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취업규칙을 변경해 일용직 노동자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검찰을 비판했다. 노조는 검찰에 진상을 밝히고 피해 노동자의 항고를 즉각 인용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대책위원회 쿠팡 퇴직금 체불 TF(태스크포스), 민주노동당 ‘비상구’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피해 노동자 A씨가 낸 항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CFS의 취업규칙이 바뀐 뒤 전국 노동청에는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진정·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지난 1월 노동부 부천지청이 엄성환 CFS 대표이사에 대해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다. 노동계는 쿠팡뿐 아니라 일용직 노동자 다수의 퇴직금이 달린 사건이기 때문에 A씨의 항고 신청이 인용돼야 한다고 본다.
지난달 16일 경향신문은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고용노동부의 쿠팡 압수수색 영장 집행 결과 및 근로감독관 수사보고서를 뺀 채로 대검찰청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노조는 보도 내용을 부인하는 검찰에 “검찰이 정말로 억울하다면 쿠팡 불기소 처분과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한 뒤에 이를 공개하면 될 일”이라며 “검찰은 진상 규명은커녕 침묵을 이어가면서 불기소 처분 항고에 대해서도 판단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효 쿠팡물류센터지회 사무장은 “쿠팡 물류센터 현장에는 이미 ‘고정 단기’라는 말이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주 2~3회 이상 출근하는 단기 사원을 관리하는 센터도 있다”며 “단기사원이라 할지라도 계약직 노동자와 같은 기준으로 매시간 생산량을 평가당하기에, 일용직 노동자들은 생산량이 떨어지거나 관리자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관리한다”고 말했다. 최 사무장은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에는 이러한 정황은 하나도 담기지 않은 채 현재의 쿠팡 취업규칙을 그대로 인정해 쿠팡을 보호하기 바빴다”고 했다.
노조는 검찰이 쿠팡을 노골적으로 봐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순수 일용직’이라는 형식 논리로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을 정당화했던 쿠팡의 궤변은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에 복사·붙여넣기를 한 것마냥 그대로 적혀있었다”며 “노골적인 봐주기 배후에 쿠팡에 포진한 전관들과 쿠팡의 대리인 김앤장이 있을 거라는 의심을 떨쳐버리기 어렵다”고 했다.
책상 위 탁구공을 떠올려보라. 우리는 저곳에 탁구공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탁구공 같은 물리학의 입자는 위치를 특정할 수 있다. 다음에는 퐁당퐁당 던진 돌이 만든 물결이 호수 위로 퍼져나가는 모습을 떠올려보라. 물결 같은 물리학의 파동은 넓게 펼쳐져서 위치를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입자와 파동은 정말 다르다.
탁구공 하나 옆에 하나를 더 두면 두 개다. 하나, 둘, 셀 수 있는 물리학의 입자는 1+1=2를 만족한다. 파동은 다르다. 오르락내리락 위아래로 진동하며 움직이는 파동에서 가장 높은 곳을 마루, 가장 낮은 곳을 골이라고 한다. 마루와 마루 사이의 거리가 파장, 마루와 골 사이 수직 방향 거리의 절반이 진폭이다. 파장과 진폭이 같은 두 파동이 한 곳에서 만날 때 마루와 마루가 만나면 둘이 더해져 진폭이 두 배가 되지만, 마루와 골이 만나면 서로 상쇄해 진폭이 0이 된다. 이처럼 파동은 1+1이 2가 되는 보강간섭을 보여줄 수도 있고, 1+1이 0이 되는 상쇄간섭을 보여줄 수도 있다. 요즘 인기 있는 소음 제거 헤드폰도 상쇄간섭을 이용한다. 헤드폰 밖 소음을 잠깐 녹음했다가 위아래가 뒤집힌 꼴로 출력해서 소음의 크기를 크게 줄인다. 소리가 입자가 아니라 파동이라 가능한 일이다.
눈으로 직접 입자와 파동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이 있다. 네모난 판에 위아래로 두 개의 길쭉한 틈을 낸 것이 이중슬릿이다. 탁구공이 지나갈 정도의 틈을 내고 탁구공을 던지면 위아래 두 틈 중 하나를 통과해 건너편 벽에 도달한다. 위를 통과한 탁구공과 아래를 통과한 탁구공은 각각 벽의 다른 높이에 도달한다. 잉크를 묻힌 탁구공을 하나씩 계속 던지면 벽에는 딱 두 개의 띠가 만들어진다.
파동을 이중슬릿에 보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나의 파동은 두 슬릿에 동시에 도달해 통과하면서 각 슬릿을 중심으로 한 동심원 모양의 두 파동으로 나뉘어 진행한다. 건너편 벽에는 두 파동의 마루와 마루가 만나 보강간섭이 일어나는 위치도, 마루와 골이 만나 상쇄간섭이 일어나는 위치도 있다. 빛으로 이중슬릿 실험을 하면 보강간섭이 일어나는 밝은 곳과 상쇄간섭이 일어나는 어두운 곳이 세로 방향으로 여러 번 반복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러분도 쉽게 머리카락 한 올과 레이저포인터로 실험할 수 있다. 가로 방향으로 머리카락 한 올을 놓고 레이저 불빛을 비추면 머리카락 위아래로 나뉘어 진행한 빛은 건너편 벽에서 간섭해 밝고 어두운 여러 띠를 만든다. 파동과 입자의 이중슬릿 실험 결과는 확연히 다르다. 입자로 실험하면 두 띠, 파동으로 실험하면 여러 띠가 나타난다.
