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허가과장으로 근무하면서 건설업체 등으로부터 17차례에 걸쳐 접대받은 인천 강화군 공무원이 인천시로부터 파면 처분을 받아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인천지법 행정1-2부(김원목 부장판사)는 강화군 전 5급 공무원 A씨(60)가 강화군수를 상대로 낸 파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A씨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1년 동안 강화군에서 직무 관련자들로부터 17차례에 걸쳐 850여만원의 식사와 술 등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23년 9월 인천지법에서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에 벌금 1800만원과 추징금 85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인천시 인사위원회는 2024년 8월 A씨가 지방공무원법상 성실 의무와 청렴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파면과 함께 향응 수수액의 5배인 징계부가금 4200여만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친분을 유지하려고 몇 차례 식사와 술자리를 했으나 청탁받거나 들어준 적이 없음으로, 대가성 있는 향응을 수수하지는 않았다”며 지난 2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의 변호인은 “A씨는 100만원 이상의 향응을 받기는 했으나 청탁받거나 위법·부당한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며 “이 사건 이전에 징계처분을 받은 적이 없는데 파면 처분으로 퇴직금이 감액될 뿐만 아니라 5배 징계부가금까지 내면 금전적 손실이 지나치게 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비위 행위 정도가 무거운 A씨의 파면 처분은 공직기강 확립과 공직사회의 비리 행위 근절 등을 위한 공익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다만, A씨에게 부과된 징계부가금과 관련해서는 형사사건에서 선고된 벌금과 추징금 등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 처분 중 파면은 적법하지만, 징계부가금 부과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해수부 이전 용지·임시청사 물색…부산시, 지원 부서 신설
직원주택 특별공급·자녀교육 지원 등 정주여건 방안 마련
부산시가 해양수산부와 해양 분야 공공기관의 조속한 부산 이전을 위해 7월 1일 자로 ‘해양수산부 이전 지원팀’을 신설한다고 26일 밝혔다.
해양수산부 이전 지원팀은 해양수산부 및 해양 공공기관 부산 이전 추진을 비롯해 청사 입주, 직원 이주 및 정주여건 지원 등을 담당한다. 또 이전 부지 및 이전 청사 건립 기간 사용할 임시청사 확보, 이전 직원을 위한 주택특별공급, 자녀 교육지원, 각종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정주여건 확보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18일 ‘글로벌 해양허브 도시 조성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제22차 부산미래혁신회의’에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기능 강화 방안을 제시하고 해양 공공기관 통합 이전 등을 위해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4일 ‘해수부 부산 이전 전담조직(TF)’을 구성했으며, 부산 이전을 위한 이행안을 마련 중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해양수산부 이전은 2013년 해양수산부 부활과 함께 지역에서 꾸준히 제시한 사안으로, 이번 해양수산부 이전 지원팀 신설을 통해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해양수산부 이전과 지역사회 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 단순히 한 부처의 공간 이동이 아닌 실질적인 지역발전을 견인하고 지역균형 발전의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성용(36) 없는 기성용 더비였지만 경기장 안팎은 기성용 이적 논란으로 뜨거웠다.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포항 스틸러스전은 응원 보이콧을 선언한 서울 서포터스 수호신이 정작 경기가 시작되자 팀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는 모순된 감정이 뒤섞인 현장이었다.
경기 4시간 전 경기장 밖에서는 땡볕 더위에도 팬 160여명이 참석한 장례식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방어회를 제사상에 올리고 향을 피우는 퍼포먼스로 구단의 레전드 기성용 이적 방침에 불만을 드러냈다. 기성용 이적 논란 무마를 위해 일부 서포터스와 방어회를 먹었다고 소문이 돈 김기동 감독을 조롱하는 의미였다.
수호신은 킥오프 전부터 “김기동 나가”를 외쳤다. “전술 짜랬지 정치하랬나”라는 등 구단과 김 감독을 비난하는 내용이 적힌 다수 플래카드를 들어 올렸다. 관중석은 기성용의 등번호 6번이 새겨진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가득 찼다. 기성용은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아직 포항 선수로 등록되지 않아 출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팬들이 부르는 기성용 응원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질 때마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기성용이 앉아 있는 스카이박스로 향했다.
출전 선수 명단 소개 시간에도 비난은 여전했다. 수호신은 기성용을 영입하기로 한 포항 구단의 선수들이 호명될 때는 박수를 치면서도, 김기동 감독이 소개될 때는 엄청난 야유를 쏟아냈다. 이어 “김기동 나가”라는 외침도 여러 번 들렸다.
