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6일 국회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에서 실용주의를 핵심 국정운영 기조로 삼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이념과 진영, 여야를 떠나 경제·민생 대응에 나서자고 강조하면서 국회의 협조를 이끌어내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추경안 시정연설에서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부, 위기 앞에 실용으로 답하는 정부여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위기에 대한 정부 대응의 기조로 실용을 꼽은 것이다. 연설 말미에도 “오직 실용 정신에 입각”해 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념과 구호가 아니라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실천이 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언급한 것 역시 진영에 갇히지 않고 실용성을 따져 정책을 택하겠다는 맥락으로 해석된다.
국정의 중심에 실용주의를 두는 것은 정부 출범 때부터 예고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선서에서 이재명 정부의 지향점을 “유연한 실용정부”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라고 밝혔다. 취임 22일 만에 이뤄진 첫 시정연설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을 향해 다시 실용을 강조하면서 진영을 떠난 협조를 촉구한 것으로 읽힌다.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경제’(24번)였다. ‘국민’(17번), ‘국회’(13번), ‘성장’(12번), ‘민생’(9번), ‘위기’(7번)가 뒤를 이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성장과 민생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3번 등장했다. 실용은 국정운영 기조와 “실용외교”를 말한 부분 등에서 3번 나왔다.
국회와 국민의힘이 수 차례 언급된 것은 이 대통령이 연설 전반에서 거듭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야당 의원석을 바라보며 “정부가 추경안에 담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주저하지 말고 의견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어려운 자리에 함께해준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 고맙다”고도 덧붙였다. 정치와 협치 복원의 메시지를 발신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설에는 추경안 설명과 함께 이재명 정부의 분야별 국정 청사진이 담겼다. ‘공정성장’ ‘코스피 5000시대’ 등 새 정부의 지향점을 알리면서 국회를 설득하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전략으로는 ‘공정 성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의 문을 열어야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하고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의 공정성 강화 등을 ‘정상화’로 규정하고 이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외교·안보 분야를 두고는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로 통상과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겠다”며 실용을 외교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노선을 재확인했다.
전임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도 담았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한 방관”이라고 말했다. “2023년과 2024년, 도합 80조원 이상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고 짚은 것 역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법원이 고려아연과 영풍의 법적 다툼에서 영풍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최욱진)는 27일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무효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2023년 9월 현대차그룹의 해외법인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신주 104만5430주를 발행했고, 대주주인 영풍은 이런 방식의 신주 발행이 위법하다며 신주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일 내란 특검팀의 소환조사 통보에 처음으로 불응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까지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검 청사 현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앞서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서울고검으로 2차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고 통보했다.
특검은 이번 주 중 하루를 조사 날짜로 다시 소환일을 정해 윤 전 대통령 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특검은 다시 정한 날짜에도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 청구 등 형사소송법상 절차를 검토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전날 ‘7월5일 이후로 출석기일을 변경해달라’는 요청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당초 특검은 지난 29일 1차 조사를 마치고 윤 전 대통령에게 ‘6월30일 2차 조사를 받으라’고 했는데 윤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들며 ‘7월3일 이후로 소환일을 늦춰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특검이 ‘7월1일에 나오라’고 소환일자를 하루 미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1일에도 나갈 수 없다’며 재차 날짜 변경을 요구한 바 있다.
내란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지하주차장이 아닌 고검 건물 현관으로 들어갔다.