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폰테크 19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에서 만난 정향숙씨(49)는 손에 배인 땀을 연신 훔쳤다. 산업재해와 업무상 질병을 판단하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정씨에 대한 심의·판정을 열기 전이었다. 판정 결과는 이날 결정된 뒤 1~2주 뒤에 정씨에게 통보될 예정이었다. 정씨의 손에는 전날 밤까지 고친 최후진술서가 들려 있었다. 초조한 표정의 정씨는 숨을 크게 내쉰 뒤 “저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 입사해 21년 간 근무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진술서를 찬찬히 읽었다.정씨는 만 열여덟 살이던 1994년 삼성전자 경기 기흥공장에 취업했다. 공장엔 정씨 또래의 여성들이 많았다. 회사는 “섬세한 여성의 손을 이용해야 한다”며 반도체 칩을 만들 때 사용하는 둥근 모양의 기판인 웨이퍼를 수작업으로 다루게 했다. ‘반도체 호황’을 맞은 공장에서 정씨의 몸은 쉴 틈이 없었다. 5kg 무게의 웨이퍼 박스 2~3개를 들고 나르는 동안 허리디스크가 생겼고 손가락이 휘었다. 만성적 생리통과 ...
배우 이민호가 10년만에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7월에 개봉하는 <전지적 독자 시점>의 주인공 ‘유중혁’을 연기했다. 이민호는 2015년 영화 <강남 1970>이 개봉한 이후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총 2억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실사화 영화다.이민호는 17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전지적 독자 시점> 제작보고회에서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멸망해가는 세계 안에서 인간이 인간을 통해 위로받고 역경을 헤쳐나가는 이야기가 이 시대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최근 사회의 방향이 개인화, 고립화된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이 대본을 보고 관심이 갔다”고 밝혔다.<전지적 독자시점>은 연재 10년만에 완결된 웹소설 ‘멸살법’의 유일한 독자인 ‘김독자’(안효섭)가 소설 속 내용이 현실화한 세계에 들어가게 되며 시작된다. 김독자는 소설의 모든 내용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