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10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자택과 이 전 대표 소유 차량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 전 대표는 채 상병 사건뿐 아니라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하며 삼부토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다수의 사건에 연루돼 있는 인물이다. 사실상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 등이 수사하는 의혹들에 모두 얽혀 있는 핵심 피의자인 만큼 이 전 대표 수사가 향후 특검 수사를 좌우할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채 상병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경기 성남시에 있는 이 전 대표의 자택과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USB(이동식저장장치) 2개와 메모장,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고,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는대로 이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압수수색은 일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강제수사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로 일했다. 채 상병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채 상병 순직사건으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던 임 전 사단장의 ‘구명로비’를 펼쳤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이 전 대표는 ‘멋쟁해병’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 관련 언급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대화방에는 해병대 예비역인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호종씨와 현직 경찰인 최모 경위 등이 포함됐다. 특검팀은 지난 5일 송씨와 최 경위를 직접 만나 면담 형식으로 조사했다.
이 전 대표는 채 상병 특검팀만 아니라 김건희 특검팀에서도 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핵심 피의자다. 김건희 특검팀에서는 삼부토건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이씨가 2023년 5월14일 멋쟁해병 대화방에서 “삼부 체크”라고 언급한 이후 두 달 만에 삼부토건 주가가 5배가량 급등했다는 것이 골자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사업을 논의한 것과 맞물려 제기된 주가조작 의혹과 이씨와의 연결고리를 밝혀내는 것이 관건이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도 깊게 관련되어 있다. 그는 지난 4월3일 대법원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이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이 사건의 전주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권 전 회장과 이 전 대표 등은 2009~2012년 주가조작 일당과 함께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채 상병 특검팀과 김건희 특검팀은 조만간 이 전 대표에게 압수한 물품을 두고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가 두 특검팀의 공통된 수사대상이고 수사 범위가 일부 겹치는 탓에 압수물 공유 협의가 필요하다. 김건희 특검팀의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자료 공유에 대해선 아직 협의되거나 한 건 없다”면서도 “앞으로 필요한 경우에 차차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축구선수 기성용씨가 자신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한 후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재판장 정하정)는 기씨가 초등학교 후배 A·B씨를 상대로 5억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며 “피고가 공동으로 원고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2021년 2월 “전남 순천중앙초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기씨를 비롯한 선배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기씨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내용상 가해자가 기씨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 기씨는 같은 해 3월 이들을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2022년 3월 첫 변론기일이 열렸는데 당시 재판부가 형사 사건 수사 결과가 나온 뒤 결정하자며 진행을 멈췄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2023년 8월 A·B씨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고, 이에 지난해 1월 2년 만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 변론도 재개됐다.
A·B씨는 자신들의 폭로를 ‘대국민 사기’라고 주장했던 기씨의 전 대리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0일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을 소환했다. 특검팀이 삼부토건 본사 압수수색 이후 연일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삼부토건 주가 상승과 김 여사와의 관계를 밝혀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이일준 현 회장과 조성옥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 회장은 이날 출석하면서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단의 질문에 “안에 들어가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삼부토건이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포럼에 참석하게 된 경위에 대해선 “회사를 위해 대표가 추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김 여사,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 이종호씨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관계를 부인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2023년 삼부토건 인수 경위와 관해선 “원래 시행업하던 사람이라 시공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인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석한 조 전 회장도 이씨와 어떤 관계냐는 질문에 “아무 관계도 없다”고 답했다.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수사의 핵심은 이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하면서 윤석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을 거란 식으로 속여 주가를 띄웠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이 대표는 주가가 급등하기 직전인 2023년 5월14일 해병대 예비역들이 모인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사 “삼부 체크”를 언급했는데, 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이 대표와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연관됐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오후 2시30분 정례 브리핑에서 오는 13일 오전 10시 삼부토건 부회장이자 관계사 웰바이오텍 회장 이모씨와 웰바이오텍 전 대표 구모씨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특검보는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과 마찬가지로 2023년 폴란드에서 개최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한 기업으로 포럼 직후 관련 기업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대상 중 가장 먼저 살펴보며 관계자들을 줄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전날엔 오일록 현 대표와 정창래 전 대표를 조사했다. 지난 6일엔 당시 삼부토건 해외사업팀에서 상무로 근무하면서 포럼에 참여했던 직원 황모씨를, 다음날엔 유라시아경제인협회 이사를 지낸 한모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8일엔 신규철 전 삼부토건 대표와 양용호 유라시아경제인협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신 전 대표는 피의자, 양 회장은 참고인 신분이다.
“이보다 푸를 수 있을까.”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타히티의 바다를 보는 순간, 이 같은 생각이 절로 떠오른다. 타히티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서전을 쓰기 위해 머문 곳으로 유명하다.
이번주 EBS1 <세계테마기행>은 바로 이곳, 타히티로 떠난다. 타히티 민속춤 전문가인 김진아씨가 큐레이터로 함께한다. 8일 방송되는 2부에서는 ‘태평양의 진주’ ‘지상 최고의 낙원’으로 불리는 보라보라섬으로 향한다.
보라보라섬은 수심에 따라 물 색깔이 달라지는 그러데이션 바다를 자랑한다. 이는 독특한 지형 때문이다. 바닷속에서 솟아오른 화산으로 탄생한 섬인데, 마지막 분화 이후 섬의 일부가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주변에 산호초가 자라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쌓인 산호가 섬을 감싸고, 그 안에 투명한 얕은 바다가 생겨났다.
오버워터 방갈로는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숙소다. 언제든 눈앞에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에 풍덩 빠질 수 있다. 카누를 탄 직원이 배달해주는 조식도 특별하다. 파란색이 춤추는 땅 타히티로 떠나보자. 오후 8시40분 방송.
영국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는 20세기 최고 영미 시인을 논하는 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인물이다. BBC는 영어로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끼친 그의 영향이 셰익스피어에 견줄 만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만물은 무너져내린다. 중심은 지탱할 수 없다”는 시구가 포함된 예이츠의 1919년작 ‘재림’은 파시즘의 도래에 대한 시적 경고로 해석되곤 했다. 예술가의 글과 예술가의 정치적 태도를 분리할 수 없다고 보았던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은 다른 견해를 내놓는다. 오웰은 1943년에 쓴 ‘W. B. 예이츠’라는 제목의 글에서 예이츠가 파시스트로 잘 알려졌던 자신의 동료 시인 에즈라 파운드처럼 대놓고 파시즘을 찬양하진 않았으나, 민주주의 혐오와 신비주의 취향은 파시즘과 친화적이었다고 주장한다. 책은 오웰의 에세이와 서평 중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들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