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폰테크 프랑스를 대표하는 게임회사 유비소프트(Ubisoft)의 고위 임직원이 저지른 직장 내 괴롭힘과 성폭력 정황이 재판을 통해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언급하며 가해자들의 지위가 두려웠고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17일 가디언·AFP통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프랑스 보비니 법원은 최근 유비소프트 전직 임원 및 디렉터 토미 프랑수아(52)·세르주 아스코에트(59)·기욤 파트뤽(41)의 괴롭힘과 성희롱, 성폭력 행위에 관한 심리를 나흘 동안 진행했다. 이 세 사람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파리 교외에 있는 유비소프트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여러 형태의 괴롭힘, 성희롱, 성폭력을 가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법정에 나온 피해자들은 세 사람의 가해 행위로 인해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으며 두려움에 떨었다고 증언했다. 증언을 종합하면, 여성 직원은 의자에 묶인 채 엘리베이터에 태워지거나 치마를 입은 채 물구나무서기를 강요받았다. 성차별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인 농담도 나왔다. 여성 직원의 몸에 낙서하거나 컴퓨터에 남성 성기 그림을 붙여놓는 일도 있었다. 피해자가 원치 않는 어깨 마사지를 하거나 열린 사무 공간에서 성적인 영화를 틀고, 직원들의 머리 주변에 채찍을 휘두르는 일도 발생했다.
가해자들은 당시 유비소프트의 최고위급 임원 혹은 디렉터였다. 토미 프랑수아는 에디토리얼·크리에이티브 서비스 부문 부사장이었으며, 세르주 아스코에트는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이자 유비소프트의 이인자였고 기욤 파트뤽은 게임 디렉터였다.
셋 중 가장 심각한 혐의가 제기된 것은 토미 프랑수아였다. 피해자들은 그의 지위 탓에 가해 행위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프랑수아의 혐의를 증언한 한 피해자는 “그는 내 상사였고 나는 그가 두려웠다. 그가 나에게 물구나무서기를 시켰고 나는 그를 떨쳐내기 위해 그냥 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프랑수아는 이 피해자를 의자에 묶어 엘리베이터에 태워 다른 층으로 이동시킨 혐의, 피해자의 얼굴에 사인펜으로 그림을 그린 뒤 회의에 참석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는다.
또 다른 피해자는 “미국에서 열린 게임 박람회에서 프랑수아가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강제로 키스했다. 사무실로 나를 불러 자신의 나체 엉덩이 사진을 보여줬고, 회의 도중 내 팔에 남성 성기를 그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을 인사 담당자에게 보고했지만 “일을 크게 만들지 말라”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이 피해자는 이러한 일을 겪으며 “망연자실했고 굴욕감을 느꼈으며 직업적인 신뢰를 잃었다”고 호소했다.
AFP는 조사 보고서를 입수해 프랑수아가 “회사 내에서 자신의 영향력과 높은 지위를 활용해 부하 직원들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독려했다”고 전했다.
세르주 아스코에트는 한 고위 여성 직원을 두고 “명백히 성생활이 부족한 사람”이라며 “회의실에서 모두의 앞에서 그와 성관계를 해서 진정시키겠다”고 발언한 혐의를 받는다. 사무실에서 괴성을 내고 성적인 이야기를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파트뤽은 직원을 때리는 시늉을 하고, 직원들의 머리 쪽에 채찍을 휘두르며, 직원들의 얼굴 근처에서 라이터를 가지고 놀다가 한 남성 직원의 수염에 불을 붙인 혐의를 받는다.
한 직원은 사무실 분위기가 “남성 전용 클럽” 같았다고 진술했으며, 다른 피해자는 “성적인 발언과 농담이 사실상 매일 나왔다”고 전했다.
가해자들은 혐의를 부인했다. 프랑수아는 “농담이 난무하는 분위기였다.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려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아스코에트 역시 “누구를 괴롭히고자 한 적이 없고 내가 괴롭힘을 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은 2020년 프랑스 게임업계 ‘미투’(나도 고발한다) 이후 최초의 대규모 재판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당시 유비소프트의 부적절한 사내 문화가 폭로되며 내부 조사가 진행됐고, 직원 약 25%가 직장 내에서 부당한 행위의 피해자가 됐거나 피해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아스코에트는 직에서 물러났으며 프랑수아와 파트뤽은 해고됐다.
