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사기 “청첩장도 조잡” 혹평 쏟아져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초호화 결혼식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베네치아의 현지 단체들이 “이곳은 부자들의 놀이터가 아니다”라며 반발하고 있는 데다 공개된 청첩장마저 “조잡하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하객들에게 보낸 청첩장에서 “결혼 선물을 사양하는 대신 여러분의 명예를 기리기 위해 기부금을 모금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네스코 베네치아사무소의 유산 보호 지원, 환경 자선단체 코릴라의 석호 서식지 보호 등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결혼식을 위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베네치아를 전세 내듯 빌렸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26~28일 사흘간 열리는 베이조스의 결혼식에는 오프라 윈프리, 킴 카다시안, 레이디 가가, 에바 롱고리아, 케이티 페리 등 약 200명의 유명 인사가 하객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부 로런 산체스는 행사 기간 총 27벌의 드레스를 갈아입을 예정이고 베이조스 측이 베네치아의 곤돌라와 수상택시, 고급 호텔 여러 곳을 예약했다는 소문도 전해졌다.
이에 반발한 현지 시민단체들은 도심 곳곳에 ‘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라고 쓴 포스터를 붙이며 행동에 돌입했다. 일부 시위대는 결혼식 기간 수로를 고무보트와 배로 막고 육로는 직접 몸으로 봉쇄해 하객들의 진입을 막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AP통신은 베이조스의 결혼식이 경제적 불평등 이슈를 환기하면서 다양한 시위대를 집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주거권 단체, 교육 단체, 크루즈 반대 단체 등은 물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항의하는 뜻으로 테슬라 차량을 부쉈던 영국 단체 ‘모두가 일론을 미워한다’까지 합류했다.
이에 베이조스는 보안 우려로 결혼식 장소를 시내 중심에서 외곽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새 장소는 베네치아 동쪽 끝 카스텔로 지구의 아르세날레 전시장으로, 보트로만 접근할 수 있다. 연결된 다리들을 들어 올리면 외부 접근이 차단돼 보안 우려를 덜 수 있다.
베이조스의 결혼식은 청첩장까지 ‘촌스럽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나비와 새, 곤돌라 사공, 베네치아의 상징적인 구조물 리알토 다리 등이 그려진 초대장 디자인을 두고 결혼식에 쏟아부은 엄청난 예산을 고려할 때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도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그린 낙서처럼 보인다’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못생긴 초대장’이란 비판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재명 정부 첫 고용노동부 장관에 23일 발탁된 김영훈 내정자(57·사진)는 철도기관사 출신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냈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 노동부 장관에 내정된 건 처음이다.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와 동아대학교를 졸업했다. 1992년 철도청에 입사해 기관사로 일했고, 2004년 철도노조 위원장, 2010년 민주노총 6기 위원장에 당선됐다. 2020년 정의당 노동본부장을 맡아 정치에 도전했고 지난해 총선에는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 기관사인 김 내정자는 이날도 부산발 서울행 ITX 새마을 1008 열차를 운행했다.
김 내정자는 현장 경험과 정무 감각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노동계 인사는 “공공기관 노조 출신으로, 민간기업 출신보다는 노·정관계 전반을 조율하는 데 강점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17년 대선 후보 시절 “민주노총 위원장을 노동부 장관으로 발탁하겠다”고 언급했는데, 이번 인선으로 약속을 지킨 셈이다.
노동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민주노총은 김 내정자에 대해 “한국 사회 노동 현장의 현실과 과제를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노·정 교섭을 제도화하고 안착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김 후보자는 노조법 2·3조 개정 등 노동기본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라면서 “정년연장, 주 4.5일제 등 쟁점 현안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비정규직과 노조 밖 노동자가 처한 열악한 현실을 직시한 정책을 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