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수사시작 18일 만에 속전속결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주요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혐의가 중대한 데다, 그가 풀려나 있으면 공범들과 소통할 우려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으로선 윤 전 대통령을 우선 구속해 신병을 확보한 다음 외환 혐의 등 장기적인 수사가 필요한 핵심 의혹 사건들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내란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 소환조사에서 확보한 진술을 분석한 결과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전날 특검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출석해 8시간30분 조사를 받았다. 두 번째 특검 조사로, 첫 조사와 달리 이날 조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특검팀은 전날 조사를 포함해 수사 개시 이후 그간 수사를 통해 잡아낸 윤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가볍지 않고 그가 현재 석방된 다른 내란 공범과 소통하면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이 전날 조사를 포함해 그간 제기된 혐의에 대해 일관되게 인정하지 않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적용한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및 허위공문서 작성,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이다. 12·3 불법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관련 안건이 졸속으로 처리되고 일부 국무위원은 아예 소집 연락조차 받지 못한 점 등이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봤다. 국무회의 소집 권한을 가진 대통령이 이를 남용해 국무위원의 안건 심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논리다.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는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의혹과 연관된다. 강의구 당시 대통령실 부속실장은 지난해 12월5일 김주현 민정수석과 논의해 계엄 선포문을 사후에 작성했다가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여기에 서명했고 이 문서가 폐기된 것도 윤 전 대통령의 최종 지시로 이뤄졌다고 본다.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지난달 24일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당시 영장청구서에 적시됐던 혐의다. 경찰은 사건을 특검에 넘기기 전부터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체포영장 집행을 위법하게 저지했다며 수사해왔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도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대상으로 직권남용죄를 범했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도 계엄 동원 군사령관의 비화폰 서버 삭제 지시와 관련해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됐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수사를 개시한 뒤 관련 인물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30일부터 강 전 실장과 한 전 총리, 김 전 수석,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을 줄줄이 소환해 국무회의 및 사후 계엄 선포문 등을 캐물었다. 체포영장 집행 저지 등에 대해서도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과 박종준 전 경호처장을 연달아 소환, 사실상 조사를 마무리했다. 특검팀은 전날 윤 전 대통령 조사까지 마치면서 혐의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관계자는 “준비한 질문이 다 해소됐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사건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 신병을 우선 확보한 뒤 다른 혐의 조사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외환 의혹이나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 등은 추가로 규명해야 할 주요 사건으로 꼽고 있다. 박지영 특검보는 “외환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조사량도 많이 남아 범죄 사실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은 다시 법원으로 넘어갔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 내란·외환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영장이 기각되면 수사는 초기부터 난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8조 5000억원 규모의 K2 전차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이 2일 체결됐다. 당초 지난해 말로 예상됐던 계약 체결이 늦춰진 것으로, 이재명 정부의 첫 대형 방산수출이다.
이날 오전(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 카미슈 폴란드 국방부 장관과 K2 전차 180대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방위사업청이 밝혔다. 2022년 8월 K2 전차 180대를 수출한 데 이은 것이다.
정확한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8조 5000억원대로 추산된다. 공급 대수는 1차 수출과 동일한 180대(계약금액 4조4992억원)이지만, 계약금액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하는 K2 전차의 개량형(K2PL)이 기존 K2 전차보다 비싸고, 기술 이전과 함께 K2 전차의 부속 장비와 소모품 공급도 이뤄지기 때문이다.
폴란드에서 생산하는 K2PL은 기존 K2 전차에 원격사격통제장치(RCWS)와 능동방호체계(APS) 등이 추가된 형태다. 180대 중 117대는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63대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가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K2 전차 2차 계약은 지난해 말 체결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폴란드 현지 생산과 성능 개량이 포함되면서 협상기간이 장기화됐다.
앞서 윤석열 정부 때인 2022년 7월 폴란드 정부는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70여문, 다연장 로켓 ‘천무’ 290여문, FA-50 경공격기 48대를 공급받는다는 포괄적 합의 성격의 총괄계약(Framework Contract)을 맺었다. 이 중 K2 전차의 1차 계약은 그해 8월에 체결돼 현재까지 133대를 폴란드에 납품했다. 나머지 47대도 올해까지 납품할 예정이다.
이밖에 1차 계약으로 2022년 8월부터 11월까지 K9 자주포 212문, 천무 218문, FA-50 48대 계약이 체결됐다. 이어 2차계약으로 2023년 12월 K9 자주포 152문, 지난해 4월 천무 72문 계약이 체결됐다.
방사청은 “이번 K2 전차 2차 계약은 상대국이 희망하는 맞춤형 개량과 현지생산이 결합된 수출 방식”이라며 “이같은 방식은 향후 방산 수출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기획위원회는 2일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가 국가 총지출의 5% 이상이 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국정기획위 차원의 첫 입법 조치다. 윤석열 정부 때의 R&D 예산 삭감 논란의 재발을 막고,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R&D 예산 확대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2분과는 이재명 정부의 대선 정책 공약인 안정적 R&D 예산 확대, 예산 심의 과정의 전문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신속 국정과제로 국가 R&D 예산 회복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한 첫 번째 입법 조치로 과학기술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이 이날 대표발의한 개정안에는 정부의 R&D 투자가 국가 총지출의 5%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는 의무조항이 담겼다. 국가 R&D 예산에 대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의결 기한을 매년 8월20일까지로 연장하고,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심의 범위를 전체 R&D 예산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정기획위는 여야 공통공약을 국정과제에 반영하겠다고도 밝혔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정책 공약집을 분석한 결과 총 246개 대선 공약 중 47%에 해당하는 116개 공약이 완전히 일치하거나 부분적으로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공통공약을 국정과제에 반영해 공약을 통한 협치를 추진하는 데 밑바탕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강화와 소상공인 금융부담 완화, 2차전지 등 첨단 전략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 벤처투자 시장 육성, 군 장병 복무여건 개선 등에서 여야의 공약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