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내 공원에 군대까지 동원된 이민 당국의 불법이민 단속이 벌어지면서 도시 전역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LA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LA 시내 맥아더 공원에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과 주 방위군 병력이 집결했다. 이들은 장갑차와 소총 등 장비를 갖추고 이민자들이 밀집한 LA 한복판으로 몰려들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단속 대상인 불법체류 이민자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AP통신은 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맥아더 공원 단속에 군용차 17대와 구급차 4대, 수십 명의 연방 요원, 주 방위군 병력 약 90명이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부터 이미 맥아더 공원 일대에는 “ICE가 들이닥친다”는 전단이 곳곳에 붙으며 단속 소문이 퍼졌다.
현장에서 체포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단속 작전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연방 당국이 철수한 뒤 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방 무장 차량이 우리 공원에 들어온 건 너무나 충격적이고 비미국적”이라며 “범죄자, 마약상, 폭력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여름 캠프에 참여한 어린이들만 있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배스 시장실이 공개한 현장 영상에 따르면 월요일이라 공원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
배스 시장은 “너무 충격적인 일”이라며 “도시 전체가 무장 군대에 점령당한 듯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단속) 계획에는 공포, 혼란, 정치적 계산밖에 없다”며 “어제는 홈디포(집 실내장식 매장), 오늘은 세차장, 내일은 군용 트럭과 군 병력이 공원에 나타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큰 호수를 끼고 있는 맥아더 공원은 19세기 말 조성된 곳으로 원래는 ‘웨스트레이크 공원’으로 불리다가 1940년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이름을 따 ‘맥아더 공원’으로 명명됐다.
원형극장, 축구장, 놀이터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공공장소로 주변 멕시코·라틴계 이민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약물 사용이 빈번한 장소로도 악명이 높아 시 당국이 정비 노력을 계속해온 곳이라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전미노동자조직 네트워크의 법률 책임자인 크리스 뉴먼은 이번 ICE 단속에 대해 “실제 단속이라기보다는 리얼리티 TV쇼처럼 보여주기식 공포 연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ICE 요원들이 인근 홈디포 매장 앞에서 불법 이민 노동자들을 대거 체포한 이후, 맥아더 공원 등 시내 중심가 인파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유니스 에르난데스 LA시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공원을 표적으로 삼은 이유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과 이곳이 상징하는 가치 때문”이라며 “오늘 벌어진 일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경고다. 맥아더 공원에서 벌어진 일이 곧 다른 곳에서도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가 접경지역 수산물을 대상으로 긴급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한 결과 방사는 오염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황해도 평산제련소에서 미처리된 우라늄 폐수가 방류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실시한 조사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지난 3일과 4일 이틀간 임진강 상류(연천), 중류(파주), 한강 하류 및 해안 인접 지역(김포) 등 총 4개 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8종을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진행했다.
어종은 잉어, 붕어, 메기, 누치, 밀자개, 숭어, 붕장어, 조피볼락 등이다. 분석 항목은 요오드131 및 세슘134·137이다.
검사 결과 모든 시료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는 조사 대상 지역 수산물에 방사능 오염이 없음을 의미한다고 경기도는 설명했다.
김성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장은 “이번 평산제련소 관련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의 방사성 물질 오염 여부를 신속히 검사한 결과 모두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앞으로도 방사능 유입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대해 정기적이고 신속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GDP ‘2.32%’가 국방비…대규모 증액 현실적 어려움미 ‘나토 회원국 협상’ 판박이…“외교적 기술 발휘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방비·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은 관세 협상 카드인 동시에 글로벌 군사력 운영 계획에 따른 청구서로 분석된다. 한국 정부로서는 모두 수용하기 쉽지 않아 이를 풀어갈 외교적 기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9일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한국)은 자신들의 군대를 위해 돈을 내야 한다”며 한국에 국방비 지출 확대를 요구했다. 그는 한국이 “군대를 위해 너무 적게 지불한다”며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도 늘려야 한다고 재차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양국 간 관세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국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카드로 해석된다. 그는 일본과 벌이는 관세 협상에서 미국쌀 수입을 요구하는 등 관세와 다른 사안을 엮는 전략을 펴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맹국들을 향한 미국의 국방비 증액 요구가 본격적으로 한국을 향하게 된 것이라고도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에 2035년까지 국방비 비중을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올리라고 요구해 이를 관철시켰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나토 회원국들의 국방비 증액이 우선 대상이었고, 이제 그 화살이 아시아로 넘어온 것”이라며 “미국은 원하는 것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고 말했다.
국방비 증액은 쉽지 않은 과제다. 한국의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올해 기준 2.32%(61조2469억원)이다. 미국의 다른 우방국인 영국(2.3%)·호주(2.0%)·일본(1.8%)과 비슷하거나 더 높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GDP 대비 몇 %’라는 숫자를 앞세우기보다, 미국의 요구대로 북한 위협에 대한 한국의 주도적 책임을 위해 어떤 소요가 필요한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대응도 난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9년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5배 증액을 요구하면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시 협상이 표류하며 실현되지 않았다.
조성렬 경남대 교수는 미국이 같은 요구를 할 것을 전제해 “전략자산 전개는 방위비 분담금의 3개 항목(인건비·군사건설비·군수지원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항목을 새로 만드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외교적 기술을 발휘해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 결정 방식을 현행 ‘총액형’에서 일본처럼 ‘소요형’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실제 쓰는 비용만큼 내는 소요형에서는 방위비가 급작스럽게 인상되지 않는다.
외교부는 이날 “우리 정부는 유효하게 타결되고 발효된 제12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을 준수하며 이행을 다해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해 10월 체결된 SMA에는 2026년 한국 분담금을 올해보다 8.3%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2027년부터 2030년까지는 전년도 분담금에 소비자 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해 결정한다. 외교부가 이를 들어 대폭적인 인상은 어렵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