그런데 정작 경기가 시작된 뒤 선취골이 터지자 수호신의 태도가 바뀌었다. 전반 15분 제시 린가드의 페널티킥 선제골이 터지는 순간, 응원 보이콧을 선언한 팬들은 반사적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전반 20분 정승원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됐음에도 골망을 흔든 순간에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서울은 상대 선수 퇴장에 따른 수적 우위 속에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29분 포항 이동희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여름 이적시장에 영입된 클리말라의 쐐기 골까지 더해 서울이 4-1로 대승했다.
김기동 감독이 바라던 경기 결과였지만 6번 유니폼으로 가득 찬 관중석과 스카이박스에서 관전한 기성용의 모습은 FC서울이 처한 미묘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팬들은 응원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면서도 결국 팀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하루 종일 모순된 상황과 미묘한 감정들이 계속 교차했다.
기성용은 경기가 끝난 후 사복 차림으로 경기장을 돌며 응원 와 준 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수호신은 “서울의 캡틴 기성용”을 외치며 뜨겁게 맞았다. 기성용은 한참을 머뭇거리다 입을 뗐다. 그는 에이징 커브를 언급하면서 “언젠가는 올 이별의 시간이 왔다. FC서울이 나로 인해서 힘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응원을 부탁했다. 수호신은 그가 그라운드를 떠날 때까지 응원가를 목놓아 불렀다.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며 “아쉽다”는 말을 연발했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수호신 앞으로 나갔다. 환호는커녕 “김기동 나가”라는 야유만 다시 들어야 했다. 결국 김 감독이 팀 레전드 기성용이 떠난 빈자리를 좋은 경기력으로 계속 채워나가는 것만이 부정적 여론을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길처럼 느껴졌다.
지난해 5월 태양 폭풍의 영향으로 지상에서 자율주행하는 농업용 첨단 트랙터들이 실제 위치보다 최대 70m나 벗어나 움직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자율주행 과정에서 길잡이 역할을 하는 위성항법시스템(GPS)이 교란됐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태양 활동에 따라 언제든 반복될 수 있어 농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초 미국 보스턴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JGR 스페이스 피직스’를 통해 태양 폭풍의 영향으로 지난해 5월10일(현지시간) 미국 내 농업용 첨단 트랙터들의 운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태양 폭풍이란 태양 표면에서 전자와 양성자 등 고에너지 물질이 다량 방출되는 현상이다. 지난해 5월 초 태양 폭풍이 발생한 뒤 이 물질이 지구로 날아들면서 지구 자체 자기장, 즉 지자기장이 교란됐다. 당시 교란 정도를 뜻하는 지자기 폭풍 등급은 ‘G5’였다.
G5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우주기상예측센터(SWPC)가 발령하는 지자기 폭풍 등급(G1~G5) 가운데 최고치다. G5가 나타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G5 발령 당시, 미국 중부에서는 트랙터 실제 위치와 GPS가 가리키는 위치가 최대 70m까지 차이 났다. 남서부에서는 20m 오차가 생겼다.
이 정도면 트랙터가 울타리를 넘어 아예 다른 농장을 침범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당시 농민들은 트랙터 사용을 중단했다. GPS는 평소 수㎝ 단위로 트랙터를 정밀 유도한다.
미국에서 GPS 장착 트랙터는 2010년대 후반 이후 빠르게 보급됐다. 현재 미국 농부 절반 이상이 쓰는데, GPS를 길잡이 삼아 농장 내 정해진 길을 스스로 움직인다. 일일이 농민이 운전석에 올라타지 않아도 알아서 씨를 뿌리고 비료를 주고, 수확을 한다. 노동력을 절감하고 야간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한다. GPS 장착 트랙터는 한국에서도 점차 보급되고 있다.
연구진 분석 결과, 트랙터가 제멋대로 움직인 직접적인 이유는 태양 폭풍으로 전리층이 심하게 교란됐기 때문이다. 전리층은 고도 약 50~1000㎞에 펼쳐진, 전기적 성질을 띤 공기층이다. 태양 폭풍 때문에 생긴 지자기 폭풍이 전리층을 마구 휘저었고, 이 때문에 전리층에서 일종의 ‘공기 파도’가 생겼다. 그 영향으로 지구 궤도의 GPS 발신 위성이 쏜 전파가 지상의 트랙터에 닿지 않고 다른 곳으로 튄 것이다. 전례 없는 트랙터의 위치 오차가 나타난 이유다.
문제는 태양 폭풍은 자연 현상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GPS 신호 처리 기술을 더 향상시키고 전리층의 변화 양상을 실시간으로 보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