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이른 폭염으로 전남 연안의 수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양식장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남도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비상 대응 체계에 돌입하는 한편 기후·에너지 정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해양수산 기후변화 대응센터’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9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서해와 남해 연안 일부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됐다. 대상 해역은 서해 함평만, 신안 임자도∼효지도, 남해 여자만과 가막만, 해남 울돌목∼진도 임회, 고흥 거금도 일대 등 총 17곳이다.
남해안 수온은 20.5∼24.9도, 서해안은 최고 30.7도까지 상승했으며, 전체적으로는 평년보다 약 1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고수온 예보 체계상 수온이 28도에 도달하면 주의보가, 28도가 3일 이상 지속되면 경보가 발령된다. 이번 주의보는 지난해보다 16일 빠르게 내려졌다. 지난해 여수, 고흥 등 전남지역 10개 시군에서는 990개 어가가 고수온 피해를 입어 총 574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전남도는 고수온 종합상황실을 가동하고, 피해가 우려되는 해역에 현장 대응반을 투입했다. 고수온에 특히 취약한 어류의 폐사를 막기 위해 양식장 먹이 공급 중단, 액화산소 공급, 대응 장비 가동 등을 현장에서 안내했다. 현재 전남도에는 6309어가가 넙치·전복·조피볼락·숭어·가리비 등 총 10억7400만 마리의 어패류를 키우고 있다. 이 가운데 전복(8억4100만 마리), 넙치(4700만 마리), 조피볼락(3800만 마리) 등 고수온에 민감한 어종은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조기 출하와 긴급 방류도 추진 중이다. 해양수산부, 수협, 유통업계와 ‘조기출하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오는 9월까지 15억원 규모의 소비촉진 행사를 준비 중이다. 어가당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되는 긴급 방류 사업도 병행한다. 이번 고수온 특보에 앞서 지난 4월부터 3318개 양식장을 대상으로 대응 장비 가동 여부와 입식 신고 상황 등을 점검하고 질병예방 백신 등 6개 사업에 총 462억원 규모의 장비와 자재를 지원했다.
신속한 복구를 위해 양식재해보험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가입률은 지난해 1669건(38%)에서 올해 1773건(40%)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여수 해상에서는 민·관·경이 참여한 고수온·적조 대응 모의훈련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진행했다.
특히 단기 대응을 넘어 구조적인 기후위기 대응 체계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8일 도청에서 ‘해양수산 기후변화 대응센터 설립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본격적인 유치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용역에서는 전남이 기후변화 대응 거점이 될 수 있는 여건과 입지 경쟁력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센터 설립이 수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력, 중앙정부 정책과의 연계 가능성 등도 함께 검토해 조직 구성과 운영 전략을 담은 종합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창우 도 친환경수산과장은 “지난해 큰 피해를 겪은 만큼, 올해는 철저한 사전 대비를 통해 고수온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수산업 최전선에 있는 전남이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는 전국 거점으로 도약하도록 센터 설립과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2·3 불법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보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금에 와서야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다투기 위한 증인신문도 포기하겠다고 했다.
여 전 사령관은 8일 오전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자신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지난달 23일 군검찰이 내란 특검과 협의해 추가 기소한 위증죄 사건도 병합해 함께 심리했다. 여 전 사령관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과 군사법원 재판에서 계엄 당일 선관위에 출동한 군 병력에 ‘서버를 떼오라’고 지시하고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한 혐의를 받는다.
여 전 사령관은 이날 법정에서 재판 진행과 관련한 의견을 밝히겠다며 재판부에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이어 “최초 검찰 조사부터 오늘 이 재판에 이르기까지, 국민들께 불안을 끼쳐드리고 방첩사 대원들에게 계엄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킨 책임자로서 역사의 진실을 밝힌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방첩사가 계엄의 주체라는 편견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사령관으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사죄의 길은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은 지난달 30일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로는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여 전 사령관은 “국민과 재판부의 뜻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됐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한편 증인신문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은 증인신문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여 전 사령관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해왔는데 이날 재판에선 태도를 바꿨다. 앞으로는 군검찰이 제시하는 사실관계를 전반적으로 인정하되 ‘국헌 문란 목적은 아니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장관 등 상관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며 재판부의 선처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직속상관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전 국방부 장관의 계엄에 대한 생각에 노출된 후 평시 계엄이 불가능함을 분명하게 직언했다”며 “설마 실제로 계엄을 선포할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과 갈등 가운데 계엄을 맞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로 돌아간다면 단호하게 군복을 벗겠다는 결단을 함으로써 지휘체계에서 벗어났어야 했다고 지금 와서야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군은 국군통수권자의 갑작스러운 계엄선포로 불과 서너 시간 동안 의지 없는 도구로 쓰였다”며 “수많은 군인의 충성과 헌신의 세월이 물거품이 된 현실이 개인적으로 참담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여 전 사령관과 군검찰 측 의견을 들은 뒤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해서만 증인신문을 하겠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이 증인신문을 포기하면서 재판이 빨리 마무리될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에서도 내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먼저 종료된다고 해도 (윤 전 대통령 등 재판보다) 먼저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충남대 교수로 재직하며 최소 37개의 정부 부처 산하 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보자의 활발한 대외활동이 거점국립대 최초 여성 총장이 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경력 관리용’ 이력 쌓기에 주력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7일 국회에 제출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과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자는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2005년 이후 최소 37개 정부 부처 산하 위원회와 지자체·공공기관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사유서에는 “다양한 위원회 활동을 통해 국정 전반에 관한 전문성과 식견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후보자는 이력서에 미래국가유망기술위원회 위원,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 위원장 등을 경력으로 적었다. 그가 충남대 총장 시절 공개한 경력까지 보면 중앙정부 산하 최소 15개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 후보자는 동시에 복수의 위원을 맡기도 했다. 2011년 4월~2013년 4월 대통령 직속 제2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2011년 7월~2014년 6월 대전시 정책자문단 위원에 위촉됐다.
2014년 지방선거 직후 충청권에서는 ‘양다리 인수위원’ 논란이 일었다. 이 후보자가 이춘희 세종시장 당선인의 시장직 인수위원과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인의 대전시민경청위원회 명단에 들어가면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이 후보자는 언론에 “전문적 견해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겠다 싶어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학계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외부 활동 의지가 있었던 것 같고 공대, 특히 건축 분야의 여성 교수가 갖는 희소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울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지며 도심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주요 도로가 통제됐다. 기상청은 오후 6시 50분을 기해 서울 서부권에 호우 특보를 발효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구로구 고척동 아파트 단지와 양천구 목동교 인근, 양화대교 일대 도로 등에서 침수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6시 55분쯤 서부간선도로 오목교 동측 지하차도(성산 방향)를 전면 통제했다. 올림픽대로 하남 방면 목동IC~성산대교 남단 구간 하위 3개 차로도 침수로 차량 운행이 중단됐다.
영등포구와 동작구는 재난문자를 통해 하천변 산책로, 계곡, 급경사지 등 위험지역 출입을 자제하고 침수 우려 지역 주민들은 물막이판 설치 등 피해 예방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는 기상 상황에 따라 교통통제 구간을 실시간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시는 시민들에게 기상 예보와 교통 정보를 사전에 확인한 뒤 이동해 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