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대학생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차별금지법 반대 취지 발언에 대해 성소수자 학회가 “명백한 혐오”라고 비판했다.
한국성소수자연구회·한국성소수자의료연구회·한국성소수자퀴어연구학회 등 3개 학회는 23일 김 후보자의 발언에 대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2023년 11월 개신교계 행사에서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 인류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최근 현실을 보면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동성애를) 접하거나 (동성애가) 확산되는 것이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현재 (국회에) 제출된 차별금지법은 보편적 가치의 문제와 종교적 입장에서 비판을 봉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말했다. 동성애 등 성적지향을 ‘선택하거나 확산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논리로 보인다.
학회들은 이 발언에 대해 “성소수자 이슈를 다양성의 존중과 보편적 인권이 아닌 도구적 관점으로 보는 반인륜적 논리이며 명백한 혐오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학회는 김 후보가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국가 정책의 장에 특정 종교, 그중에서도 일부 교회의 신념을 끌어들여 민주적인 숙의 과정을 방해하고 훼손했다”며 “결과적으로 성소수자는 특정 종교 집단의 신념 때문에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학회들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발언을 중대하게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학회는 “김 후보자의 발언들은 행정 각 부를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음을 드러내는 사건”이라며 “첫 총리 인선인 만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부합하는 인물인지 냉정하게 판단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때 TV토론 과정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방향은 맞다”면서도 “복잡한 현안이 얽힌 사항”이라고 말했다.
해당 비판에 대해 김 후보자는 지난 17일 외신기자간담회 등에서 차별금지법안을 반대하는 일부 종교계 주장도 “본질적인 헌법적 권리이자 자유권”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차별금지법을 비판할 때 처벌받는 것 아닌가”라며 반대 측 논리를 거론하며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측은 법안 제정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인권은 합의의 대상이 아닐뿐더러 반대 측의 논리를 따르더라도 이미 합의는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2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7.2%가 “차별금지법 필요성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24~2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