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가 부동산 시장 관련 “근본적 대책을 강구하겠다” “신도시 대책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히면서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시장 과열에 대한 정부 대응이 시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부동산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시장 상황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 국정기획위에서 나온 사실상 부동산 관련 ‘무대책’ 발언 때문이다.
이춘석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수도권 부동산 가격 급등과 관련해 “일시적 상황에 따라 바로 대책을 내는 것은 바람직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당시엔 국토부 관계자들에게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수도권 주위에 신도시를 만들거나 이런 대책은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부탁의 말씀을 하나 드렸다”고도 밝혔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주택 공급이 정체돼 ‘앞으로 수도권 아파트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수요자들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대출 규제 등 ‘일시적 대책’ 없이 시장을 안정화하기는 절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올해 하반기 입주 물량이 10만323가구로 2015년 집계 시작 이후 하반기 기준 가장 적다고 밝혔다.
새 정부에서 부동산 대책을 내놓지 않는 사이 서울 집값에 더욱 불이 붙을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36% 올라, 주간 기준으로는 6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주택 구매와 관련한) 정책대출 종료 등 ‘단기적 처방’이 나오지 않으면 이전 정부가 풀어둔 정책 금융을 활용해 수도권 아파트를 추격 매수하려는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토부 내부에선 ‘신도시는 안된다’는 주문의 진의를 둘러싸고 설왕설래도 오갔다. 보통 공급 대책이라고 하면 신도시를 통한 공급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관련 공약으로 구체적 내용을 말하진 않았지만 ‘공급 확대’는 내걸었다.
이 분과장은 이에 대해 경향신문에 “(국토부가) 부동산 대책이라면 상투적으로 제시되는 ‘신도시에 아파트 짓기’보다 실효성 있고 유효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공급 대책에는 여러 방법이 있으니 다각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원인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김진하 강원 양양군수가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속초지원(지원장 김종헌) 형사부는 26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뇌물수수·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군수에게 징역 2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안마의자 몰수와 500만원 추징도 명령했다.
김 군수는 민원인 A씨로부터 민원 해결의 대가로 고가의 안마의자를 받고, 성관계를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양양군수로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피고인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뇌물을 수수하고 고가의 물건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피고인은 자기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은 채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군수와 함께 뇌물 공여 및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촬영물 등 이용 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A씨와 공모해 김 군수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박봉균 양양군의원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이수 명령을 내렸다.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는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직이 박탈된다.
700억원 규모의 전세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수원 전세사기 일가족 사건의 주범이 원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5-3부(박신영 김행순 이종록 부장판사)는 25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공범인 아내에게 1심과 같은 징역 6년을, 감정평가사인 아들에게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씨는 2012년부터 별다른 자본 없이 이른바 갭투자 방식으로 임대 사업을 하면서 피해자들에게 막심한 경제적 피해를 줬으며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많은 돈을 허비했다”며 “다만 극히 적지만 일부 임차인의 피해를 회복시킨 것으로 보이고 보증보험으로 일부 피해도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 정씨는 부친이 전반적인 자금 관리를 도맡았다지만 2023년 4월부터는 임대 사업의 위험성을 인지했음에도 사업을 정리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아버지 부탁에 따라 감정평가사로서 윤리를 버리고 건물을 고액으로 평가해 보증보험에 가입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에서 무죄 판단한 정씨 부자의 감정평가법 위반(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임대건물을 감정평가)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또 아들 정씨의 일부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로 인정했다.
정씨 부부는 2021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일가족과 임대법인 명의를 이용해 수원시 일대 주택 약 800세대를 취득한 뒤 임차인 500여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약 76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 아들은 아버지의 요청을 받고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임대건물을 감정 평가하는 등 2023년 4월부터 임대업체 소장으로 근무하며 30여명을 상대로 40억원 규모의 전세사기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