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한마음금융’ 등 옛 배드뱅크에서 인수받아 관리하고 있는 장기연체채권이 5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조원 가량은 20년이 넘은 오래된 채권인데도 캠코는 소멸시효를 연장하고 외부 신용정보회사를 통해 추심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단체에선 캠코의 위탁을 받은 민간 회사의 불법 추심 문제도 거론해 향후 설립될 배드뱅크에선 기존 장기연체채권 처리 방식을 점검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캠코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캠코가 보유한 ‘한마음금융’과 ‘희망모아’, ‘국민행복기금’(구 신용회복기금) 채권은 총 33만8389명분, 5조297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이 중 20년 이상 연체된 초장기채권만 19만7938명분, 3조3050억원 가량이다.
한마음금융과 희망모아, 국민행복기금은 2004년부터 2013년 사이 장기연체채권들을 매입해 조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캠코 산하에 설립됐던 채무조정기구다. 현재 이들 사업은 모두 종료됐으나, 소각 대상이 아니거나 채무조정 약정에 따라 변제 일정이 잡힌 채권을 캠코가 이어받아 관리하고 있다
금융 시민단체들은 채무자들의 회생을 목표로 사업을 벌인 캠코가 연체 이후 20~30년이 넘은 현재까지 추심을 이어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초장기 연체 채권들은 회수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경우가 많아 소각을 통해 재기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캠코 측은 “상환 능력이 없다면 내부적인 기준에 따라 채권을 소각하지만, 소득이나 재산이 확인되는 등 상환능력 부재가 명백히 입증되지 않는다면 ‘도덕적 해이’ 등을 고려해 채무 관계를 임의로 종결시킬 수 없다”며 “다만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에 대해서는 상환 능력에 맞는 선별적 채권 관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민단체들은 캠코가 추심 실무를 실적 중심의 민간 신용정보회사에 위임하다보니 불법적 추심이 이뤄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금융 시민단체 ‘롤링주빌리’의 유순덕 상임이사는 “상담사례 중에는 소득이 없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명의상 20% 지분을 보유한 중고차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캠코로부터 채무조정을 거절당한 경우도 있었다”며 “그의 추심을 맡은 위탁 업체는 하루 3차례 이상 개인 휴대폰으로 추심을 하는 등 개인채무자보호법을 위반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캠코 측은 위탁 추심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캠코 관계자는 “고령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 계층은 위탁 추심 대상에서 제외하고, 위탁사 자격제한 요건은 명문화했으며, 상시적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과잉추심을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장기연체채권에 대한 위탁 추심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추심업체에 들어가는 재원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캠코가 외부 업체 추심으로 들인 비용은 2021년 185억5400만원에서 지난해 279억5900만원으로 점차 늘어났다. 최근 5년간의 총비용은 1176억원 가량이었다.
최근 새 정부가 캠코를 통한 배드뱅크를 또다시 추진하면서 캠코의 장기연체채권 처리 방식을 둔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남근 의원은 “채무자들의 고충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려면 그간 이어졌던 배드뱅크 운영 방식의 문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원관광재단은 반려견과 함께 강원도를 여행하며 콘텐츠를 제작하는 참여형 홍보 활동인 ‘강원 댕턴즈’를 시범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오는 7월 2일 오후 6시까지 참가자를 모집하는 이번 사업은 행정 중심의 한 방향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반려견 캐릭터 ‘동글이 대리’를 중심으로 한 참여형 소통 모델이다.
참가자들은 오는 7월부터 12월까지로 매월 정해진 주제에 따라 강원도 내 여행지에 대한 체험 콘텐츠를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해야 한다.
모든 참가자에게 기념 키트가 지급되고, 우수 활동자에게는 별도의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모집 결과는 오는 7월 7일 발표된다.
동글이 대리 인스타그램(@donggeul_daeri)과 개별 연락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강원관광재단 관계자는 “반려인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가 관광 정보 확산과 접근성 향상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싸피)’를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삼성은 24일 “시대적 과제로 부상한 국가 차원의 AI 인재 육성에 기여하기 위해 SSAFY 커리큘럼을 AI 중심 교육으로 개편했다”고 밝혔다.
SSAFY는 1년간 집중 교육과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실무형 개발자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모든 교육 과정이 무상이다. 수강생들이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매달 100만원의 교육지원금도 지급한다. 2018년 12월 1기 교육을 시작한 이래 11기까지 누적 9144명이 수료했고, 이 중 7727명(85%)이 취업에 성공했다. 삼성은 “마음AI, 툰스퀘어 등 AI 서비스 기업에 취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앞으로 AI 분야에서 활약하는 수료생들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AI 교육을 강화하면서 1년 총 교육시간을 기존 1600시간에서 1725시간으로 확대했다. 이 중 약 60%인 1025시간을 AI 교육과 AI 활용 실습에 배정한다. 교육생들이 언제든지 AI 분야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서로 AI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자체 학습 플랫폼인 ‘SSAFY AI 포털’도 열었다. SSAFY의 AI 중심 개편은 산업 전반에서 AI 인재 수요가 늘어나는 데 따른 대응 조치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인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SSAFY 서울캠퍼스를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난 데 이어, 최근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AI 산업 육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당시 “삼성은 AI와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며 “전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고임금 일자리를 더욱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 SK 등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황에서 삼성도 뒤따를지 주목된다.
어릴 때 잃어버린 딸이 해외에 입양됐다는 사실을 44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된 가족들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국가의 총체적 불법과 직무유기로 수십년간 생이별의 고통을 겪었다”고 했다. 1970~1980년대 정부가 민간단체를 통해 해외로 입양시킨 아동이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한 국가 책임을 묻는 첫 소송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재판장 김도균)는 24일 신경하씨의 어머니 한태순씨와 신씨의 동생 2명 등이 국가와 입양기관 등을 상대로 낸 6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1975년 만 5세였던 신씨는 충북 청주시에서 실종됐다. 실종 두 달 만에 입양기관에 인계됐고, 7개월 뒤 미국으로 보내졌다.
한씨는 딸의 실종 다음날 바로 경찰에 신고했으나, 신씨가 해외로 입양된 사실은 전혀 몰랐다. 가족들은 전단 배포,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수십년간 행방을 찾아헤맸다. 한씨는 2019년 10월에야 한인들의 DNA로 친부모를 찾아주는 비영리단체 ‘325캄라’를 통해 신씨와 만나면서 비로소 딸의 해외 입양 사실을 알게 됐다.
가족들은 국가의 책임을 묻기 위해 지난해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한씨 측 황준협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서 “피고 대한민국 소속 공무원들은 수사 절차를 위반하고, 미아 신고 접수 시 수배 등 적극적으로 행동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정상적 프로세스가 작동했다면 충분히 찾을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아 비극적 결과가 생겼다”고 했다. 이들은 당시 입양을 진행한 홀트아동복지회에 대해 “미아라는 사실을 알았을 수 있는데도 연고자를 찾으려는 노력 없이 입양을 추진했다”고 했다.
국가 측 대리인은 “원고들은 국가가 옛 아동복리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법은 시장 등 지자체장에 대해 규율하는 법 조항”이라며 “국가가 책임질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실종된 신씨에게 임의로 생년월일과 이름을 부여하고 홀트에 인계했던 충북 제천영아원 관계자는 “이 사건 관련 내용을 확인할 당사자들 기억은 물론 기록도 아무것이 없어 실체를 알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사실조회 결과 등을 확인해 추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