프랑스 검찰은 이 셋이 괴롭힘, 성희롱, 성폭력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이 게임업계의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러한 행위가 예전에 법으로 처벌받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단지 침묵당했을 뿐이다. 앞으로는 침묵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토마스 프랑수아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및 벌금 3만유로, 세르주 아스코에트에 징역 18개월에 집행유예 및 벌금 4만5000유로, 기욤 파트뤽에게는 징역 1년과 벌금 1만유로를 구형했다.
선고는 다음 달 2일로 예정돼 있다.
유비소프트는 유럽 최대 게임회사로 꼽힌다. 1986년 프랑스에서 가족기업으로 시작해 ‘어쌔신 크리드’와 ‘아노’ 시리즈, ‘저스트 댄스’ 등 세계적인 히트작을 만들어냈다.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 ‘어쌔신 크리드’의 암살자 캐릭터가 등장해 성화를 봉송하기도 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개입에 나선다면, 그 시작은 벙커버스터를 이용한 포르도 지하 핵시설 폭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벙커버스터는 지표면 아래 깊숙이 파고들어 간 뒤 폭발하도록 설계된 공중 투하용 초대형 관통 폭탄(MOP)이다. 보잉사가 제작한 GBU-57은 현재 공개된 벙커버스터 중 최신식으로, 지하 60m 아래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다.
현재 미군은 약 20기의 GBU-57을 보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약 6.2m 길이에 13t이 넘는 무게 때문에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를 통해서만 운반할 수 있다. B-2는 한 대당 최대 2기의 GBU-57을 탑재할 수 있다.
문제는 60m 아래까지 관통할 수 있는 GBU-57이 최대 80m 밑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포르도 핵시설을 파괴하기에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포르도 핵시설을 여러 차례 방문한 적 있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심지어 “가장 민감한 시설 중 일부는 지하 800m 깊이에 묻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포르도 핵시설을 파괴하려면 GBU-57을 두 기 이상 동일한 지점에 정확히 투하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군사 역사가인 로버트 페이프는 “미 공군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하지만, 그런 일이 실전에서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FT에 말했다. 또 미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A)도 GBU-57로는 터널을 무너뜨리고 잔해에 파묻을 정도의 피해만 줄 뿐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란의 방공망이 완전히 무력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B-2 폭격기가 포르도 핵시설까지 이동하는 것부터 문제다. 미군이 B-2 폭격기 이동 경로 내에 있는 이란의 레이더 시설을 모두 파괴해 안전을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이란 역시 이에 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GBU-57 두 기 이상을 투하하기 위해선 B-2 폭격기가 목표 상공에 일정 시간 머물러야 하고 이 과정에서 격추될 가능성도 커진다. 페이프는 “B-2는 완벽한 스텔스 기능을 갖춘 것이 아니어서 대공 미사일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용인시가 오는 28일 예정된 수도권 전철 기본요금 인상을 앞두고 용인경전철에 적용됐던 ‘별도요금’을 전면 폐지한다.
용인시는 그동안 용인 경전철이 부과되던 별도요금 200원을 17일 전면 폐지한다고 밝혔다.
용인경전철은 지난 2014년 수도권통합환승제 도입에 따라 경전철의 운영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기본요금(일반 1400원)과 이동거리에 따른 추가요금에 더해 ‘별도요금’을 부과해왔다.
용인시는 불안정한 경제 여건과 물가 상승에 따른 시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반승객에 부과한 ‘별도요금’ 폐지를 결정했다. 앞서 용인시는 지난 2023년 10월 청소년과 어린이 승객에게 부과했던 ‘별도요금’을 우선 폐지한 바 있다.
지난해 용인경전철을 이용한 평일 일평균 승객은 4만2247명으로 전년 대비 약 6% 증가했다. 용인시는 별도요금 폐지로 연간 약 800만명의 승객이 요금 인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수도권 전철 기본요금이 150원 인상되지만, 용인경전철의 ‘별도요금’ 폐지에 따라 경전철의 일반 요금은 1600원에서 1550원으로 낮아지게 됐다”며 “시민의 교통비 부담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