅해 양말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선경 패션 MD는 “큰 지출 없이도 확실한 포인트를 줄 수 있다는 점이, 고물가 시대 양말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켰다”며 “패션에 대한 취향과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요즘 소비자들에게 양말은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사치이자 스타일링 실험 도구”라 분석했다.
길고 짧음은 세대 차이?
나아가 양말은 세대 감수성을 가르는 지표가 되고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세대 간 양말 선호도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팟캐스터 피비 파슨스가 “발목 양말은 나이를 알 수 있는 증거”라고 주장하며 SNS상에서 벌어지는 논쟁을 취재한 기사였다. 피비는 “Z세대는 발목을 덮는 길이의 양말을 즐겨 신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발목까지 또는 그보다 아래 길이의 양말을 신는다”고 했다.
세대별로 갈리는 취향은 양말이 소모품을 넘어 시대의 미감과 감각을 입은 패션 언어로 진화해온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양말은 신발 속에 숨겨야 할 존재였다. 눈에 띄지 않는 흰색 양말이 미덕으로 여겨졌고, 맥시스커트나 플랫 슈즈 같은 아이템들이 유행하며 양말은 굳이 보여줄 필요가 없거나 드러내는 것이 어색한 존재로 취급됐다. 발목 양말도 마찬가지였다. 디자인에 소소한 변화를 주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신발 안에 감춰지는 것이 전제였다.
스트리트 패션과 애슬레저가 유행하면서 양말은 서서히 ‘숨기는 것’에서 ‘드러내는 것’으로 변모했다. 2010년 이후 중목 양말은 스니커즈나 샌들과 함께 어울리며 독립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브랜드 로고가 크게 들어간 흰색 스포츠 양말, 강렬한 색채와 패턴의 양말도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호불호가 엇갈리는 ‘양말+슬리퍼’의 조합은 해외 셀럽들과 패션 인플루언서들이 즐겨 선보이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2020년대의 양말은 주체적인 패션 언어이자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크루삭스, 하이삭스, 앵클삭스처럼 길이와 소재, 무늬에 따라 변주를 주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특히 펌프스에 흰 양말, 샌들이나 슬리퍼에 반투명 양말과 같이 과거에는 ‘촌스러움’으로 인식되던 스타일이 복고적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감각적인 스타일’로 재조명되고 있다.
김해린 패션 칼럼니스트는 “양말은 하의 실종 룩이나 젠더리스 스타일처럼 기존 패션 문법을 재해석하는 장면에서 더 자주, 더 과감하게 등장할 것”이라며 “양말 한 켤레가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흰 양말에 로퍼, 그다음은?
<아무튼, 양말>의 구달 작가는 “나의 계절은 언제나 발목부터 온다. 어린이날 즈음 개시하는 첫 냉면처럼, 코끝이 시리다 싶을 때 길거리에서 마주친 반가운 붕어빵처럼, 새 계절을 맞으며 제철 양말을 선보이는 일은 늘 즐겁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여름을 빛낼 ‘제철 양말’은 무엇일까.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여름에도 긴 양말을 신거나 샌들 위 양말을 신는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시스루, 레이스, 니트 등 다양한 소재의 장목 양말 거래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일링에 활기를 더하고 싶다면 다음 양말 코디법에 주목해보자. 단정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무채색 옷차림에 원색 장목 양말을 매치하거나 깔끔한 운동화에는 레터링 양말을 신는 것을 추천한다. 단정한 구두에는 스트라이프 양말을, 플랫 슈즈에는 레이스 양말을 더하면 고풍스러우면서도 유쾌한 포인트가 된다.
과감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양말과 신발 색을 일부러 어긋나게 매치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회색 운동화에 오렌지 양말, 민트색 양말에 브라운 로퍼처럼 겉보기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색들이 의외의 시너지를 낸다.
양말 연출법의 열쇠는 ‘완벽한 조화’가 아니라 ‘느슨한 어긋남’이다. 양말 한 켤레가 만들어내는 작은 차이가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고, 개성 표현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여름은 전체 스타일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 같은 발끝 반란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