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의 측근인 로버트 매클로이 미 워싱턴 대주교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에 대해 “비인간적이고 도덕적으로 혐오스럽다”고 비판했다.
매클로이 대주교는 3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무차별적으로 이민자들을 추방하고 있는 상황이 가톨릭 교리에 어긋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매클로이 대주교는 트럼프 행정부가 교회 같은 민감한 시설에서 이민자 체포를 금한 규정을 없앤 후 사람들이 교회에 오는 것조차 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미국에 오는 사람들이 다른 부류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걱정”이라며 “아일랜드, 이탈리아, 폴란드인이 (미국에) 넘어올 때 ‘이들은 열등한 사람들’이라는 얘기가 반복됐고 지금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잔인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자 정착 관련 정부 지원금을 못 받게 돼 교회가 이민정책을 비판하는 것이라는 J D 밴스 부통령의 주장에 관해서는 정부 지원금이 애초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고 반박했다.
매클로이 대주교는 이날 하원을 통과한 트럼프 대통령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도 비판했다. 그는 “이 법안으로 수백만명이 결국 건강보험을 잃고 억만장자들이 더 큰 감세 혜택을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부유한 자에게 주려고 가장 가난한 자의 것을 가져가는 사회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 내 여성의 역할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여성의 부제 서품에 대해 “교회 내에서 논란이 있지만 그 방향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매클로이 대주교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이 다른 국가들의 핵무기 개발을 부추길 수 있다며 ‘핵무기 비확산’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를 보유하면 이런 공격을 당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 각국이 얻은 교훈일까 봐 아주 두렵다”면서 “(핵)확산을 부추길 것인가가 문제이고 아주 불길하다”고 우려했다.
이번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오지의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을 방문한 지난 1일 이뤄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기 전인 지난 1월 워싱턴 대주교에 임명된 매클로이 대주교는 미국 추기경 중 가장 진보적인 성향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를 1기 때부터 비판해온 그는 레오 14세 교황의 측근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즉위 후 “나 자신도 이민자의 후손이자 이민을 선택한 사람”이라며 이민자에 대한 존중을 촉구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방장관을 만났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의 관계 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의 확대로 중동 질서 재편을 노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의 협정 참여를 고무하기 위해 접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사우디 국방장관인 칼리드 빈 살만 왕자를 접견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빈 살만 장관은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동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장관은 이란의 핵 협상과 가자지구 휴전 협상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모든 면에서 낙관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빈 살만 장관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중동특사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만났다. 이후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이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군 총사령관과 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협정 성사로 자신감을 얻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관계 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위트코프 특사는 “사람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여러 국가의 관계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며 아브라함 협정에 새로운 국가가 참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리아와 레바논 등이 아브라함 협정에 새롭게 합류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기 전 빈 살만 장관을 만난 것은 아브라함 협정에 사우디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도 이슬람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의 아브라함 협정 참여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며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는 불발됐다. 사우디 측은 가자지구 전쟁의 완전한 종식과 팔레스타인의 자치 정부를 인정하는 ‘2국가 해법’을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의 조건으로 제시해왔다.
미국은 중동 내 협정 타결을 위해 외교 일정을 숨 가쁘게 이어가고 있다. 액시오스는 위트코프 특사가 다음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만나 핵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이날 전했다. 오는 7일 네타냐후 총리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자지구 휴전 협상 등을 의제로 한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경남에서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자와 환자가 속출해 각별한 주의가 당부 된다.
4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2일 진주시에 거주하는 80대 여성 1명이 비닐하우스에서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병원 응급실에서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으로 분류된 올해 도내 첫 사례다. 같은 날 17명의 온열질환자(사망 1명 포함)가 발생했다.
지역별로 창원 5명, 김해·창녕·산청 각 2명, 진주·통영·밀양·거제·거창·합천 각 1명이다.
올해 5월 15일부터 지난 2일까지 도내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총 69명(사망 1명 포함)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5명과 비교해 절반가량 증가했다.
전국 온열질환 사망자 수는 지난 6월 28일 부산을 시작으로 서울·경북·경기·경남 각 1명 등 지난 2일까지 5명이다.
4일 오전 7시 50분께 출근 시간대 신호 장애로 시민들에게 큰 혼란을 끼쳤던 서울지하철 2호선이 4시간 만에 복구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운행에 차질을 빚은 2호선 내·외선 선로전환기 불일치 장애 문제를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복구했다”고 밝혔다. 선로전환기는 선로에 들어오는 열차 방향을 조정하는 신호 장치다.
공사는 앞서 오전 8시 9분께부터 수신호로 운행을 재개시켰으나 열차가 가다 서기를 반복하자, 출근길 시민들의 지각이 이어지며 큰 불편이 발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현지시간) “규제받지 않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허용하면 이것을 달러 스테이블 코인으로 교환하는 데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자본 유·출입 규제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이날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유럽중앙은행) 중앙은행 포럼’ 정책토론에 참여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한은 총재가 이 포럼의 정책토론에 토론자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재는 “미국에서 지니어스법이 통과되면서 핀테크 등이 정부에 비은행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기술로 고객확인(KYC)과 이상거래 탐지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가능한지 확실하지 않다”며 “내로우 뱅킹(대출 없이 지급기능만 수행하는 제한된 은행)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한은의 권한을 넘어서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지 정부 당국과 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이날 미국 CNBC 방송 인터뷰에선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지 않으면 달러 스테이블 코인 영향력 아래 놓여 통화 주권을 잃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 존재 자체가 달러 스테이블 코인으로의 전환을 더 쉽게 만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달러 스테이블 코인 사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은행권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해달라는 핀테크 등의 요구를 거론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고려할 때 우리 계획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은이 추진해온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의 재조정을 언급한 것이다.
다른 중앙은행장들도 스테이블 코인을 우려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정책토론에서 “화폐는 공공재이며 중앙은행은 그 공공재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스테이블 코인은) ‘화폐의 민영화’로 이어질 수 있어 통화정책 수행능력을 훼손시킨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