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이 인도에 파견 나간 중국인 엔지니어와 기술자들에게 복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인도 생산 확대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폭스콘이 최근 인도 내 아이폰 공장에서 일하는 엔지니어와 기술 인력들에게 귀국을 지시해 300명 이상의 중국인 직원들이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인도에는 대만 출신 인력들만 남아 있다고 전해졌다. 귀국 조치는 두 달 전부터 진행됐다고 전해졌다.
중국인 직원 복귀 명령의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올해 초 지방정부와 규제기관에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지로 기술 인력이나 장비가 이전되는 것을 막으라고 지시했다며 이와 관련 있는 조치일 것으로 해석했다.
대만계 기업인 폭스콘은 중국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갖고 있으며 아이폰 대부분이 여기서 생산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도 투자를 늘려 왔다. 미·중갈등이 심해지고 공급망 안보 이슈가 불거진 영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관세 전쟁을 벌이며 제조업체의 미국 복귀를 명령하자 애플은 “불가능하다”며 대신 우방국인 인도 생산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애플은 현재 인도에서 아이폰의 20%를 생산하며 2026년 말까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아이폰 대부분은 인도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생산거점을 중국에 두는 이유로 단순히 저렴한 인건비가 아니라 중국 기술자들과 조립 노동자들의 뛰어난 역량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폭스콘이 인도 생산라인을 확장할 때에도 숙련된 중국인 엔지니어와 기술자를 파견해 인도 직원들을 숙련시켰다.
중국 직원들의 철수는 인도에서 생산되는 아이폰 제품 품질에는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인도 공장 조립 라인 효율성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애플은 현재 인도에서 신제품 아이폰 17 생산을 늘릴 계획이어서 이번 직원 철수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폭스콘 직원 철수는 중국과 인도 관계가 여전히 미묘한 가운데 이뤄졌다. 양국은 지난해 국경분쟁을 일단락하는 등 긴장 관계를 다소 완화했다. 최근 인도 국방부 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을 방문해 고위급 회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국 간 항공 직항편은 재개되지 않았고, 인도는 중국 국적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6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처음으로 불참하는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국빈 초청한 브라질에 대한 불만이라는 해석이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최근 분쟁에서 파키스탄의 중국산 J-10 전투기가 인도산 라팔 전투기를 격추해 화제가 됐으며, 중국 관영매체는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우리는 작가를 출판합니다지크프리트 운젤트 지음 | 한미희 옮김유유 | 616쪽 | 3만3000원
주르캄프는 헤르만 헤세, 베르톨트 브레히트, 발터 베냐민 등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와 사상가들을 발굴한 유명 출판사다. 시대정신을 담은 책들을 펴내며 독일 지성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저자인 지크프리트 운젤트는 설립자인 페터 주르캄프에 이어 1959~2002년 주르캄프를 이끌었다.
출판인은 역할 갈등을 겪는다. 아직 빛을 보지 못한 훌륭한 작가를 찾아내고 그들의 책을 펴내는 건 공적 역할에 가깝지만, 출판사 역시 하나의 기업이므로 ‘이게 돈이 되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우리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책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자 한다”고 말한다.
브레히트의 말을 빌려 책은 ‘신성한 상품’인 점을 강조한다. 책은 판매돼야 하는 상품인 동시에 작가의 창의성을 담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책은 6부로 구성되는데 크게 세 갈래로 나눌 수 있다. 1부에선 문학 출판인의 과제를, 2~5부에선 각각 헤세·브레히트·라이너 마리아 릴케·로베르트 발저와 출판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6부는 직업으로서의 출판인에 관한 내용이다.
아직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저서를 남긴 작가들의 인간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출판인과 교류했다. 헤세는 출판인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으나 고집을 꺾지 않았고, 브레히트는 이미 출간된 작품도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책이 아니라 작가를 출판한다’는 건 저자의 출판 철학이었다. 집요하게 작가를 설득하고, 때론 냉정하게 작품을 판단하며, 직원들의 경제적 운명을 책임지기도 한 저자의 이야기는 곧 주르캄프의 역사이기도 하다.
책은 출판의 의미에 대해 고찰하게 한다. 무심코 지나쳤던 책 표지 하단의 출판사 이름을 한번 더 눈여겨보게 한다. 헤세는 저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같이 적었다. “출판인은 시대와 함께 가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시류를 따라가면 안 되고, 시류가 품위가 없는 경우 시류에 저항할 수도 있어야 한다.”
8월27일 세종솔로이스츠 공연신작 일부 발췌해 무대서 낭독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 소설가 중 한 명인 프랑스의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오는 8월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클래식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의 공연에 참가한다. 베르베르가 클래식 공연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르베르는 자신의 신작 소설 <키메라의 땅> 중 일부를 발췌해 무대에서 낭독할 예정이다.
베르베르는 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소설을 쓸 때와 달리 무대에선 관객의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기대된다고 했다. “독창적인 프로젝트여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이번 공연 제안을 받았을 때 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죠. 소설가들의 원조 격인 선사시대 이야기꾼들은 본래 모닥불 옆에서 부족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을 했어요. 작가들에게 이런 기회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키메라의 땅>은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가 뒤섞인 신인류가 살아가는 근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인류가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하늘을 나는 종족, 물속에서 사는 종족, 땅속에서 사는 종족이 등장한다.
베르베르는 “프로코피예프 모음곡 <피터와 늑대>처럼 하나의 악기가 하나의 요소를 표현한다”고 말했다. 물은 기타, 공기는 플루트, 땅은 바이올린으로 표현된다. 베르베르는 “김택수의 음악을 듣고 영화음악 같다고 생각했다”며 “음악이 문장이 되어 문장과 문장이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베르베르는 어머니가 피아노 교사였다면서 어린 시절 비발디의 피콜로 협주곡을 듣고 온몸이 전율하는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글을 쓸 때는 바흐와 드뷔시, 사티의 음악을 주로 듣는다고 한다.
베르베르가 참여하는 공연은 오는 8월22일부터 9월5일까지 열리는 ‘제8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의 하나다. ‘힉엣눙크(Hic et Nunc)’는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뜻의 라틴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오지에 조성된 5000명 수용 규모의 불법이민자 구금 시설을 방문해 강경한 이민정책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남부의 열대 습지인 에버글레이즈에 불법이민자 수용을 위해 신설한 일명 ‘악어 앨커트래즈’를 찾았다.
마이애미에서 서쪽으로 약 80km 떨어진 폐공항 부지에 조성된 이 시설 주변에는 악어·독사 등 각종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지형도 험준해 혼자 힘으로 탈출하기 극히 어렵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과 함께 ‘악어 앨커트래즈’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각 시설들을 둘러보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시설은 곧 가장 위협적인 이민자들을 구금하게 될 것”이라며 “일부는 지구상에서 가장 사악한 인물들일 것”이라고 밝힌 뒤 “이곳에서 빠져 나가는 유일한 길은 (미국 밖으로의) 추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곳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기 앞서 ‘악어 앨커트래즈’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어떻게 악어를 피해 도망갈 수 있는지를 가르쳐 줄 것”이라며 직선으로 달리지 않고 지그재그로 달리면 생존 확률이 1% 올라간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구금 시설을 찾은 것은 자신의 핵심 국정 의제인 불법 이민자 대대적 단속 및 추방에 대한 의지를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원을 통과해 하원의 재의결만을 남겨 놓은, 주요 국정의제를 담은 법안(일명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도 불법 이민자 단속과 관련한 대규모 인력 확충 및 재원 투입 방안을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