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당일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는 높은 수익을 미끼로 퇴직자들의 노후자금 등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다단계 투자사기 조직 총책 A씨(39)를 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범행에 가담한 8명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다단계 사기 조직을 만들어 2022년 5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한 뒤, “자신들이 개발한 게임 플랫폼 사업에 투자하면 원금과 높은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들은 주로 50~60대 퇴직자들로부터 7284회에 걸쳐 약 26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의미의 ‘P2E(Play to Earn)’ 게임 플랫폼을 사기 범죄의 전면에 내세웠다. 피고인들은 게임 캐릭터를 구매(최대 2만달러)하고 게임을 하면, 해당 게임의 사용자가 늘어 흥행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광고료 등 수익을 나눠주겠다고 피해자들을 꾀었다.
또한 투자금의 일부를 피해자들에게 수당으로 지급하는 등 소위 ‘돌려막기’ 수법을 사용해 사업이 문제없이 진행되는 것처럼 꾸몄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피고인들은 이렇게 확보한 투자금을 가상화폐로 받고 자금세탁을 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가상화폐 및 계좌 거래내역 약 4억5000만건을 분석하고 사무실 등 압수수색, 수십대의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등을 통해 지난 4월 A씨를 구속했다. 이들은 범죄 수익으로 스포츠카와 사치품을 사는 등 호화 생활을 즐긴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달아난 B씨(55·마케팅 총괄)를 전국에 지명수배하고 추적 중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기일에 불출석하고 도주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피고인들의 남아있는 재산을 찾아내 추징보전하는 등 범죄수익을 환수했다”면서 “앞으로도 서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신종 투자사기 범죄에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좁고 복잡한 골목 구조로 화재 대응에 어려움을 겪던 전통시장에 ‘지능형 소방출동시스템’이 도입됐다. 전북도소방본부는 전주 남부시장에 이 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구축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18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화재 신고 시 상호만 입력하면 점포의 정확한 위치는 물론, 소방차 진입이 가능한 출입구와 최적 출동 경로까지 자동 안내하는 기술이다. 기존 소방 내비게이션에는 상호가 등록되지 않았거나 잘못 검색되는 사례가 많아, 소방차가 시장 외곽 공영주차장 등 엉뚱한 지점으로 출동하는 일이 잦았다. 이로 인해 현장 도착이 수 분씩 지연되며, 초기 진화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문제가 반복돼왔다.
전북소방은 이런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광주·호남지역본부와 협약을 맺고, 총 4000만원을 투입해 남부시장 전체를 실측 조사했다. 점포별 위치, 출입구, 통행로, 소화기·소화전 등 소방시설 현황을 정밀 수집해 GIS(지리정보시스템) 기반 전자 지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또 소방차량 위치추적시스템(AVL)과 연동해 119상황실과 현장 지휘관, 출동대 간 실시간 정보 공유도 가능하게 했다.
시범 운영 결과도 뚜렷했다. 기존에는 화재 신고 접수 후 현장 도착까지 평균 8분 13초가 걸렸으나, 시스템 도입 이후 5분 25초로 약 3분 단축됐다. 출입구가 9곳에 달하는 남부시장 특성상, 실시간 경로 분석 기능이 출동 혼선을 줄이고 초기 대응 시간을 확보하는 데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전북소방은 시스템 구축과 함께 전통시장 화재 대응 체계도 전면 개선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정기 점검에 소방이 필수 참여하고, 점검 결과를 공유받아 행정처분과 후속 조치까지 직접 수행한다. 자율소방대 운영도 강화돼, 도내 상설시장 소속 239명에게 조끼·모자·경광봉 등 안전 장비가 지급되고, 분기별 합동훈련과 야간 순찰도 시행된다.
이오숙 전북도소방본부장은 “전통시장의 구조적 제약을 기술로 극복한 첫 사례로, 화재 대응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 안전체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북소방은 이번 시스템을 도내 다른 전통시장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소방청에 표준모델로 제안해 전국 확산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