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합법 정차된 시내버스를 훔쳐 무면허로 운전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진천경찰서는 50대 A씨를 절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2시쯤 진천군 진천읍 진천터미널에서 운행 대기 중이던 시내버스를 운전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의 범행 장면을 본 시내버스 운전사와 다른 동료기사들이 쫓아가 제지하려 했지만 A씨는 속도를 내 진천터미널을 빠져나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검거하기 위해 10㎞에 걸친 추격전을 벌였다. 도심을 내달리던 A씨는 덕산읍 한 도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다행히 버스에는 승객이 없었고, 별다른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A씨는 과거 대형운전면허를 갖고 있었지만 음주운전 전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버스를 운전하고 싶어서 운전대를 잡았다. 경찰이 추격해오니 영화의 한 장면 같아 속도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신질환을 앓던 A씨가 최근 약 복용을 중단해 병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를 병원에 입원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서울 전역에 20일 오전 6시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청계천과 도림천, 안양천 등 서울 시내 29곳의 하천이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될 때 발효된다.
서울시는 29개 하천 통행을 통제하고 방재시설인 빗물펌프장 5개를 부분 가동하고 있다. 안양천 2곳과 중랑천·탄천까지 둔치주차장 4개소는 통제 중이다.
또 강우에 대비해 재해 우려 지역 등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전 부서·기관에 공문을 내려보내, 오전 6시부터 ‘상황근무 1단계’를 가동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 461명 및 자치구 3094명이 1단계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시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배수 지원 8건, 가로수·낙하물·담장 등 안전조치 18건 등 소방활동 26건을 조치했다. 기상 상황과 하천 수위도 계속 모니터하고 있다. 빗물받이 특별점검은 전날 강우 대비 취약지역에서 진행했다고 시는 전했다.
얼마 전 교장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강연할 기회가 있었다.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었다. 챗GPT를 필두로 다양한 AI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요즘, 실시간으로 묻고 답하는 게 더 이상 신기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곧잘 번역도 하고, 길고 복잡한 문서를 재빠르게 한 페이지 분량으로 요약한다. 생성형 AI가 창작자들을 도울지 위협할지 기대와 걱정이 섞인 물음도 들려온다. 고심 끝에 강연의 제목을 ‘AI는 시를 욕망하지 않는다’로 잡았다. AI에 ‘묻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물을 때처럼, AI에 던지는 질문이 정교할수록 답도 뾰족해진다. 이 시대에 중요한 것은 답하는 능력이 아니라 질문하는 능력일지 모른다. 제대로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더 구체적인 답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답변을 보고 만족스럽지 않을 때는 추가로 다른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AI가 그것을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 웹상의 방대한 정보와 그것을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이 결합해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AI 시대에 사라지고 나타날 직업에 관한 논의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달에 시집 <유에서 유>가 영문으로 번역됐다. 동음이의어의 잦은 사용, 언어유희를 통한 상황 전개, 같은 단어라도 행마다 다른 의미를 갖게 하는 전략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작업이었다. 이 걱정은 시집의 초입에 있는 안수현 번역가의 말을 읽고 금세 사라졌다. “오은의 시는 일상적 언어의 사용을 넘어선 한국어 감각을 체험하게 만든다. 그러나 영어와 한국어 사이의 언어적 차이로 인해, 이 감각을 되살리는 데 번역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었다.” 나는 더 나은 번역이, 나아가 더 좋은 창작이 이 ‘겸허함’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믿는다. 겸허함은 사람을 신중하게 하고 ‘차이’를 어떻게 좁힐지 궁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때마침 한국문학번역원에서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반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문학에의 관심이 부쩍 늘어난 요즘, 이해와 공감으로 차이를 메우고 이를 창의적으로 전달하는 번역가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느끼던 차였다. 번역가의 손때가 묻은 번역, 최적의 단어를 고르고 뉘앙스를 고려하는 번역, 낱낱의 감정을 세심하게 살피는 번역이 양질의 번역일 것이다. 번역 덕분에 우리는 생면부지의 사람을 만나고 낯선 사회를 경험하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뒤에는 데버라 스미스가, 김혜순의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 뒤에는 최돈미가 있었다.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과 관련해 정책토론회도 열린다고 한다. 제목은 ‘문학번역의 미래-AI시대 인간번역의 가치’다. 기계번역의 효용성이 아니라 인간번역의 가치를 논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번역이 단순히 ‘문장을 옮기는 일’이 아니라 (책 한 권에 담긴) ‘삶을 통째로 옮기는 일’임을 상기해야 한다. AI는 잘하고 싶은 마음, 여기의 맥락을 거기의 상황에 걸맞게 옮기려는 의지, 잠재된 의미를 발생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없다. 넘어야 할 언덕이 여럿 남았겠으나 첫발을 뗐으니 속도를 내주었으면 한다. 빼어난 한국문학 작품들이 더 많이 외국에 소개되면 좋겠다.
번역가 홍한별은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위고, 2025)에 이렇게 썼다. “실제로 번역을 할 때는 ‘단어’를 번역(직역)하거나 ‘단어의 의미’를 번역(의역)하기만 하는 게 아니다. 제3의 무언가가 있다.”
제3의 무언가는 인간만이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이는 “행간을, 침묵을, 여백을 번역”하는 지난한 일일지 모른다. 동시에 이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귀한 영역이기도 하다. 사람이라서 불완전하고, 인간이라서 공감한다. 제3의 무언가 덕분에 우리는 차이를 이해의 자리로 옮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