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전업주부 이스라엘 3차례 공습…이란 여성·어린이 총 73명 사망시민 다수 정부 지지 않지만 ‘방어 핵무기 필요’ 목소리피란 떠나는 인파에 통신망 마비 등으로 도시 혼란 가중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 주거지역이 잇따라 공격당하자 시민들이 앞다퉈 피란을 떠나기 시작했다고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시민 대다수는 “우리는 이란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또 다른 독재자에게 폭격당하길 원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이스라엘에 분노를 표했다.
테헤란의 한 주민은 밤새 폭발음을 들었고 그중 일부는 아파트 건물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강력했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건물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느낀 일부 주민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렸으며 어린 자녀들은 공포에 질리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테헤란의 한 전자상거래 회사에서 일하는 25세 금융 분석가 나히드도 영국 매체 가디언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건 대학살이다. 공기 중에 죽음의 냄새가 진동한다”면서 “아이들이 울부짖고 있고 나도 울음을 멈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달리 이란에는 현대적인 방공호가 없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사용했던 터널이나 지하실이 전부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엑스에 글을 올려 “이스라엘은 정밀 타격으로 주택 피해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테헤란에서 발생한 세 차례의 공습으로 여성과 어린이 7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주거단지에서만 20명의 어린이가 사망했고 48시간이 지난 지금도 10명이 잔해에 갇혀 있다”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이란 당국은 지하철역과 학교를 대피소로 개방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은 “폭격으로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 땅에 파묻힐 수 있다”는 우려로 피란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가 심하게 막혀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디언은 시민들이 식량을 비축해 놓기 위해 앞다퉈 상점으로 달려가고 휴대전화 통신망이 마비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주유소에는 피란길에 오르기 전 자동차에 기름을 채우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다. 한 대학생은 “사람들이 거리를 뛰어다니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금 나가는 건 정말 위험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격 개시 직후 “사악한 정권의 탄압에 맞서야 한다”며 이란 국민에게 정권에 맞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CNN과 인터뷰한 시민 대다수는 이스라엘에 대해 더 큰 분노를 표명하며 절대 네타냐후 총리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한 노인 남성은 “우리는 이란 정권을 지지하지 않지만 이스라엘이 주택가와 민간인을 공격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반대한다면 그 지역을 공격해야지 가자지구와 같은 상황을 다시 만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 28세 여성은 “이란 정권이 실각하면 좋겠냐고 묻는다면 물론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우리 도시가 또 다른 독재자에게 폭격당하는 걸 원하냐고 묻는다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허위정보에 속지 말라. 이스라엘은 이란 국민을 돕고 있는 게 전혀 아니다. 선전 연설은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60대 남성은 가디언에 “이스라엘과 미국 쪽에서 이란 정권 교체를 언급하고 있다는 소문이 전해지는데 정말 농담처럼 들린다”면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이란을 방어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회는 지금 ‘초가속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초거대 인공지능(AI)의 등장, 디지털 대전환, 생명과학의 도약, 기후변화 대응 기술 등은 우리의 일상을 빠르게 재구성하고 있다. AI는 이미 질병 진단, 신약 개발, 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지식과 사고 능력을 대체하거나 보완하고 있다.
하지만 AI가 데이터를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반 역시 컴퓨팅 자원이다. 오늘날 초거대 AI 모델 하나를 학습시키는 데 드는 에너지는 한 도시의 연간 전력 소비량에 필적할 만큼 막대하다.
이처럼 기존 디지털 컴퓨터의 연산 능력과 에너지 효율의 한계는 이미 눈앞에 와 있다. AI로 촉발된 지식정보사회의 대전환점에서 새로운 계산 패러다임으로 양자컴퓨팅이 부상하고 있다. 이는 기존 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넘어 복잡계 문제 해결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중첩(Superposition)’ ‘얽힘(Entanglement)’ ‘간섭(Interference)’이라는 자연의 원리를 기반으로 하여, 특정 문제에서 기존 컴퓨터로는 수백만년이 걸리는 계산을 몇시간 내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이러한 압도적 계산 성능은 특히 신약 설계, 암호 해독, 기후 모델링, 금융 리스크 분석 등 기존 컴퓨팅으로는 합리적 시간 내 해결이 어려운 문제에서 양자 우월성을 실현할 수 있다.
이러한 경제·사회·국가안보에 미칠 거대한 파급력을 인식해 현재 세계는 양자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술 패권 경쟁에 돌입했다.
미국은 양자 기술을 국가안보 수준의 전략 자산으로 규정하며 ‘국가양자이니셔티브법’을 제정했고, 유럽연합(EU)은 수십억 유로 규모의 ‘양자 플래그십’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양자통신 위성, 양자컴퓨터 개발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일본, 캐나다, 이스라엘도 핵심 인재 양성과 장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은 후발 주자로서 글로벌 선도 국가 대비 낮은 기술경쟁력으로 도전적 상황에 놓여 있다. IBM·구글·인텔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의 기반은 아직 미약하다.
초전도 큐비트·이온트랩·양자센서·양자통신 등 특정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 그룹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이 최근 가시화되어 진행되고 있지만, 국가 주도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개발 측면에서 20큐비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새 정부가 추구해야 할 전략은 명확하다. 첫째, 양자기술을 국가혁신범용전략기술로 지정하고,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연구·개발(R&D)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단기성과 중심의 R&D 구조로는 미래 게임 체인저인 고난도 혁신 기술을 확보할 수 없다. 둘째, 양자인재 양성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양자문해력 향상을 목표로 초중등 교육에서부터 양자물리 기초 개념을 자연의 원리로 이해하도록 학습하고, 국내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통합 교육·연구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산학연 협력기반을 강화하고, 국제 공동연구를 확대해서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양자 알고리즘 연구센터 설립 지원을 통해 양자컴퓨팅 활용과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생태계가 조성되고 활성화되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다.
결국 사회·경제적 가치는 양자컴퓨터 활용에서 창출될 것이다. 동시에 현재 양자컴퓨팅 하드웨어 글로벌 기술을 선도하는 IBM·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등과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적극 유치하고, 특화 분야에서 기술주권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초가속 시대는 속도만으로 승부가 나지 않는다. 지속성과 전략성, 그리고 기초과학에 대한 국가적 신뢰가 핵심이다. 양자컴퓨팅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구이자 도약의 기회다. 다만 그 열쇠는 국가의 장기적 비전과 준비된 인재에게 달려 있다.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고, 선택은 지금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