아주 작은 물리학의 입자인 전자로 이중슬릿 실험을 하면 어떤 결과가 얻어질까? 두 슬릿이 있는 지역을 통과한 전자 하나는 형광물질이 발려 있는 벽에 도착해 반짝 흰빛을 낸다. 두 번째 전자를 보내면 다른 위치에서 반짝. 여기까지의 실험에서 한 전자는 딱 한 곳에 도달하니 탁구공과 다를 것 없는 입자로 보인다. 하지만 이 과정을 여러 번 계속하면 전자가 도착해 흰빛을 내는 위치가 두 띠가 아닌 여러 띠로 나타난다. 전자는 파동처럼 보인다. 전자가 입자라면 여러 띠 간섭무늬를 설명할 수 없고, 전자가 파동이라면 처음 던진 몇개 전자가 구별되는 위치에서 흰빛을 낸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
전자의 이중슬릿 실험에 대한 유일한 설명은 실로 기묘하다. 전자 하나는 파동처럼 두 틈을 동시에 통과해 자신과 자신이 간섭하지만 벽에서 측정되는 순간 입자로 돌변한다. 전자의 이중슬릿 실험은 놀라운 자연의 비밀을 알려준다. 아주 작은 양자역학의 세상은 우리가 익숙한 큰 것들의 세상과는 무척 다르다는 사실이다.
전자는 입자도 아니고 파동도 아니며, 동시에 전자는 입자면서 파동이다. 입자와 파동은 우리가 익숙한 큰 것들의 세상에서만 명확히 구별된다. 양자역학을 따르는 전자는 탁구공과 같은 입자로도, 머리카락 실험의 레이저 빛과 같은 파동으로도 분류할 수 없다. 전자는 전자일 뿐, 입자와 파동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전자를 윽박지를 수 없다. 기존의 물리학이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면 물리학을 바꿀 일이다. 100년 전 6월의 어느 밤, 작은 섬 헬골란트에서 하이젠베르크가 해낸 일이다. 양자역학은 작은 세상의 기이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무리 이상해도 그것이 자연의 참모습이다. 인간의 이해가 자연과 다르다면 바꿀 것은 자연이 아니라 우리의 이해다.
롯데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28·사진)는 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6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35표 중 30표(85.7%), 팬 투표 42만9664표 중 10만5152표(24.5%), 총점 55.09점을 받아 KBO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월간 MVP를 수상했다.
방출된 찰리 반즈에 이어 롯데 유니폼을 입고 5월 말 KBO리그에 등장한 감보아는 6월 한 달 동안 5승 무패 평균자책 1.72의 뛰어난 활약을 했다. 입단 이후 7경기에서 6승1패 평균자책 2.11을 기록 중이다.
감보아는 “원래 적응력이 좋은 편이다. KBO리그 공인구가 손에 잘 맞기도 한다”면서 “제대로 선발 투수로서 루틴을 갖고 로테이션을 도는 게 처음이다. 관리를 제대로 받을 수 있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풀타임 선발 투수가 꿈이었고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던 투수 감보아는 한국에 온 지 한 달여 만에 KBO리그 월간 MVP로 올라섰다. 힘들었던 시간들도 떠오른다. 감보아는 “야구장으로 출근하면서도 그날 어떤 역할을 하고 언제 마운드에 오를지 거의 알지 못했다. 늘 즉흥적으로 역할을 부여받았다”며 “마이너리그에 있다보니 항상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보수가 없는 비시즌 동안에는 고민이 많았다”고 돌이켰다.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형들과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감보아는 “수익이 필요한 상황이라서 세차 아르바이트를 했다. 원래 세차하기를 좋아하기도 했고 돈도 벌려고 했던 것”이라며 해맑게 웃었다. 롯데 투수 감보아는 이제 보직이 확실하다. 경제적인 고민도 안 해도 된다. 감보아는 롯데에서 총 33만달러를 받는다.
미국인인데 미국에서는 알아보지 못하던 ‘투수 감보아’를 대한민국 부산 시민들이 알아보는 것도 신기하다. 감보아는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신다. 미국에서는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야구장에서의 내 모습이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감보아는 “내게 선발 역할을 준 롯데에 감사하다. 팀에서 확실히 좋은 역할을 하고, 항상 열심히 하겠다”고 KBO리그와 롯데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동료들과 잘 지내기 위해 ‘많이 더워’ ‘수고하십니다’ 등 짧게 배운 한국어를 종종 쓰고 ‘동생’ ‘친구’ ‘형’ 등 호칭도 붙인다. 월간 MVP 상금 300만원도 팀을 위해 쓸 계획이다.
상위권 경쟁 중인 롯데로서는 후반기에도 감보아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감보아는 “올스타 휴식기에도 몸 상태를 잘 관리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외국 대학의 학생들이 9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서머스쿨’에서 서예 체험을 한 뒤 자신의 글씨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