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수수료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36년간 이란의 최고지도자로 군림하며 철권통치를 이어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정권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하메네이는 18일 “절대 항복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이스라엘의 정밀 타격으로 최측근이 대부분 제거됐고, 에너지 시설 등 인프라가 광범위하게 파괴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공습 시작 후 이란은 최소 6명의 고위 군사령관을 교체해야 했다.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피해 수습에 급급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하메네이의 핵심 군사·안보 참모들이 사망하면서 지도부 내부에 큰 공백이 생기고 전략적 오판 가능성도 커졌다고 전했다.
게다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대리 세력인 ‘저항의 축’ 역시 실질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지도부가 제거되고 조직력이 약화됐다.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 15일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란의 긴밀한 동맹이었던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는 지난해 12월 축출됐다.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한 경제난도 하메네이 정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은 2012년 이후 45% 감소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스라엘의 공습 이전에도 이란 내부에서는 경제난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며 파업과 시위가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공습은 국내 불안을 증폭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공습 이후 이란 내부의 위기는 심화하고 있다. 인터넷 접속이 차단되고, 대피소도 부족한 상황에서 상점과 학교, 공장 등이 문을 닫으며 도시는 사실상 마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란 당국은 이스라엘 첩자를 색출하기 위한 단속에 나서며 정권 반대파와 정치조직 인사를 구금하는 등 시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라스무스 엘링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는 “이슬람공화국은 국내 상황을 통제하는 능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하메네이 중심의 신정체제가 무너지면 이란이 민족적 분열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엔 아랍인, 아제르바이잔인, 쿠르드족, 발루치족 등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분리독립을 지지하고 있다.
하메네이가 사망할 경우 이란은 더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신정체제의 뚜렷한 후계자가 없는 가운데 핵무기 개발에 적극적인 강경파가 군부 중심의 새로운 독재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충남 서천에서 산책 중이던 4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지현(34)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7일 대전지법 홍성지원 제1형사부(나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지현의 살인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세상에 대한 분노와 개인 신변 비관 등 이해할 수 없는 동기로 범행 도구를 준비해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했다”며 “자신보다 신체적으로 왜소한 피해자를 보자 흉기로 급소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잔혹성을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으로 지역사회는 내 가족이 강력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리게 됐다”며 “범행의 잔혹성과 유족의 고통 등을 고려할 때 그 죄질에 상응하는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지적 장애인이기 때문에 표현이나 소통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진술을 회피하거나 범행을 은닉할 의도는 없었다”며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는 점과 장애인이라는 점을 양형에 고려해 달라”고 했다.
이지현은 최후변론에서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지현 측은 지난 공판에서 심신 미약을 이유로 정신감정을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지현은 지난 3월2일 오후 9시45분쯤 서천군 사곡리 한 도로변에서 산책 중이던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A씨가) 운동을 나간 뒤 집에 오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색 작업에 나섰다가 다음날 오전 3시45분쯤 도로변 공터에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를 발견한 직후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해 서천군 서천읍 주거지에서 이지현을 긴급체포 했다. 이지현은 A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한밤 중 거리에서 무차별적인 살인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에 “사기를 당해 돈을 잃어 큰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세상이 나를 돕지 않는 것 같아 힘들었다”며 “흉기를 들고 거리에 나왔는데 A씨를 발견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지현이 사건 한 달 전부터 ‘다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메모를 남겼고 흉기를 미리 준비해 사건 장소를 여러 차례 배회하며 대상을 물색한 점 등을 들어 계획범죄로 판단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22일 열린다.
트럼프 “해야 할 일은 하겠다마지막 1초 전 최종 결정할 것”공격 신호 보내며 협상 여지
이스라엘, 핵시설 공습 강행미, 개입 땐 보복·확전 불가피최종 결정 앞 득실 ‘저울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이 초강력 폭탄 벙커버스터로 직접 이란 핵시설을 타격할지에 대해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언제든 행동을 개시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이란을 압박하면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가져올 득실을 따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군은 이란 공격 준비를 완료한 채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는 싸움을 추구하지 않지만, 그것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 사이에서의 선택이라면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란 정권이 무너질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란에 대한 내 인내심은) 이미 바닥났다”며 “이란에 ‘최후의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전쟁은 많은 상황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 1초 전에 최종 결정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지 지켜보겠다며 최종 명령은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공격의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이란 아라크 중수로 핵시설을 공습했다. 다만 해당 시설은 이미 비워진 상태여서 다행히 방사성 물질은 누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도 이스라엘을 향해 20기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반격을 가했다. AFP통신은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지에서 격렬한 폭발음이 들렸으며, 이스라엘 남부 병원 등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벙커버스터와 협상 테이블 사이의 갈림길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며칠 내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군사적 개입에 나선다면 이번 주말에 공격이 단행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망설이고 있는 것은 공격을 개시할 경우 미국이 치러야 할 대가가 막대한 상황임에도, 벙커버스터로 포르도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 국방부 일각에서 벙커버스터로는 역부족이고, 전술 핵무기만이 포르도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군이 공격할 경우 “필요한 표적이 있는 모든 곳에서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군뿐 아니라 미국 민간인을 향한 테러전을 벌일 가능성도 크다. 유럽외교협회(ECFR)의 엘리 게란마예는 “미국의 이란 공격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남은 임기를 이란과의 전쟁에 소모하게 될 것”이라고 CNN에 밝혔다.
반면 이란이 오히려 핵무기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이었던 게리 세이모어는 “포르도 핵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는 채 이번 갈등이 봉합된다면, 이 전쟁이 다시 시작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