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구군은 여성 농업인의 복지증진을 위해 예방접종과 특수건강검진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양구군은 기존 대상포진 예방접종만 지원하던 것을 폐렴,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접종까지 확대해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은 지역의 주소를 두고 거주 중인 만 50세부터 64세까지의 농업경영체 등록 여성 농업인이다.
실제 영농에 종사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신청을 희망하는 여성 농업인은 오는 25일까지 사업신청서를 작성해 거주지 읍·면사무소에 제출하면 된다.
접종 시기는 오는 8월부터 11월까지다.
예방접종 확인 서류 등을 제출하면 접종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양구군은 특수건강검진 지원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특수건강검진은 2년 주기로 실시된다.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만 51세~70세 사이 홀수년도 출생 여성 농업인이 지원 대상이다.
검진 항목은 근골격계·심혈관계 질환, 폐활량 검사, 농약 중독 검사 등이다.
농작업 중 사고에 의한 골절과 농약 중독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도 함께 제공된다.
검진 신청은 예방접종 지원사업과 같이 오는 25일까지 읍·면 사무소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에서 건강검진과 안전교육을 받게 된다.
권은경 양구군 농업정책과장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여성 농업인의 역할과 비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여성 농업인 복지 확대를 통해 농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상호관세 유예 종료(8일)가 임박한 다가온 가운데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여 본부장이 워싱턴 D.C를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관세 협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여 본부장의 이번 방미는 지난달 22~27일에 이어 일주일만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달 밖에 되지 않은 국내 사정, 그간 성실하게 협상에 임해온 점 등을 강조하며 상호관세 유예 연장을 얻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상황에서는 우리가 무리하게 시한에 쫓기기보다는 좀 더 시간을 갖고 (협상의) 내실을 기하는 것이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은 굉장히 불확실하며, 낙관적이고 비관적인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간 상호관세 유예 연장을 둘러싸고 통상당국 안팎에서는 연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서한 압박’ 발언을 이어가면서 기류가 바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내일부터 서한을 하루에 10개국씩 보낼 것”이라며 “당신이 20%나 25% 또는 30%의 관세를 내게 될 것” 등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국별 상호관세(한국 25%)를 발표했다가 10%를 제외한 나머지 관세는 90일 유예하고 각국과 협상에 나선 바 있다. 유예 종료일이 다가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마치지 못한 국가들에게 일방적으로 상호관세율을 통보하는 서한을 보내겠다는 압박 발언을 수차례 반복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한·미 관세협상의 새 쟁점으로 부상한 ‘디지털 규제’와 관련한 미국 설득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의원 43명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서한을 보내 한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법을 문제삼고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테무 같은 중국의 주요 디지털 대기업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미국 기업들을 표적으로 삼아 중국공산당의 이익을 증진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여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미국 정계나 재계에서는 이런 디지털 분야를 굉장히 중시하고 있다. 미국 테크 기업들이 미국 현 행정부의 탄생에 커다란 역할을 한 측면도 있다”며 “디지털 분야 이슈들이 협상에 중요한 상황이 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부분은 미국 측이 오해하는 부분도 있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의 혁신과 규제 합리화 측면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기도 하다”며 “통상과 국내 산업 측면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 균형 잡힌 판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 취소로 풀려난 지 4개월 만에 다시 구속 기로에 섰다.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수사기관의 조사와 체포영장 집행에 번번이 어깃장을 놓고, 법 기술을 총동원한 끝에 전례 없는 ‘구속 취소’ 결정까지 받아내며 ‘법꾸라지’ 모습을 보인 윤 전 대통령이 특별검사(특검)의 수사로 다시 구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8개월간 자신을 향한 수사와 체포, 구속 시도에 필사적으로 저항해왔다. 계엄 직후에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소환조사에 여러 차례 불응했고, 지난해 12월31일 서울서부지법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청구한 체포·수색영장을 발부하자 영장 효력정지 가처분을 내는 등 각종 소송을 걸어 적법성을 물고 늘어졌다. 지난 1월 공수처와 경찰이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을 땐 대통령경호처의 물리력을 동원해 무력화했다.
공수처와 경찰은 지난 1월15일 두 번째 체포영장 집행에 1000여명을 투입한 끝에 윤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는 구금된 뒤에도 일절 진술을 거부했고 조서에 서명·날인도 하지 않았다.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불법 수사를 하고 있다”며 버티다 같은 달 19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임기 중 구속된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구속 한 달여 만에 풀려났다. 법원은 ‘검찰이 구속기간이 만료된 뒤에 기소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3월7일 구속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피의자 인권 등을 고려해 구속기간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법조계에선 “최고 권력자가 형법상 가장 무거운 죄를 저지른 상황에 법원이 그동안의 형사 실무를 뒤집는 결정으로 특혜를 줬다”는 반발이 컸다. 검찰은 법원 결정에 즉시항고해 상급심 판단을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도 스스로 이를 포기하고 윤 전 대통령을 석방해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봐주기’라는 비판을 불렀다.
지난 4월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수사와 재판은 본격 시작됐다. 김용현 전 장관 등 내란 가담자들이 모두 구속된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은 자택 주변을 산책하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법조계 안팎에선 ‘내란 공범이 모두 구속된 상황에서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만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소년과 녹나무히가시노 게이고 지음·요시다 루미 그림유소명 옮김 | 소미미디어 | 40쪽 | 1만8500원
일본 대표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림책을 냈다. 작년에 출간된 <녹나무의 여신>을 읽은 독자라면 더욱 반가울 작품이다. 소설 속 소년과 소녀는 그림책을 만드는데, 그 이야기를 완성해 엮은 작품이 <소년과 녹나무>다. 추리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과 따뜻한 이야기가 어우러진 그림책, 궁금해서 펼칠 수밖에 없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버린 소년. 홀로 사는 게 버거운 어린아이는 앞날이 무섭다. 길가에 웅크리고 앉아 울고 있을 때 한 여행자가 다가와 미래를 보여주는 녹나무 여신을 찾아가라고 일러준다. 만약 미래를 알 수 있다면 이 고통은 사라질까? 소년은 녹나무를 향한 여행을 떠난다.
책장마다 소년의 여정이 펼쳐진다. 초록이 가득하지만 우거진 수풀 탓에 숨이 턱 막히는 정글을 지나고, 뾰족하고 흰 얼음 수정이 마음마저 찌르는 듯한 설산도 넘었다. 캔버스 위에 거칠게 색채를 얹은 듯한 삽화 속 풍경은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그려진 작은 몸과 대비된다.
마침내 녹나무 여신을 만난 소년은 미래를 보여달라 외친다. 소년이 엿본 앞날은 절망적이다. 20년 뒤에도 소년은 항상 두려움에 떨며 여신을 찾으러 다니고 있었다. 여신은 “불안이 사라질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거야”라고 말한다. 그러니 이미 지나간 일을 붙잡지 말고 미리 걱정하지도 말고, 지금을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진실을 전한 뒤 사라진다.
고통을 느낀다는 건 역으로 살아있다는 의미. 오늘을 살아야 내일이 온다. 소년은 존재하고 있음에 감사하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미래를 위해 소중한 현재를 지킬 용기를 얻는다. 불확실한 미래에 낙담한 이들도 소년과 동행한다면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