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할 당시 기계에 윤활유를 자동으로 분사하는 장치가 제 기능을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근 사망 사고가 발생한 기계인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에 대해 “네트 양 끝 부위(컨베이어 벨트의 양 측면)에 오일 도포가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는 빵을 컨베이어 벨트로 실어 나르며 식히는 기계다.
지난달 19일이 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윤활유 용기를 들고 이 기계 밑으로 기어가듯 들어가 좁은 공간에서 작업하다 끼임 사고를 당해 숨졌다.
이 기계는 벨트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윤활유를 뿌려주는 자동분사장치가 설치돼 있다. 컨베이어 벨트의 양 측면에 윤활유가 뿜어져 나가야 하지만 사고가 난 기계의 자동분사장치는 이런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게 국과수 감정 결과다.
국과수는 윤활유 자동분사장치의 오일 호스 위치가 윤활유를 도포해야 하는 주요 구동 부위를 향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이런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7일 현장 합동점검을 하면서 사고 기계를 시험 구동했을 때에도 컨베이어 벨트 양 측면에 윤활유가 뿌려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SPC삼립 관계자는 “사고 기계의 자동분사장치가 작동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현장 감식 당시에는 사고로 인해 설비가 일부 파손돼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을 수 있어 공식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과 노동부는 노동자가 사고 위험이 높은 환경에서 근무 중인 것을 사측이 알고도 묵인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 중이다. 경찰과 노동부는 김범수 대표이사와 법인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공장 센터장 등 7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4월 출생아수가 34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하며 2만명대로 올라섰다. 결혼을 대체로 많이 하는 30대 초반 인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혼인도 같은 달 기준 6년 만에 가장 많았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4월 인구동향을 보면, 4월 출생아수는 2만717명으로 1년 전보다 1658명(8.7%) 늘었다. 4월 기준 1991년 4월(8.7%)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4월 기준 출생아수가 2만명대를 회복한 것은 3년 만이다. 제주 지역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1년 전보다 출생아 수가 늘었다.
4월 합계출산율도 0.79명으로 전년동기대비 0.06명 증가했다. 출생아수는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째 연속 전년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4월 누적 출생아수(8만5739명)는 1년 전보다 7.7% 많다. 지난해 9년 만에 출생아수 반등한 뒤로 올해도 현재까지 출생아수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선행지표인 혼인도 증가세를 보여 당분간은 출생아수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출생이 감소하는 추세가 있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증가 흐름이 이어진다고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인구구조상 상대적으로 결혼을 많이 하는 30대 연령대가 많아진 것이 출생아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30대 초반인 1991~1995년생은 한해 70만명대로 태어나 ‘에코붐’ 세대로 불린다.
4월 혼인 건수는 1만8921건으로 1년 전보다 884건(4.9%) 증가했다. 같은 달 기준 201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혼인 건수는 13개월 연속 전년대비 증가하고 있다. 다만 증가폭은 2월(14.3%), 3월(11.5%)보다 축소됐다. 전년도에 많이 증가한 기저효과의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올해 1~4월 누적 혼인 건수는 전년보다 7.5% 많다.
이혼 건수는 7299건으로 1년 전보다 402건(5.2%) 줄었다.
4월 사망자 수는 2만8785명으로 1년 전보다 225명(0.8%) 증가했다. 인구는 4월 들어 8068명 자연 감소했다. 세종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 3곳을 타격하고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란이 지하 핵시설에서 농축한 우라늄 400㎏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 정보당국이 수집한 정보가 서로 상충하며 이란 정부 관계자들조차 농축 우라늄의 행방을 놓고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인다고 보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 5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수년간 지하 핵시설에서 핵무기급에 가까운 60% 농도의 고농축 우라늄 약 400㎏을 비축해왔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농축 우라늄의 행방을 두고 말이 엇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핵시설 폭격 직후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이란 핵 시설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으며 고농축 우라늄 상당량이 다른 장소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초기 보고서를 내놨다.
이에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다른 곳으로 옮긴 정황이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DIA 보고서의 신빙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시설 밖으로 반출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너무 오래 걸리고 위험할 뿐 아니라 무거워서 옮기기도 힘들다”고 밝혔다.
이날 미 의회 상원의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군과 정보당국의 비공개 브리핑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공화,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900파운드(400㎏)의 우라늄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시설들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농축 우라늄이 원래 보관돼 있던 장소를 두고도 이견이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르도 핵시설을 언급했지만, 미국 외교협회(CFR) 등은 나탄즈 핵시설에도 고농축 우라늄이 보관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IAEA는 농축 우라늄 상당량이 이스파한 핵시설에 있었다고 밝혔다. 핵 전문가들은 이란이 우라늄을 의도적으로 분산 저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란은 해당 물질이 위협을 받을 경우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사찰단에 밝혔다”며 “일반 차량 트렁크에 실릴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용기에 보관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부를 옮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량이 옮겨졌다는 정황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정부 관계자들도 농축 우라늄이 공습 전 여러 장소로 분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하지만 미국의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12발이 투하된 포르도의 원심분리기 시설이 손상된 것은 확실해 보인다. IAEA는 포르도 원심분리기 시설이 심각하게 손상돼 향후 수년간은 재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이스파한의 ‘전환 시설’ 파괴로 인해 이란 핵무기 개발 능력이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은 고농축 우라늄 가스를 고체 금속으로 바꿔 핵탄두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공정을 담당한다.
문제는 이란이 얼마나 빨리 손상된 핵 능력을 회복하느냐다. NYT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상당히 타격을 입은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이란이 얼마나 빨리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 과학자들을 사살했으나 핵심 기술진이 생존해 있을 경우 은닉된 농축 우라늄으로 단기간 내 핵무기를 제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DIA도 공습 이후 핵무기 개발이 수개월 지연된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짐 하임스 의원은 엑스에 “핵시설을 파괴했다고 해도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 원심분리기 등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이란 정권이 사악하다고 해도 어리석지는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