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폰테크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을 꼽으라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많이 지목할 것이다. 이 그림이 걸려 있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은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언제나 북새통이다. 관람객의 80%가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서라니 그럴 만도 하다. 모나리자는 세계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걸작이란 오명도 함께 갖고 있다. 길게 늘어선 줄에 차분한 감상은 꿈도 못 꾸기 때문이다. 게다가 철통 보안으로 모나리자가 벽에 걸린 우표처럼 보인다는 비아냥까지 쏟아진다.
루브르 박물관도 고민이 많은 듯하다. 박물관은 1989년 대규모 개조 공사를 했다. 최대 450만명의 방문객을 수용하도록 설계됐는데, 지난해 방문객은 870만명에 달한다. 박물관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의 두 배에 이른 것이다. 그에 비해 시설과 인력에 대한 투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16일(현지시간) 직원들의 갑작스러운 파업으로 박물관을 임시 폐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난 1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루브르 박물관 문제 해결을 위한 10년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들에게 가닿지 않은 것이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주요 관광 도시에서 과잉 관광 반대 시위가 펼쳐지고 있다. 관광객은 부를 안겨주는 황금알이지만, 이 북새통 혼란을 그대로 뒀다가는 정작 거위를 죽게 할 수도 있다. 뭐든지 도가 지나치면 탈이 나는 법이다.
과잉 관광은 관광객 입장에서도 여행을 즐기기 힘들게 하는 요소다. 마크롱 대통령의 계획대로, 루브르를 고쳐서 모나리자가 단독 방에 걸린다 한들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위대한 작품을 보려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겠지만, 박물관으로선 관리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 할 시점인 건 분명하다. 근본적으로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는 관람 문화를 바꿀 필요도 있겠다. 언제부턴가 명작 감상은 단 몇초 만에 해치우고 인증샷만 찍고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루브르까지 가서 모나리자를 안 보고 오는 만용을 부려보면 어떤가. 유명 작품 하나에만 집착하기보다는 내 눈길을 끄는 작품에 몰입해보는 것이다. 루브르엔 모나리자 말고도 우리 안목을 키워줄 보석 같은 작품들이 즐비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최소한 다른 국가에 비해 더 불리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이 정상화됐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교라는 게 한쪽에만 이익이 되고 다른 쪽에 손해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해야 하고, 또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다른 수출 경쟁국들과의 격차를 최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인들도 다른 나라와 동일한 조건이면 어차피 똑같은 경쟁인데 해볼 만하지 않으냐는 얘기를 하더라. 그 얘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2일 만에 정상외교 무대에 나선 데 대해 “협력할 분야가 많은데 무리를 하더라도 (국제 사회와) 일찍 접촉하는 게 낫겠다는 의견이 많아서 당초 생각과 다르게 급작스럽게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잠시 후퇴하긴 했지만 세계 10대 경제 강국, 5대 군사 강국, 문화적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나라”라며 “(12·3 불법계엄 이후) 신속하게 위상을 회복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나아가야 하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재명 정부는 민생과 경제를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통상 국가인 대한민국의 국제 관계를 잘 발전시켜야 우리 기업들 해외진출도 원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경제 영토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문화산업이라든지 새로운 산업 영역에서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해 보편·선별 지급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일단 두 가지를 섞어서 하는 게 어떻겠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 국민에게 민생지원금을 지원하되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에게 금액을 많이 지원하는 절충안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2차 추경안은 오는 19일 국무회의에 상정된다.
이 대통령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정치자금 의혹에 대해선 “청문회에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임명된 특별검사들에 대해선 “세 분의 얼굴도 한 번 본 적 없다”며 “특검의 취지에 맞는 사람으로 선정되도록 노력할 뿐이지, 개인적 인연을 특별히 강조할 생각도 없고 그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 지지율과 관련해선 “저는 언제나 공직을 맡으면, 시작할 때보다 마칠 때 지지율이 더 높았던 것 같다”며 “이번에도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륙 후 약 2시간 뒤 사전 예고 없이 이뤄졌다. 20분 가량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김혜경 여사가 이 대통령 옆자리를 지켰다.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도 부부 동반으로 해외 순방을 가면서 기내 기자간담회를 연 적이 있지만 배우자가 동석한 사례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