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폰테크 불법 채권추심을 막기 위해 불법 사금융업자의 카카오톡 계정을 차단할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과 카카오는 16일부터 ‘불법 사금융업자의 카카오톡 계정 이용 중지’ 제도를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최근 불법 채권추심 과정에서 주로 카카오톡 등 SNS가 활용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톡을 통한 불법 사금융 피해자는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신고가 가능하다. 다음달부터는 금감원 홈페이지에서도 신고할 수 있다. 신고된 불법 사금융업자의 계정은 금감원·카카오 심사를 거쳐 이용 중지 처리된다. 신고자 익명성이 보장되므로 가족·지인 추심 등 2차 피해의 우려 없이 신고할 수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신고 대상은 채무자 또는 가족·지인·직장동료 등에게 욕설을 하거나 야간에 연락하는 불법 추심행위다. 제3자에게 빚을 진 사실을 알리거나 대리 변제를 요구하는 행위, 정식 등록된 대부업자가 아닌데도 카카오톡으로 차용증 등을 요구하며 금전을 대부하는 행위도 신고할 수 있다.
금감원은 “SNS, 오픈채팅 등을 통한 연락은 상대방을 특정하기 어렵고 추적이 곤란하므로 먼저 연락을 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지인 연락처나 사진, 주소록 요구 시 불법 추심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즉시 상담을 중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업자로부터 불법 채권추심에 시달리고 있다면 채무자 대리인 무료 지원제도를 활용해달라”고 했다.
다음달 22일부터는 불법 대부광고에 이용된 전화번호 이용 중지 제도 대상이 최고금리 초과 등 불법 대부행위, 불법 채권추심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지난 1월 대부업법 개정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카카오톡 계정 이용 중지 제도는 전화번호 이용 중지 확대와 함께 민생침해 금융범죄 수단을 원천 차단하고, 불법 사금융 피해에 노출된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경댄스프로덕션’은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문화재단의 첫번째 ‘서울예술상’을 수상한 단체다. 이 회사의 발레 공연작 ‘안녕, 나의 그르메’는 2022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그해 12월 제1회 서울예술상에서 무용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프로덕션의 대표이자 안무가인 정보경씨는 15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예술지원이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원금에 연연하는 예술가가 되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작품활동을 해왔는데 막상 지원금을 받으니 작품을 만들고 무대에 올리는 데 여유로움이 생겼다”라며 “그 덕에 상도 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서울시의 예술가에 대한 각종 유·무형의 지원은 “예술가로서 버텨낼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기회”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창작은 긴 호흡이 필요한 일이기에 재정적 도움을 넘어 예술가에게 신뢰를 주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창작예술가들에 대한 서울시의 지원은 20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3년 ‘서울특별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 및 서울문화재단 설립 이래 올해로 22년째 창작자들이 지속적으로 실험적인 무대를 올리고,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미국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순수 국내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작품상을 포함해 6관왕을 달성하면서 서울시의 창작예술지원 사업도 재조명받고 있다. 이 작품의 시작점이 서울 대학로이기 때문이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된 창작뮤지컬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기까지는 서울시의 지원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창작예술가들이 마음껏 예술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이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공연예술 창작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매년 수백 개의 창작 프로젝트가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형 창작극장 운영,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등도 예술가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서울시의 정책이다.
지난 3월에는 서울연극창작센터도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연극인들이 작품구상부터 공연까지 모든 활동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서울무용센터 등 여러 창작공간에 예술가들이 기반을 두고 활동 중이다. 만성적인 재정난을 겪는 연극인 등 창작예술가들이 무대설치 자재부터 각종 의상, 소품 등을 공유할 수 있는 ‘리스테이지 서울’도 운영 중이다.
마채숙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어쩌면 해피엔딩’의 성공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며 “대학로부터 브로드웨이까지 한 작품이 성장할 수 있는 서울시가 도시의 예술생태계를 만들어온 결과”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가 특히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관객과 작품의 만남 확대다.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공연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예술과 작품이 만나는 접점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유년기부터 예술공연을 접해본 경험이 쌓여야 성인이 돼서도 공연을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학생공연 관람 지원사업 ‘공연 봄날’과 ‘서울청년문화패스’ 사업이다. 직장인들이 매주 금요일마다 대학로 등 서울지역의 우수 공연을 1만원에 관람할 수 있는 야간공연관람권도 판매하고 있다.
마 본부장은 “제2, 제3의 ‘어쩌면 해피엔딩’이 서울에서 탄생할 수 있도록 지금처럼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철강 기업 US스틸이 일본 품에 안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사실상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다. 일본제철은 110억달러(15조원) 규모 투자를 약속해 현지 생산에 집중할 방침인데, 한국 철강업계엔 ‘트럼프 관세’에 이은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전날 공식화되면서 그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철강업계나 일본제철 모두 미국 고부가가치 철강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주력 제품군이 겹치는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일본제철의 인수 조건 등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한국 철강업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를 위해 미국 정부와의 국가안보협정을 체결했으나, 세부조건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일본제철이 2028년까지 약 110억달러를 현지 시설에 투자하기로 했고, 미국 정부는 경영사항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갖게됐다는 정도가 공개됐을 뿐이다. 일본 언론 보도를 보면, 이 협정엔 일정기간 US스틸 공장을 폐쇄하지 않고 고용을 유지한다는 조건과 본사를 해외 이전하지 않는다는 조건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를 통해 일본제철은 향후 US스틸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화할 계획이다.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에도 US스틸 인수를 추진했지만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불허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국가안보 우려와 미국 핵심산업을 미국 소유로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US스틸이 미국인들에게 과거 자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상징하는 기업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브리지가 US스틸의 철강으로 만들어졌다.
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장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는 미국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황금주 등을 통해 의사결정권의 헤게모니를 미국이 쥐려는 것 같다”면서 “US스틸은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외부수혈을 통해서라도 이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일본제철과 현대제철·포스코는 미국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인 자동차용 강판과 전기차 모터에 쓰이는 전기강판 등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관세’가 현실화하자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에 58억달러(8조5000억원)를 투자해 자동차 강판에 특화된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포스코 역시 이 제철소에 지분 투자 등의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 철강업계에 미국은 제1의 수출시장(생산량 13% 수출)이다.
손 원장은 “현대제철은 일단 미국 현대차 공장에 공급할 자동차용 강판에 집중할 것이기 때문에 당장은 (일본제철·US스틸과의) 충돌이 크진 않을 수 있다. 또한 일본제철이 인수했다고는 하나 US스틸이 곧바로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일본제철이 US스틸의 내수 기반을 활용할 수 있어, 한국 업계보다 유리해진 면은 있다”고 말했다.
일본제철은 조강생산량 세계 4위의 철강기업(세계철강협회·지난해 기준)으로 US스틸 인수로 3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각각 8위, 2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