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녀소송 계절을 렌즈에 담아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사진기자를 한 지 여러 해가 흘렀지만, 마감시간과 서울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매번 다른 날씨를 표현하는 것은 꽤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같은 ‘더위’라고 하더라도 오늘 찍은 사진을 내일 또 찍을 수 없는 건 신문사에서 일하는 사진기자의 팔자일 것이다. 식상하지만 날씨사진을 찍기 위해 해마다 찾는 곳들이 있다. 한강공원 야외수영장은 여름에 찾는 대표적인 ‘출입처’다.
개장을 하루 앞둔 수영장에서 마주한 것은 물방울보다 구슬땀이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른 지난 19일 뚝섬한강공원 수영장에서 직원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서 피서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안전요원들은 윗옷을 벗고 수영장 안전장비와 배수 점검 등 막바지 준비를 이어갔다. 파라솔과 선베드가 수영장 주변에 놓였다. 수질을 측정하던 한 직원은 수영장에 떠다니는 부유물을 거둬내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다니느라 등줄기에 땀이 흥건했다. 그래도 물이 가득 찬 파란 수영장을 바라보자 회색빛 도시에 생기가 도는 듯했다. 사진을 보자 축축한 등줄기에 시원한 바람이 이는 것 같았다.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은 국민연금이 석탄발전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후솔루션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5일 공개한 ‘기후변화·에너지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44%는 국민연금이 석탄발전 투자를 축소(완전 중단·점진적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다.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필요시 확대·적극적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24.7%였다.
석탄발전 투자 축소를 택한 응답자들은 ‘기후 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23.2%)과 ‘미래 에너지 전환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투자 리스크’(22.0%), ‘환경오염과 대기질 악화 우려’(20.9%)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기후솔루션은 “환경적 요인뿐만 아니라 석탄투자로 인한 재무적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주요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고 했다.
석탄발전 투자 확대에 찬성한 응답자들이 지목한 이유는 ‘에너지 수급 안정성 및 신뢰도 향상’(22.9%)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국가 에너지 안보 강화’(18.9%), ‘석탄의 비용 경쟁력’(17%) 순이었다.
국민연금이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수익성’을 꼽은 응답자가 40.5%로 가장 많았다. 다만 국민적 공감과 합의(30.1%)와 환경·사회적 책임(ESG·22.8%)를 택한 비율도 낮지 않았다.
연령대별로는 2030세대(만18~39세)의 47%는 ‘수익성’을 1순위로 꼽은 반면, 50대는 국민적 공감과 합의(36%)이 최우선이라고 답했다. 기후솔루션은 “2030세대의 경우 연금 고갈 우려와 불신이 깊은 상황에서 수익성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탈석탄 선언 3년여 만에 석탄채굴·발전 기업에 대한 투자제한 전략을 도입했다. 하지만 석탄 기업의 기준을 글로벌 연기금 대비 완화해 적용하고, 국내 기업에 과도한 유예기한을 주면서 실효성 없는 ‘그린워싱’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내한 공연은 40년 된 친구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과 오랜만에 협연한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도 1986년 처음으로 지휘한 이래 오랜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내한 공연은 가족 여행과 같습니다.”
오는 26~28일 예정된 뉴욕필과의 연주를 위해 한국을 찾은 핀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에사 페카 살로넨(67)은 25일 서울시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내한공연을 ‘가족여행’에 비유했다. 그만큼 협연자나 오케스트라와의 상성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살로넨은 26일 아트센터인천과 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과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28일 예술의전당에서는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과 드뷔시의 ‘바다’,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을 연주한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은 우리 시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완벽주의자’ 크리스티안 지메르만과 협연한다.
1842년 창단된 뉴욕필은 1979년 레너드 번스타인과 함께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이후 지금까지 총 22차례 내한공연을 펼쳤다. 특히 2008년 2월26일에는 로린 마젤 지휘로 미국 오케스트라 최초로 평양에서 공연했다. 당시 메인 프로그램은 북한의 국가와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앙코르는 ‘아리랑’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마티아스 타르노폴스키 뉴욕필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자신도 뉴욕필 경영진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다면서 “그와 같은 역사적 공연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한국은 뉴욕필에게 특별하다”고 말했다.
지메르만이 미국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폴란드 출신인 지메르만은 2009년 미국 LA 월트디즈니 홀 공연 중 “폴란드에 대한 미국의 군사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미국에서 더 이상 연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미국에서 연주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미국 오케스트라와도 협연한 적이 없다. 뉴욕필은 지메르만이 1979년 미국 무대에 데뷔할 때 협연한 오케스트라다.
지메르만이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것은 22년 만이다. 지메르만은 2003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리사이틀 당시 녹음용 마이크를 치워달라고 항의한 이후 예술의전당을 찾지 않았다.
살로넨은 지메르만에 대해 “곡에 대해 철저한 연구를 하기 때문에 레퍼토리가 다양하진 않지만 ‘이 곡은 당연히 이렇게 연주되어야 한다’는 느낌을 주는 특별한 연주자”라고 극찬했다.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과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은 모두 당대 음악의 틀을 깬 혁신적인 작품들이다. 살로넨은 “두 작품 모두 마치 외계에서 날아온 것처럼 전례가 없는 작품들로, 음악의 역사를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도 1악장에서 관현악의 서주 없이 피아노의 독주로 시작하는 등 새로운 형식을 도입한 작품으로 꼽힌다.
살로넨은 클라우스 메켈레를 포함해 최근 전 세계 주요 공연장에서 눈부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핀란드 지휘자들 중 가장 윗세대에 속한다. 그는 핀란드에서 뛰어난 지휘자들이 많이 배출되는 이유에 대해 “유전이 아니라 교육과 지원의 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핀란드는 1970년대부터 지휘자를 육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그 투자의 성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역사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핀란드는 오랜 기간 스웨덴과 러시아의 지배를 받다가 1917년에 독립했습니다. 당시에 스웨덴어와 핀란드어를 모두 사용했죠. 이때 음악이 핀란드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가 됐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정치적으로도 매우 중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