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불법계엄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가 수도권 내 미결수용자 이감을 요구했다는 군 간부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지시에 따라 국회의원들을 수감하기 위해 미결수용실(영창)을 비우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25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에 대한 1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백철기 수도군단 군경단장(대령)은 계엄 당시 미결수용자 이감 조치 정황에 대해 증언했다. 지난해 12월3일 밤 11시44분쯤 김성곤 국방부 조사본부 기획처장(대령)은 백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결수용실에 인원이 몇 명 있고, 적정 수용 인원은 몇 명이냐”고 물으며 “기존 수용자들의 이감을 준비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처장은 5분 단위로 총 세 차례 전화해 비슷한 내용을 요구했다. 백 단장은 “폭동자 중 군 시설에 대한 폭동이나 테러를 했다면 군 시설로 수용할 준비를 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김 처장의 요구에는 “군검사의 이감 지휘서를 받아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백 단장은 미결수용소에 국회의원들을 수용할 계획이었단 점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군경찰 장교들은 소위 때부터 계엄에 대해 공부하는데, (12·3 불법계엄은) 요건에 명확하게 성립되지 않고 선포된 것”이라며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어떤 점이 요건에 맞지 않느냐’는 검찰 질문에는 “일반적으로 계엄법을 보면 비상계엄은 행정 기능과 사법 기능이 마비되는 상황, 그리고 전시 사변에 준하는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선포돼야 한다”며 “두 조건 다 해당하지 않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김 처장과 김창학 수방사 군사경찰단장 간 통화 녹취도 재생됐다. 김 처장은 구민회 방첩사 수사조정과장으로부터 미결수용실 현황 파악 요구를 받은 뒤 김 단장에게 연락해 “줄줄이들 체포되면 1인 1거실로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후 수사기관 조사에서 김 단장은 이 발언에 대해 “국회의원을 체포한 다음에 미결수용실에 수용할 예정이구나 예측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에는 이윤제 내란 특검보가 참석해 “앞으로 조은석 특검의 지휘를 받아 공소유지를 담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그동안 재판부와 검사들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재판 장기화와 이에 따른 피고인들의 구속 기간 만료에 대한 국민의 걱정과 근심이 늘고 있다”며 “재판부께서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재판을 진행해 국민 우려를 불식시켜달라”고 말했다.
내란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관련 사건 재판을 일제히 검찰로부터 넘겨받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윤 전 대통령 재판에는 박억수 특검보가 참석해 공소유지를 했다.
전남도는 과잉 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복 양식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생산비 구조 분석 연구를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전남도는 전복 양식업의 원가 구조를 체계화하고 양식 규모와 지역에 따라 세분화한 생산단가를 산출해 경영 안정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구에는 전남연구원과 전복 양식 어업인이 참여한다. 주요 연구 내용은 양식 규모별 생산비 구조를 비롯해 시설투자비, 인건비, 유류비, 감가상각비 등을 고려한 생산 원가 분석과 판매 미수별·양성 기간별 원가 산출 등이다.
기존 마릿수별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원가를 반영한 새로운 판매모델을 제시해 전복 판매 가격 표준화 모델을 마련하고, 출하 시점 최적화로 어가의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전남도는 내실 있는 연구 추진을 위해 최근 시군별 전복 양식어업인 좌담회를 열어 현장 어업인 의견을 수렴했다.
전남지역은 전복 최대 주산지다. 전국 생산량의 80%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과잉 생산과 홍수 출하가 겹치며 전복 1kg 가격은 2021년 4만3478원에서 2022년 3만2754원, 2023년 2만8174원, 2024년 2만1565원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전남도는 이번 연구가 전복 양식 어업인에게 현실적 생산 기준을 제시해 전복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시장 안전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창우 전남도 친환경수산과장은 “전복 산업이 직면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전복 양식어가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개선 수립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내란·김건희·채상병 사건’ 등 3대 특별검사팀에 모두 총경급 경찰을 파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경찰서장 계급으로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을 특검에 파견하는 것은 처음이다. 경찰 내부에선 “경찰 수사력을 입증할 기회”라고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12·3 불법계엄 사태를 다룰 조은석 특검팀에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을 파견했다. 박 과장은 지난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 비화폰 서버 수사 등을 맡았다. 과거엔 ‘버닝썬 게이트’, ‘사교육 카르텔’ 수사 등을 담당했다. 변호사 자격(사법연수원 42기)도 갖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 과장에 대해 “법리 해석에 밝은 특수 수사 전문가”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할 민중기 특검팀에는 최준영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과장이 파견된다. 최 과장은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 경찰청 사이버수사기획팀장 등을 거친 수사 전문가다. 윤석열 정부였던 2022년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이 설립되자 이에 반발하며 소집된 전국경찰서장회의에 참석해 인사 불이익을 받은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채 상병 사망 사고 수사에 대한 방해·은폐 시도 의혹을 다룰 이명현 특검팀에는 강일구 서울경찰청 안보수사2과장이 파견된다. 강 과장은 굵직한 사건을 다뤄온 수사 전문가다. 2012년 윤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사건, 2013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폭행 의혹 사건 등을 수사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강 과장에 대해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수사 전문가”라며 “권력형 비리 수사에 정통하다”고 말했다.
내란 특검팀의 장우성 특검보도 총경 출신 수사 전문가다. 사법연수원 34기인 장 특검보는 경정 특채로 2005년 경찰에 입문한 뒤 줄곧 수사를 담당해왔다. 채 상병 특검팀의 강 과장과는 용산세무서장 뇌물사건을 함께 수사했다. 장 특검보는 2019년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였던 윤 전 대통령의 인사청문회에 강 과장과 나란히 증인으로 섰다. 장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되자 경찰을 떠났다.
전·현직 총경급 경찰 수사 전문가들이 특검에 합류하자 경찰 내부에서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 개혁 등 추가적인 수사기관 변동이 예고된 상황에서 경찰의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감지된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특검이 가동되면 파견 경찰관들은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다”며 “수사 전문가인 총경급 간부들이 이번 3대 특검에서 중요한 성과를 내 수사력을 입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하남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70여명이 대피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25일 오전 7시55분쯤 하남시 신장동의 한 25층짜리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있던 르노 조에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고 밝혔다.
차주로부터 “전기차 충전 중 차에 불이 났다”는 내용의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화재 발생 10여분 만인 오전 8시 10분 큰 불길을 잡았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이 나자 주민 75명은 자력으로 대피했으며, 한때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2명이 고립돼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소방 당국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견인한 뒤 이동 조립식 소화 수조 등을 사용해 화재를 완전히 진화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자세한 화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