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사례 여야가 11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취임 100일은 용산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 ‘삼통 분립’의 시간이었다”며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 정상화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공화국을 민주당 공화국으로 만들었다”며 “회복의 100일이 아니라 파괴의 100일이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여당 지도부가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한 특검법 개정안을 파기한 것을 두고 “원내대표의 말은 당대표가 뒤집고, 당대표는 결국 누군가에 의해서 조종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보이는 한 명의 대통령과 보이지 않는 두 명의 대통령, 세 명의 대통령에 의해 권력이 나누어지는 ‘삼통 분립’의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인 구금 사태를 거론하며 “어떻게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뭔가를 해낸 것처럼 계속 입장을 내놨지만 결국 (한국인들은) 10일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며 “이재명 정부는 항상 없는 걸 있는 것처럼, 있는 건 크게 부풀리고, 불리한 건 없는 것처럼 한다”고 말했다.
부승찬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재명 정부의 100일은 대한민국을 정상화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든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만으로 코스피는 3200선을 회복했고 취임 100일을 앞둔 10일에는 무려 4년여 만에 최고치를 돌파했다”며 “국민과 시장이 이재명 정부의 경제·민생 안정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부 대변인은 “국격은 한층 높아지고 있고 내란으로 상처 입은 대한민국의 이미지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상화를 완수하고 국민주권 정부를 실현하기 위한 길에 늘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지난 대선 때 당 비상대책위원장·사무총장 신분으로 ‘대선 후보 교체 시도’를 주도한 권영세·이양수 의원을 징계하지 않기로 11일 결정했다. 이들은 당원들이 선출한 김문수 후보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소극적이라며 야밤에 한 전 총리로 대선 후보를 갈아치우려 했다. “세계 민주정당사에서 전무후무할 흑역사”(안철수 의원)요, 정당민주주의를 짓밟은 폭거였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4개월 가까이 질질 끌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었다. 이러고도 국민 세금으로 정당보조금을 받는 민주정당이고 공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권 의원 등은 지난 5월9일 자정 무렵 당 비대위·선관위 의결을 거쳐 김 후보의 자격을 취소했다. 비공개 샘플링 여론조사를 자격 취소의 근거로 들었다. 이어 10일 오전 3시부터 1시간 동안 후보등록 신청 공고를 받아 단독 입후보한 한 전 총리를 대선 후보로 내세웠다. 친윤석열계가 주도한 ‘후보 교체 쿠데타’였다. 이들의 시도는 10일 밤 전 당원 투표에서 부결돼 실패로 끝났지만, 국민의힘은 윤석열 내란 옹호에 이어 정당민주주의마저 부정한 집단으로 낙인찍혔다. 그 책임을 지고 권 의원 등은 즉각 정계를 은퇴하고, 당도 이들을 제명해야 마땅했다.
그러나 결론은 정반대였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뒤늦게 지난 7월 두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3년 징계를 청구했으나, 윤리위원회는 이날 “징계하지 않고 마무리하는 공람 종결로 끝냈다”고 했다.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비상하고 힘든 상황이어서 이해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심지어 여 위원장은 “오히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그 자리에 있었으니 한 것”이라고 두 의원을 두둔했다. ‘후보 교체 막장극’을 당을 위한 희생으로 추어올린 것이다. 정당민주주의 유린 행위를 일벌백계하기는커녕 도리어 묵인·권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결정은 국민의힘이 최소한의 자정 의지도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내란 옹호 세력, 대선 후보 교체 시도를 주도한 세력이 여전히 당을 쥐락펴락하기에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그러니 원내대표라는 사람 입에서 “(‘노상원 수첩’ 내용대로) 제발 그리됐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식의 패륜적·위헌적 망언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는 것이다.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는 이런 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