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삼부토건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팀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한 지 하루 만이다. 내란 특검, 채 상병 특검을 포함한 3대 특검 중 처음으로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특검팀은 3일 오전부터 서울 종로구의 삼부토건 본사와 관련자 주거지 등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주가조작 가담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자들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을 확보하고 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블랙펄인베스트의 전 대표 이종호씨가 해병대 예비역들이 모인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체크”라고 언급하고, 이후 주가가 급등한 사건이다.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사업을 논의한 것과 맞물려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김 여사 가담 여부 규명이 사건의 핵심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4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관련 경영진을 고발하면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김 여사는 제외했다. 이종호씨, 삼부토건 임원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고발대상에서 빠졌다.
젊은 날 체계적이지 못해 사방으로 흩어진 밥풀처럼 난삽하기 그지없는 세상 공부다. 밥은 먹으면 부르고 술은 마시면 취한다. 이건 명백한 부작용이다. 수불석권(手不釋卷)하라는 선친의 가르침이 있어 옆구리에 책은 하나 끼고 다녔다. 문지방이 닳도록 호프집을 드나들던 시절, 어느 날 헌책방에서 만난 네 글자가 뒤통수를 때렸다. <꿈꿀 권리>. 가스통 바슐라르.
저 높은 곳의 달. 그곳에 누가 있어 지구의 후줄근한 나를 본다면, ‘넌 왜 아직도 거기에 거꾸로 매달려 있니?’ 하고 추궁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는 서로가 서로를 정중하게 받드는 상대성의 세계. 여기에 중심은 없다. 없어서 없는 게 아니라 모두가 중심이라서 굳이 중심은 없다는 것. 철석같은 나를 배제한 절대 객관의 세계가 절실하게 궁금해서 그것에 대한 생각을 이리저리 굴린다. 요즘 AI가 대세지만 이 또한 IT의 일환이다. 겸손하게 소문자로 옮기면 it, 그것이 아닌가. 이러니 이런 제목에 어찌 마음이 휘어지지 않겠는가. <그대가 그것이다>. 스리 싯다라메쉬와르 마하라지.
책 하나 세상에 내보낼 때 끝까지 고민하는 건 제목이다. 이젠 아득해진 결혼이나 첫돌도 반지가 있어 반짝거리는 것처럼 똑 떨어지는 제목이 책의 운명을 좌우한다. 이 짧은 글에서 언급되는 책들은 실은 나의 지력으로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목록이다. 그래도 얄팍하게 잔머리를 굴려 제목만으로 나를 진창에서 구해준 책들. 그리고 이런 고마운 제목도 빼놓을 수 없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피에르 바야르.
최근 궁리출판의 명민한 젊은 편집자를 통해 한 사상가를 알게 됐다. 나의 안목이 문제였지, 이미 널리 읽히는 뜨거운 저자였다. 스핑크스의 통찰에 따르면 인간은 저녁이면 지팡이에 의지해서 세 발로 걷는 짐승이다. 지구는 시시각각 매우 빠른 속도로 팽팽 돌고 있다. 이제껏 나는 지구에 타지 못하고 그 바깥을 떠돌며 방황하는 중이었다. 이제 현명하게 허리를 굽혀 아래를 향해, 지팡이를 브레이크 삼아 마구 내달린 삶의 속도를 달래며, 지구의 아늑한 좌석에 탑승하는 것, 내 무덤 속으로! 이런 생각에 힌트를 준 제목은 이것이다.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륙하는 방법>. 브뤼노 라투르.
조용한 스페인 고속도로에서, 포르투갈 축구 영웅의 삶이 너무도 갑작스레 멈췄다.
현지시간 3일 새벽.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FC 포르투갈 출신 공격수 디오구 조타가 스페인 사모라 인근 A-52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향년 28세. 조타와 함께 차량에 탑승한 그의 동생 안드레 테이셰이라(25) 또한 현장에서 사망했다.
두 형제는 가족 여행을 위해 스페인 북서부로 이동 중이었다. 조타가 직접 운전하던 람보르기니 SUV 차량이 타이어 펑크로 도로를 이탈한 뒤 전소되며 비극이 발생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다.
조타는 단 10여 일 전 장기 연인이었던 루테 카르도소와 포르투갈 북부 브라가에서 조용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 결혼은 조타가 최근 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 멤버로서 커리어 정점을 찍은 직후 세 자녀의 아버지로서 ‘인생 2막’을 열겠다는 의미 있는 출발이었다. 웨딩 사진 속 조타는 웃고 있었고, 루테는 그 어떤 순간보다 평온해 보였다. 그 행복은 결혼반지가 손에서 채 식기도 전에 끝나버렸다.
리버풀 구단은 이날 즉시 성명을 내고 “우리의 사랑받는 공격수 조타가 비극적인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 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조용히 애도할 수 있도록 프라이버시를 존중해달라”고 발표했다.
포르투갈 총리 루이스 몬테네그로는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국가대표로서 자랑이었던 조타의 비극에 말문이 막힌다”며 국가 차원의 조기 게양과 추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1996년 포르투갈 포르투 인근에서 태어난 조타는 파수스 페헤이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울버햄프턴을 거쳐 2020년 리버풀에 입단했다. 특유의 공간 창출 능력과 성실한 수비 가담으로 위르겐 클롭 감독의 전술에 활기를 불어넣은 공격수였다. 지금까지 모하메드 살라흐, 마네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최고 공격진을 구성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조타는 A매치 47경기 13골을 기록하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세대 이후 포르투갈 공격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받았던 선수였다. 호날두, 페페, 후벵 네베스, 조앙 펠릭스 등 대표팀 동료들은 줄지어 SNS를 통해 슬픔을 표현했고, 안필드 구장에는 팬들이 자발적으로 헌화를 시작했다. 리버풀 지역 방송에서는 그가 한때 빌바오를 상대로 넣었던 아름다운 골이 반복 재생됐고 팬들은 “그는 우리에게 영원한 20번이었다”고 울먹였다.
3일 낮 12시21분쯤 부산 사상구 학장동에 있는 화학제품처리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60대 A씨가 폐수처리통에 빠지는 사고가 났다.
A씨는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회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중원경찰서 성호지구대 소속 김영택 경사는 지난 5월 13일 오후 8시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던 중 중원구 산성대로 도로를 배회하는 사람을 발견했다.
김 경사가 출동을 위해 달리던 도로는 10차선 도로였다. 차들도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순간적으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김 경사는 즉시 순찰차를 세우고 여성 A씨(83)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이어 A씨에게 이름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질문했지만 그는 정확히 답을 하지 못했다. 대신 “병원에 진료받으러 간다”는 말을 했다.
치매로 의심이 되자 김 경사는 즉시 A씨가 갖고 있던 휴대전화로 그의 아들과 통화를 했고, “어머니에게 치매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김 경사는 A씨를 인근 지구대로 데려가 어머니를 모시러 온 아들에게 인계했다. A씨의 아들은 “세심하게 살펴준 경찰관 덕분에 어머니께서 안전하게 돌아오실 수 있었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김 경사는 2일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경찰활동은 가장 기본업무 중의 하나”라며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성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18세 미만의 아동, 치매환자, 지적·자폐·정신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실종시에 대비해 ‘지문 사전등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등록제를 이용하면 실종자를 보다 신속히 확인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