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는 오는 9월까지 도내 5000가구 이상의 노후주택을 대상으로 긴급 화재 예방 점검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최근 부산에서 노후주택 화재로 어린 자녀들이 잇따라 숨진 사고를 계기로,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망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점검은 복지기동대와 전남소방본부가 합동으로 오는 9월 6일까지 2개월간 진행한다. 대상은 노후 전기설비나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가구이며, 장애인, 독거노인, 한부모가구 등 취약계층이 우선 점검 대상이다. 전남도는 화재 위험 요소 진단과 함께 생활 안전과 주거환경 개선까지 병행할 계획이다.
주요 지원 내용은 노후 콘센트 교체, 전선 정리, 자동소화 멀티탭 설치, 소방시설 점검, 화재 예방 교육 등이다. 우리동네 복지기동대는 화재 위험이 큰 가구를 신속히 찾아내 현장 점검하고, 119생활안전순찰대는 소방시설 상태를 점검해 사후 안전조치까지 함께 맡는다.
전남도는 지난 2019년부터 22개 시군 모든 읍면동(297개)에 우리동네 복지기동대를 운영하고 있다. 복지기동대는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생활 불편 해소 등을 지원하며, 지난해까지 도내 전체 가구의 약 28%에 해당하는 22만5000여 가구를 도왔다.
도는 이번 활동을 통해 복지기동대와 소방 조직을 연계한 통합형 지역 안전망을 구축해, 취약계층의 주거 안전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부산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화재는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운 경고음”이라며 “도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화재 예방과 주거 안전 점검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때 이른 폭염으로 수박 등 여름 과일·채소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름의 대표적 과일인 수박은 1년 전보다 30% 넘게 가격이 올랐으며 더위에 취약한 시금치 값은 한 달 만에 70% 넘게 뛰었다. 아직까지 수급이 안정적인 배추도 폭염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이 오를 수 있어 정부가 수급상황 점검에 나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8일 기준 수박 1개(10㎏ 이상) 가격은 2만6091원으로 한 달 만에 15% 넘게 올랐다. 1년 전보다는 각각 26.64%, 평년보다는 31.73% 높다. 온라인 마트에선 당도가 높은 수박의 경우 5㎏짜리가 3만원에 가까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통상 수박 수요는 장마가 끝나는 7월 하순부터 오르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장마가 일찍 끝나면서 가격 인상 시기가 빨라진 것이다. 당장 7~8월 수급 전망은 나쁘지 않지만 폭염으로 수박 작황이 부진하면 가격 오름폭이 커질 수도 있다.
시금치 등 잎채소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시금치는 100g당 1233원으로 한 달 만에 76.39% 급등했다. 1년 전보다는 3.35%, 평년보다는 18.9% 높은 수준이다. 열무 1㎏ 가격(3249원)도 한 달 새 40% 넘게 오르면서 전년 대비 5.01%, 평년 대비 11.73% 상승했다. 상추 100g 가격(1182원)도 한 달 만에 28.48% 뛰었다. 깻잎 100g 가격(2516원)도 한 달 만에 5.67% 오르며 1년 전보다 21.55% 높은 수준이다. 노지채소의 대표 격인 배추 1포기 가격은 3727원으로 아직 평년(4148원)보다 낮지만 한 달 전보다 16%가량 올랐다. 폭염이 계속되면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농업관측 7월호’에서 7월 배추 도매가격이 출하량 감소로 평년보다 14.6%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가공식품·외식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채소류마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밥상물가 부담도 크게 늘 수밖에 없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수박은 7월 하순쯤 되면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면서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배추는 통상 폭우 영향을 더 크게 받지만 지금 같은 폭염이 길어지면 생육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6일 직접 강원 고랭지 배추 재배지를 찾아 생육 점검에 나섰다. 정부는 배추 비축 물량을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리고, 9월 출하되는 여름배추 재배면적도 늘릴 예정이다.
영산강 사진을 찍으러 다니면서 새삼스럽게 안 것은 강에 모래톱이 없다는 것이다. 잘 가꾸어진 산책길과 자전거길, 그러나 강물에 닿을 수는 없었다. 수풀이 우거지고, 그 속을 한참 헤치고 들어가면 강물은 손에 닿을 듯 가까이 있지만 턱이 있어 손으로 만질 수 없다. 어린 시절 모래톱 위로 달음질쳐 가서 강물에 풍덩 몸을 담고 물놀이하던 강변은 찾기가 어렵다.
토건업의 대부답게,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벌였다.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의 모래를 긁어내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배로 물류를 나른다는 목적 아래 운하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전체 사업에 들어간 돈이 22조2000억원이다.
