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새로 선출된 여야 원내대표가 17일 첫 회동을 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주 1회 회동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원 구성,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협상, 쟁점 법안 처리 등을 둘러싼 샅바싸움이 예상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송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이날 회동은 여야 원내대표의 상견례 자리였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송 원내대표는 전날 각각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돼 이날 처음 만났다.
송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담에 앞서 현재 공석인 법사위원장직을 언급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가지고, 원내 2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짐으로써 입법권 내에서 상호 간 견제와 균형을 통해 민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법안들이 통과돼온 것이 우리 국회의 오랜 관행”이라며 법사위원장직을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 “운영위(원장직)은 여당이 하고, 예결위(원장직)은 야당이 하는 부분도 오랫동안 지켜져 온 정신이었다”며 “김 원내대표가 전향적으로 검토해주시면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민주당이) 대통령을 배출함으로써 국회의 입법권뿐만 아니라 거부권까지도 다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즉답을 피한 채 송 원내대표에게 추경안 처리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송 원내대표가 예산의 정책통이신 만큼, 국정의 현실과 책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실 것”이라며 “경제가 흔들리고 민생은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정치는 (결정이) 늦으면 무책임이라는 비난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협력과 협치는 필수”라며 “앞으로 진솔하게 자주 만나고 성과를 만드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첫 회동에서 현안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오가지 않았다. 두 원내대표는 일단 주 1회 회동을 정례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김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만남을 정례화하자는 이야기에 합의를 봤다”며 “원내수석(부대표)끼리는 더 자주 만나 현안 조율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도 “오늘은 재협상을 하는 날이 아니고 예방 차원에서 온 것이라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못했다”며 “원내 지도부 간에 소통이 필요하다, 자주 만나자 하는 점에는 동의를 했다”고 말했다.
향후 정기적으로 열릴 원내대표 회동에서 각종 현안을 둘러싼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 ‘방송3법’ 등의 처리를 예고했고, 국민의힘은 이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법사위원장직의 경우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당시 여야가 2년 임기로 법사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며 위원장직을 넘길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행정부 견제를 위해 ‘상원’ 역할을 하는 법사위원장직을 원내 2당이 맡는 관행을 지켜야 한다고 맞선다.
여야는 18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참고인 명단 채택을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전 배우자를,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각각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오는 24~25일 개최하는 실시계획서를 채택했다.
여야는 회의를 정회하고 인사청문회 출석을 요구할 증인·참고인 명단을 협의했다. 특위 위원장인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노력하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야당 간사로 선임된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에서는 직전 정부의 대통령, 국무위원, 심지어는 우리 당 대통령 후보에 이르기까지 전혀 무관한 사람들을 대거 증인 리스트(명단)에 포함했다”며 “누가 보더라도 ‘물타기용 증인 리스트’이자 이번 인사청문회를 후보자 검증이 아닌 전 정부 흠집내기로 채우겠다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여당 간사로 선임된 김현 민주당 의원은 “여당의 증인·참고인 명단을 놓고 물타기용이라고 정치공세를 하는 점에 매우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전 배우자라면 이제는 남이다”라며 “가족에 대한 부분까지 흠집내기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이 다 동원된 인사청문회가 돼선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채무·학위·자녀 관련 의혹이 제기된 김 후보자가 “청문회 대상이 아니라 수사 대상”이라며 비판을 이어갔고, 민주당은 “맹목적인 정치공세”라며 김 후보자를 엄호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최근 5년간 공식 수입이 5억1000만원인데 확인된 지출은 추징금, 신용카드비, 기부금, 월세, 아들 미국 유학비 등 13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주진우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에게 “최근 5년간 수익과 지출 차이가 너무 커서 설명 못할 수준”이라며 “가족 운운하는 건 쟁점을 흐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재산 의혹을 제기하는 주 의원의 재산도 검증해야 한다며 역공을 폈다. 강득구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 의원을 겨냥해 “검사 연봉이 1억원대 정도에 불과하고 변호사 생활도 2년 반에 불과한데 재산이 70억원”이라며 “자신의 도덕성을 검증 못하면 인사청문특위 위원에서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 탓에 미국발 관세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문제 등을 깊이 있게 논의하지 못하고 파행을 겪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란 충돌에 관한 공동성명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결국 서명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미국을 포함한 G7 회원국 정상들은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간 최근 사태에 관한 성명’을 내고 “이란은 지역 불안정과 테러의 주요 원천”이라고 밝혔다.
정상들은 “우리는 이란이 절대로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분명히 해왔다”면서 “이란 위기 해결이 중동의 적대 행위 완화, 특히 가자지구 전쟁 휴전으로 이어지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음”과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성명 초안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는 정상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 마음을 바꿔 공동성명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명 초안에는 이스라엘·이란 교전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두 나라 모두에 상호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할 필요성,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대목도 적시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정상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던 도중 “여러분도 내가 보는 것을 보겠지만 나는 가능한 한 빨리 돌아가야 한다”며 일정을 하루 앞당겨 워싱턴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복귀 즉시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는 폭스뉴스 보도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귀국과 관련해 “휴전보다 훨씬 더 큰 문제 때문”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일정을 생략하면서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상됐던 각종 양자·다자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양자 회담은 취소됐다. 이번 G7 회의에 초대된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군사 지원을 요청하는 대신 미국산 무기 구매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었다.
관세 논의도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정상회의 개막을 전후해 의장국인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다음달 9일 발효되는 상호관세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G7 회의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정상 간 긴장이 여과 없이 노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2014년 크름반도 강제병합 이후 러시아가 G8에서 퇴출된 것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은 G8이었다”며 러시아를 G8에서 제외한 건 “매우 큰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정상회의 주최 측은 중동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 세계 무역에 관한 대화를 이끌어내되 트럼프의 분노를 불러일으키지 않으려고 시도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퇴장함에 따라 주최 측이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