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폰테크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의 ‘마중물’ 차원에서 전국민에게 15만~52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소비 효과가 크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2020년 코로나 때 지급된 전국민지원금 사례를 분석해보니 적어도 저소득층에게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침체기여서 소비 진작 효과가 과거보다 클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국민 지원금관 함께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제 현실화 등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연구 결과를 보면, 전국민지원금은 빈곤·불평등 완화에 확실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21년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문재인 정부가 1차 전국민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전 빈곤율은 16.4%였으나 재난지원금 지급 후 6%로 10.4%포인트 급감했다.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 직후 전체 인구에서 빈곤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같은 해 9월 실시한 2차 재난지원금의 ‘핀셋’ 지원은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빈곤율을 최대 14.9%, 자영업자의 빈곤율은 6.3%포인트 떨어뜨렸다.
전국민 지원금이 일정 부분 소비를 자극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0년 5월 코로나19 1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소비 창출 효과를 분석한 결과, 투입 예산 대비 26.2∼36.1%의 매출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정부가 10만원을 지급하면 최대 3만6000원 소비로 썼단 뜻이다. 소비 심리도 일부 살아났다. 2020년 2분기 전기 대비 -3.2%였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같은 해 3분기엔 2.1%로 반등했다.
경기 부양 수단으로서 전국민지원금의 효과는 정부 직접 소비보다 높지 않았다. 일각에서 전국민 지원금을 반대하는 논리 중 하나다. 한국은행이 2020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재정 지출의 승수 효과는 정부 직접 소비(0.91)가 가장 컸고, 정부 투자(0.86), 이전 지출(0.33) 순이었다. 전국민 지원금은 이전 지출 방식에 해당한다.
즉, 정부가 1조원을 복지 확충에 썼다면(정부 직접 소비) GDP가 9100억원 늘어나지만, 같은 금액을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면(정부 투자) GDP 증가분은 8600억원, 전 국민에게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이전 지출) GDP 증가분은 33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다는 의미다.
다만 내수 침체기에는 전국민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가 과거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때와 달리 지금은 영업 제한 조치가 없는 데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 현금을 받는 저소득층의 소비성향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번 추경에서 저소득층일수록 더 많은 금액을 받는 차등 지급 방식을 채택한 것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취약계층은 현금을 받으면 대부분 소비에 사용하기 때문에 과거 추산보다 승수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소비효과 논쟁보다 다른 복지 지원제도를 강화하는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기초연금을 저소득층에게 누진적으로 가도록 소득 보장을 강화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조건을 완화하고 생계급여·주거급여도 현실화해야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