강에서 모래를 걷어낸다는 건 단순한 정비 사업이 아니다. 모래톱은 하천 생태계의 균형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다. 수질을 정화하는 필터 역할을 하며, 홍수와 침식을 조절하고,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가 되기에 ‘하천의 허파’라 불릴 만하다. 운하를 통해 물류를 운송하는 방식은 트럭이나 기차보다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심지어 생태계 정화를 위해 ‘로봇 붕어’를 활용한다는 황당한 이야기까지 나왔었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모래톱이 사라지고 강바닥이 깊이 파이자 하천 생태계는 심각하게 교란됐다. 농업·생활 하수가 유입되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녹조 현상이 심화했다.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며 결국 하천 생태계는 매우 나빠지고 복원 가능성조차 위협받고 있다.
‘부자 되세요’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듯한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금전만능주의와 권력 집중이 자리했고, 그로 인해 민생은 피폐해졌으며 사회의 신뢰와 연대는 무너졌다. 지금 신뢰받지 못하는 검찰, 사법부, 정치권의 인물들을 보면 이명박 정권 시절의 권력 구조와 부패의 산물이 윤석열 시대까지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지도자가 어떻게 나라의 가치와 환경, 그리고 공동체를 훼손할 수 있는지 우리는 뼈아프게 목격했다.
사회 구조에도 모래톱 같은 계층이 있다. 이것이 조화롭게 유지되며 강물이 흘러가야 건전한 생태계가 이어질 수 있다. 모래톱을 제거하면 풍요로운 하천이 될 것이라는 무지한 정책은 생태계를 위협할 뿐 아니라 지구를 병들게 하고, 끝내 인류 멸망을 앞당길지도 모른다. 무더위에 열사병으로 숨진 우리 노동자와 베트남 노동자에게 애도를 표한다.
2025 프로야구가 반환점을 돈다. 10일까지 440경기를 마친 KBO리그가 6일간 올스타 휴식기를 갖는다.
전반기 최고의 화두는 ‘반전’이다. 매년 가을야구를 외치기만 하다 놓치던 두 팀, 한화와 롯데가 상위권에서 전반기를 마쳤다.
대전 ‘독수리’의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빙그레 시절이던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1위를 찍으며 전반기를 마쳤다. 예상 밖의 질주에 스스로도 놀라지만,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는 더 분명해졌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0일 “팀에서 외국인 선발 투수를 잘 뽑아줘 생각했던 것보다 잘 왔다. 베이스러닝, 수비, 타격 등 요소마다 잘 채워가며 사실 뜻하지 않게 1위를 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감독 생활을 20년 넘게 했지만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다. 선수들도, 구단도 흔히 오는 기회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끝까지 잘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줄부상이 많았던 전반기, 우승 후보들이 부상에 울 때 한화는 건강하게 달렸다. 김 감독은 “다른 팀들에 비해 주전 중 큰 부상이 없어서 이런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후반기에 58경기 남았다. 가장 중요한 건 주전 부상이 없어야 한다는 거다. 남은 경기도 잘 조절하며 시즌을 잘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의 후반기 첫 경기는 KT와의 4연전이다. 김 감독은 “KT 마운드도 탄탄하다. 어느 팀 하나 만만한 팀이 없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아 더 집중해야 한다. 첫 경기부터 잘 풀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17년 이후 가을야구를 못해 본 팀, 롯데도 전반기 반전의 주인공이다. 늘 저조하게 출발해 여름에 뒤늦게 쫓아가다 결국 주저앉곤 하던 롯데가 올시즌에는 전반기 내내 상위권을 질주했다.
롯데는 지난 9일 사직 두산전 승리로 전반기 3위를 확보했다. 롯데가 전반기를 5위 안에서 마친 것은 2015년 10구단 체제로 전환된 이후 세번째다. 2015년 5위, 2023년 5위를 기록했다. 그 이상에 올라선 채 후반기를 시작해본 적은 없다. 8개 구단 중 3위를 기록한 2012년 이후 13년 만에 전반기를 3위권에서 마쳤다.
롯데는 지난해 주축으로 올라선 윤동희, 손호영, 나승엽, 고승민, 황성빈 등이 줄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서도 잘 버텨내며 최근 10년 사이 최고의 전반기를 만들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전반기를 통해 선수층이 두터워진 것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만든 롯데는 전반기를 통해 후반기에 더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김태형 감독은 “이렇게 부상 선수가 많이 나온 것은 내가 감독 하면서 처음”이라면서 “그런 전반기에 잘했으니 앞으로 팀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부상자들이 돌아올 후반기 역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